강서 아까뷔‘아까뷔’는 1)이 기록물 그냥 내버려두기 ‘아까워~ 아까워~’ 하는 의미와 2)’아카이브’의 의미를 담은 이름입니다. 때는 2022년, 강서구민 아키비스트가 강서구의 그냥 내버려두기 아까운 기록물을 수집하고 이야기를 담아내기 위한 목적으로 탄생했습니다. 하지만 이런저런 어른들의 사정으로 2023년에는 등장하지 않기에, 이 또한 아까워 되살린 코너입니다. 2024년, 강서구에서 벌어지는 버려지긴 아까운 이야기들을 모아봅니다. 어쩌다 강서오밀조밀하고 만만한 것이 매력인 동네. ‘강서새내기’의 이야기를 들어보면서 이 동네의 색깔을 나름 표현해보았다. 강서새내기 보경씨는 강서구 화곡동과 자기만의 방식으로 재미나게 관계를 맺고 있었다. 어쩌다가 이동네에 정착하게 되었을까? 서울에서 집을 찾아 헤매다가, ‘어쩌다’ 강서에 정착한 이동네 새내기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강서구의 안 살지만, ‘어쩌다가’ 객원 에디터를 맞게 된 로렌이라고 합니다.‘어쩌다’ 강서구에 정착하게 된 새내기 강서구민의 눈으로 본 동네의 이야기를 취재합니다.로렌: 안녕하세요. 먼저 본인 소개 부탁드려요.보경: 네 안녕하세요. 저는 강서구에 새로 이사 온 지 3개월 차 된 보경이라고 합니다.로렌: 보경 씨는 어쩌다가 강서구에 정착하게 되었나요?보경: 말그대로 ‘어쩌다’예요.저는 동생이랑 같이 살고 있는데, 동생이 지원했던 직장 지역이 마포구나 영등포구 같은 서울 서쪽이었어요. 하지만, 저희 자본으로는 그쪽에 집을 구하기가 어려웠어요. 마침 부동산에서 ‘화곡에 매물이 있습니다’ 라고 했어요. 부동산 사장님에 의하면, 저희가 집을 구하던 시기가 매물이 없는 시즌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더 집을 보는 건 의미가 없을 것 같았어요. 마침 구경한 화곡 집이 좋으니 강서에 둥지를 틀자고 결정해서 강서로 오게 됐어요.로렌: 그러면 지금 집의 형태는 아파트인가요 오피스텔인가요? 어떻게 되나요?보경: 지금 살고 있는 곳은 오피스텔은 아닌 것 같고 오피스텔과 빌라 사이예요.로렌: 알겠습니다. 네 그러면 본격적으로 강서와 새로 관계를 맺게 된 ‘강서새내기’의 보경씨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우리 동네에 어떤 점이 예전에 살던 동네와 다르다고 느꼈나요?보경: 저는 이전에 강북에 있는 미아동에 살았거든요. 그리고 그 전에는 정릉에 살았었어요. 거기는 아무래도 ‘강북’이고 여기는 ‘강서’잖아요. 근데 강북은 더 시골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굉장히 오래 전부터 지냈던 사람들이 꽤 많이 거주를 하고 계세요. 예를 들어서 할머니 할아버지들, 토착민이라고 할 수 있는 분들이 많이 거주하세요. 그 동네를 3대까지 물려받아서 사는 것 같아요.반면에 여기 강서에서 제가 신기하게 느꼈던 것이 있어요. 원룸이나 오피스텔이 많으니까 젊은 사람만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연령층이 진짜 다양해요. 어린이집,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가 여기저기 있고 한국 폴리텍대학교도 있어서 젊은 사람들인 20대 초반의 사람들도 정말 많아요. 그런데 할머니 할아버지도 많더라고요. 그리고 아이들을 키우는 이제 신혼부부라든지 아니면 중년 부부도 되게 많아요.로렌: 인구 분포가 넓고 다양한 사람들이 산다고 느꼈군요. 그렇다면, 이 동네는 서울에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별명 하나로 표현해 주세요. 재미있는 비유가 많이 있을 것 같아요. 속이 꽉 찬 도너츠, 팥 없는 찐빵이라던지요.보경: 창의력이 좀 부족하지만,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또 다른 서울’이요. 새로운 유형의 서울이라고 해야 될까? 제가 전에 있을 때는 강북에 살았지만 제일 자주 놀러 가고 이랬던 곳이 북촌, 서촌, 광화문인 종로 일대에서 놀고 강남에서도 놀았어요.이사 오고 나서 느낀 점은 이 동네가 그렇게 이동해서 놀기가 좀 애매한 동네이더라고요. 다른 사람 친구들과 약속을 잡을 때, 보통 중간 지점을 찾거나 아니면 놀기 좋은 데를 찾잖아요. 이제는 강남 쪽은 부담스럽고 마포 쪽을 더 선호를 하게 되는 거예요. 이전에는 마포는 절대 생각 안 했거든요. ‘거기 왜 거기서 놀아? 거기는 고등학생이나 20대 초반 어린애들이 가는 동네 아니야?’ 이랬었는데요. (웃음)그리고 또 다른 서울이라고 생각했던 두번째 이유는 제가 신기하게 정릉에 살기도 이전인 오래 전에 우연히 강서의 방화를 우연히 지나가게 됐어요. 친구랑 멀리 놀러가려다 길을 잃어서 거기까지 갔어요. 그때는 여기가 서울이라는 걸 인지를 못했어요. 심지어 최근에 강서의 이사할 집을 보러 다니면서도 서울이라고 생각을 못 했어요. 지나다닐 때 보이는 동네 이미지가 제가 다녔던 북촌, 서촌이랑 완전 다르니까요. 그리고 김포공항이랑 굉장히 가까워서 비행기가 진짜 가까이 보이거든요. 그제서야 ‘아 서울 김포공항이 서울에 있지‘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러한 이유로 저한테는 새로운 유형의 서울이라고 느껴졌어요. 로렌: 너무 비유가 너무 와닿은 것 같아요. 생각해 보니까 저도 강서구가 저한테도 그런 이미지인 것 같아요. 우리가 ‘서울’이라고 하면 떠올리지 않는 모습이랄까요. 그나저나 이사 온 우리 동네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게 있을 것 같아요. 어떤 점이 마음에 드나요? 동네도 괜찮고, 아파트 단지도 좋고 아니면 맛있는 가게도 괜찮아요보경: 개인적으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점은 공원이 있다는 거예요. 강서에서 지금 집이 두 번째 집이거든요. 이전에 있던 집은 바로 뒤에 우장산이 있어서 그 산을 낀 공원이 있었어요. 그리고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는 자전거로 한 20분 가야 되지만 거기도 서서울 호수공원이 있어요. 이런 공원이 저의 고향인 인천에서는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공원 아니면 아니면 관광지형 공원이 아니고서 찾기가 어렵거든요.그렇지만 여기서는 아파트 단지 사람만 갈 수 있는 공원이 아니라, 대중을 위한 공원이 있어요. 공공 시설의 공원이요. 이런 공원이 있다는 사실이 마음이 편하게 만든다고 해야 될까요? 헬스장에 가지 않아도 상쾌한 공기와 풀도 보고 다른 운동하는 사람들 구경하면서 산책만 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 있다는 점이 정말 좋아요.로렌: 생활권 내에 공원들이 많은 동네였군요. 반대로, 정착한 외부인의 시각에서 ‘이런 점은 생각보다 안 좋은데? 라고 생각했던 것이 있나요?보경: 네 있어요. 버스 정류장이나 전철역이 있는 스팟도 그렇고, 도보의 폭이 너무 좁은 거예요. 비교를 해보자면 신도시나 세종시 같은 계획 도시는 사람이 걸어가는 것과 자전거가 갈 수 있는 폭까지 계산을 해서 자전거 도로도 따로 만들기도 해요. 그래서 전철역으로 가는 길을 편하게 걸어가면 되거든요. 방해물이 적어요. 표현을 하자면, 그런 도시에서는 하늘을 보면서 걸어도 될 정도였어요.그렇지만 저희 동네에서는 하늘을 보고 걸었다가 수많은 사람한테 치일 거예요. 좌판이나 시장에 파는 물건들, 노점상에서 내 놓은 물건들도 있어서 많이 치이게 돼요. 제가 이러한 면을 왜 이상하게 느꼈냐 하면, 강서에 온 후, 자전거를 많이 타거든요. 여기서 자전거 조금만 타면 아까 얘기했던 서서울 호수공원에 갈 수도 있고 마곡까지도 갈 수 있어요. 그런데 마곡까지 가는 길 중에 도로 변화가 극심해요. 우리 집에서는 그렇게 사람이 많이 치이고 자전거 도로도 심지어 없다가 가양 쪽으로 가면 거기서부터 자전거 도로가 나오거든요.하지만 그쪽에는 사거리도 있고 차가 정말 많이 다녀서 좀 조심해서 타요. 거기를 벗어나서 마곡에 가까워질 때쯤 차도 줄어들고 인구도 줄어들고 그런 시장과 가게도 줄어들어서 자전거 도로를 쌩쌩 달려도 돼요. 이런 식으로 이 도시에 중요한 시설들을 듬성듬성 만든 느낌이라고 해야 될까요? 이 동네도 인구가 좀 많이 밀집되어 있어서 그런 것 같기는 해요. 새로 만든 게 아니라 사람들 사는 데에다가 뭘 만들고 세워서 빽빽해진 것 같아요.로렌: 그런 점이 있군요. 그렇다면, 강서구 안에서 경험했던 것 중에서 ‘좀 색다르네? 하고 느낀 것이 있다 나눠주세요.보경: 지금 이 인터뷰를 하게 된 공동체인 문화예술인이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이 저는 놀랐어요. 다시서점도요. 강서에 대해서 잘 몰랐으니까요.서서울 호수공원에 갔을 때도 예술인 활동 센터 이런 것도 있었고, 이사 오면서 새로 가게 된 교회 옆에 청소년 음악센터 같은 곳이 꽤 크게 있더라고요. 그래서 예술 활동 관련한 곳이 있다는 게 너무 신기했어요. 제 생각보다 스펙트럼이 넓은 도시인 것 같아요.로렌: 나누어 주셔서 감사해요. 이번에는 강서구에 국한하지 않고, 본인이 생각하는 도시 공간의 매력 요소와 정감이 가는 요소, 두 가지가 궁금해요. 매력도가 높아지려면 어떤 요소가 있으면 좋을지, 정감이 가려면 어떤 요소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말이예요. 본인의 시선으로 자유롭게 한 번 말씀해주세요.보경: 저는 개인 사업자의 가게라고 해야 표현을 해야 될까요? 예를 들면 반찬가게 같은 거 있잖아요. 강서에서의 첫번째 집은 프랜차이즈가 굉장히 많은 동네였어요. 그런 데는 왠지 저는 가지 않게 됐어요. 반면에 정릉 살 때나 미아 사거리역 살았을 때 좋았던 점은 그런 가게들이 있어요. 천연 수세미 만들어서 파는 사장님, 자기가 컬렉팅한 도자기와 화분 파는 사람, 아니면 반찬가게 하는 아줌마. 저는 이런 게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 사람들이 자기가 관심 있는 걸로 상품을 개발을 해서 판매를 하고 자기 사업이니까 엄청 노력하거든요. 손님 한 명 한 명 챙기고요. 저도 그분들을 보며 에너지를 느끼고 ‘여기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이 있구나’ 생각하면서 응원을 받았어요. ‘내가 그런 가게 왜 좋아하지?’ 생각하다 보니까 지금도 여기 근처에 대형 프랜차이즈 마트가 있긴 한데, 제가 자주 가는 마트는 집 근처에 큰 마트가 있어요. ‘럭키 마트’, ‘현대 슈퍼마켓’이런데요. 그래서 히트 상품 프로모션 같은 것은 없지만, 이런 데가 좋아요. 편해요.로렌: 그렇군요. 나한테 좀 만만한 공간이 매력이 있고, 그것이 정감이 가는 요소로도 이어진다는 걸로 해석할 수 있겠네요.보경: 딱 맞아요.로렌: 강서새내기가 동네를 톺아 본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