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각 셀렉션 <스튜디오 스몰스> 이사각이 고르고 골라 쓰고 있는작품과 상품 사이, 그 어디쯤!이사각 셀렉션 <스튜디오 스몰스>반갑습니다. 「이사각」 박현주입니다. 「이사각」은 예술을 기반으로 동료들과 함께 유·무형의 작업을 기획하고 제작합니다. 공간과 작업, 일상의 가치를 발견하는 디자인을 지향하죠. 「사각」은 ‘보고 싶던 장면과 현상’. ‘알고 싶었던 장면과 현상’ 을 보겠다는 바람의 ‘scene’을 의미해서 활동이나 작업 과정을 뜻하기도 합니다. 물론, 사각 프레임 안 「이사각」이 작업한 그림과 그래픽도 포함이죠. 이번 「이사각」의 ‘사각’은 이래요. 제가 사서 쓰고 있는 작품과 상품 사이, 그 어디쯤 오브제를 만든 창작자에게 묻습니다. 왜, 어떻게 이런 작업을 하게 되었는지, 이 길이 내 길이다~ 싶었던 순간은 어땠는지, 지금은 어떤 마음으로 작업하고 있는지 등이요. 중요한 건 작품과 상품 사이라는 건데요. 작품이라기엔 기능이 있고, 사용에 목적을 둬서 아주 잘 쓰고 있지만 상품이라고만 하기엔 너무 정성스러워 시선이 멈추는 그런 아이들입니다.「이사각」 박현주가 묻고 「스튜디오 스몰스」 임정실이 답해요. Q. 브랜드 이름과 판매하고 있는 작업물을 설명해 주세요.안녕하세요. [스튜디오 스몰스] 입니다. ‘레터프레스’라는 오랜 인쇄기법으로 사람 손을 거쳐 인쇄되는 지류 제품을 만들고 있어요. 초기에 벽에 거는 종이 가랜드에서 시작된 인테리어 오브제 카테고리도 아크릴 모빌과 풍경으로 발전되며 브랜드의 폭이 넓어졌습니다.Q. '스튜디오 스몰스' 란 이름은 어떻게 만드셨나요?작은 것들이 모여 점점 커가는 것을 보는 게 좋아요. 하루하루가 쌓여 인생이 되듯 행복은 작은 것으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해요. 차곡차곡 행복해지자는 바람을 담아 스몰스를 만들게 되었어요. Small 보다는 끝자락 ‘s’의 의미가 좀 더 크다고 할 수 있겠네요.Q. 아크릴 모빌과 레터프레스의 조합이 흥미롭게 느껴져요. 종이 가랜드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아크릴 모빌과 풍경으로 발전했나요?식물 키우며 집에 있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인테리어에도 관심이 많아요. 브랜드 시작부터 알파벳 가랜드를 만들었어요. 종이가 방을 아늑하게 만들어주거든요. 어느 날 나뭇잎에 햇살이 내려앉아 투명하게 빛나는 모습을 보다가 그림자도 초록이면 좋겠다 싶었고 생각을 발전시켜 아크릴 소재를 써보기로 했어요. 이 또한 전혀 모르는 분야이기 때문에 초기에 고생 좀 했지만, 벽면에 컬러풀한 그림자가 생기는 투명한 가랜드가 나왔어요. 투명한 아크릴이 공기의 흐름에 따라 빛을 반사하면서 공간에 생기를 더하는데, 머릿속에 있던 게 그대로 나왔을 때 너무 신났죠. 지금은 시각에 청각을 더한 풍경 제품도 만들고 있습니다. 바람결에 울리는 소리가 맘에 들어요.Q. 지류 제품 / 모빌과 풍경을 만들 때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 각각 작업할 때 무엇이 다른가요?레터프레스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체력 소모가 커서 ‘오늘은 이만큼 해내겠어’ 라는 각오를 다지고 시작하구요. 대부분 하루에 한 컬러만 찍기 때문에 인쇄를 시작하면 2~4주 동안 매일 찍기도 합니다. 사실.. 몸은 너무 힘들어요..허헛. 모빌은 주문이 들어오면 그때그때 소량으로 만드는 편이라 좀 더 가벼운 마음이고 소재가 알록달록해 만들면서도 기분이 좋아요. 이 기분이 받는 분께도 전해지길 바라며 즐거이 작업합니다.Q. 어떻게 브랜드를 만들고 운영하시게 되었나요?어렸을 때부터 디자인 문구 쪽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런데 끼워진 첫 단추가 패션광고였고 이 또한 매력 있는 분야여서 몇 년간 야근에 시달리며 일을 하다 보니 건강이 안 좋아져 회사를 그만두고 프리랜서로 편집 디자인을 하며 지내던 시점에 우연한 기회에 레터프레스를 접하게 됐어요. 직접 해보니 옵셋인쇄와는 감도 자체가 다르더라구요. 당시 박찬욱 감독의 ’아님 말고‘라는 메시지에 감명을 받았던 터라 거침없이 사업자등록부터 했습니다. 레터프레스의 장점 중 하나가 소량 생산이 가능한 것이기도 하거든요. 일단 집 한켠에 작은 레터프레스 기계 ‘아다나’를 들였고 신나게 작업했어요. 프리랜스 일과 병행했기 때문에 초반엔 취미생활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던 게 오래 지속할 수 있는 힘이 되었던 것 같아요. 뭉근히 하다 보니 작업실도 생겼고 큰 기계도 들어와 인쇄 퀄리티가 좋아지고 있어 기쁩니다.Q. 직접 찍는 방식의 레터프레스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이었나요? '아, 이게 내 길이구나'를 생각하게 한 결정적인 작품을 소개해 주세요. 또는 '아, 이제 나 프로구나' 했던 순간을 나눠주세요.레터프레스는 한 번에 한 컬러만 인쇄되기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모든 컬러가 안착된 결과물이 손에 들릴 때 오는 짜릿함이 있어요. 요즘은 레터프레스의 매력을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점점 더 많아지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제가 디자인 초안 작업을 할 때부터 콧노래 부르며 만든 제품을 특히 좋아해 주실 때 ‘이 일 시작하기 잘했다’ 싶은 생각이 들어요. 단어의 뜻을 비틀어 넣는 걸 즐겨하는데, ‘Peace of Cake’, ‘Pig me Pig me’는 오랜 기간 꾸준히 찾아주셔서 더 애정이 갑니다.Q. 브랜드를 운영하시며 생각지 못한 순간이나 사람들의 반응이 있나요? 경험을 나눠주세요. 요즘에도 손편지를 쓰냐는 물음에 저도 잠시 생각을 하게 되는 때가 있어요. 카드를 만드는 저도 손편지를 자주 건네진 않거든요.그런데 의외로 편지지 수요가 꽤 되어서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쓰는 즐거움을 잊지 않고 계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세상은 생각보다 따스해요. etsy라는 해외 플랫폼에도 카드가 판매가 되고 있는데 15달러 배송비를 내며 3달러짜리 카드를 주문해 주시는 분이 더러 계세요. 가격대가 낮다 보니 국내 또한 배송비와 제품가가 같을 때가 많습니다. 조그만 카드 한 장을 위해 기꺼이 배송비를 지불해주심에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에요.Q. 작업하는 모습이 궁금합니다. 작업 공간이나 작업실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을 엿볼 수 있을까요?Q. 마지막으로 레터프레스를 시작하는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깊게 고민하지 말고 가벼운 작업물을 만들어보세요. 머릿속에 있는 걸 밖으로 꺼내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그게 생각보다 어렵거든요. 만들어진 제품을 실제로 만져보면 다음엔 이렇게 하면 더 좋겠다 느낌이 올 거예요. 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그렇게 꾸준히 계속하면 될 것 같습니다.‥ 스튜디오 스몰스, 이사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