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밖으로 노크를 해지역은 무엇인지, 문화예술은 무엇인지 누군가 정해주면 좋으련만 누군가는 ‘ᄋᄋ다’라고, 누군가는 ‘ᄋᄋ가 아닐까?’라고, 누군가는 ‘알 수 없다’라고 답한다. 정답을 찾을 수 없는 질문이었다.1960년대에 태어난 선생님에게, 1980년대에 태어난 삼촌에게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강서에는 할 게 없었어.”, “여기는 시골이었어.”나는 강서를 시골이라 생각한 적 없지만, 선생님과 삼촌의 말에 80퍼센트쯤 동의했다. 내가 영화를 보는 곳은, 친구와 만나는 곳은 강서가 아니었으니까.강서와 문화예술에 관해 정답을 찾으려 했지만, 그게 무슨 소용인가 싶다. 수없이 많은 답이 있는 거라면, 어떤 말도 정답이 될 거라 믿는다. 정답을 찾기보다 계속 이야기하고 싶을 뿐이다. 우리가 5712를 타고 양화대교를 지나 마포로 갈 때, 대학로에서 연극을 보고 올 때 한 생각을. ‘내가 사는 곳에는 즐길 것이 없어. 그럼 이제, 같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하는 이야기를.2000년대생 친구들이 느끼는 강서는 어떨까, 2010년대에 태어난 청소년들은, 타 지역에서 온 이웃들은 어떨까. 나와 친구들의 이야기가 ‘나만 몰랐던 이야기’라고 느껴진다면, 이곳이 문을 두드려야 하는 곳으로 느껴진다면 문밖으로 노크를 한다. 문은 없고요, 있다면 열려있고요, 그저 친구를 찾습니다. 내가 모르는 곳에서 같은 생각을 하는, 어쩌면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사람을 찾습니다. 문 안에 사람이 가득 차 넘치면 문이 부서져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하면서.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