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추억탐구소설클럽 강서구 곳곳에 이야기로 새겨진사라지고 남겨지고 지켜진 것들의 기록수많은 조각의 땅, 강서여러분은 여러분의 거주지에 대해서 얼마나 아시나요? 고백하건데 저는 강서구라는 공간에 대해서그렇게 잘 아는 편은 아닙니다. 서른 해를 넘게 강서구에서 생활했는데도 그렇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강서구는 아주 작은 파편들입니다.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김포공항이 김포에 없다는 사실에 놀라고는 하죠. 화곡과 덕원, 명덕 같은 사립중고등학교가 열 개쯤 모여 있는 클러스터가 있어서 특정 시간이 되면 버스를 탈 수 없다는 사실을 믿지않습니다. 겨울이 되면 깡깡 얼려서 스케이트장으로 쓰는 논이 있다는 것도요. 그것뿐만이 아닙니다.우장산에는 전통식 활을 쏠 수 있는 국궁장이 있고 까치산에는 장난감 도매 시장이 있죠. 마곡에 번화가가들어오기 전에는 흔히들 강서구청으로 놀러 갔습니다. 한창 공사 중인 CJ 스튜디오 부지에서 초창기쇼미더머니 시즌을 촬영했다고 하면 믿을까요? 등촌동 SBS 공개홀에서 SBS 인기가요 현장을 뛰어 본사람이라면 믿을지도 모르겠습니다.이렇게 조각조각 난 이미지들을 주워 담다 보니 저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비슷할 거라는 생각이들었습니다. 누군가에게 강서는 서울식물원이 있는 곳이고, 또 누군가에게 강서는 서울에서 유일하게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곳일 겁니다. 미즈메디병원을 랜드마크 삼아 약속을 잡거나 비행기 이 착륙 소리때문에 수업이 중단된 경험을 한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전체는 부분의 합이라고 했던가요.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알고 있는 강서를 하나로 모으면 재미있는결과물이 나오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익숙하면서도 낯선 강서를 기록하는 건 지난 10년 동안강서구에서 출판인으로 살아온 제가 강서구 에게 돌려줄 수 있는 선물이기도 했죠.우리는 사라진, 남겨진,지켜온 것들을 쓸 거예요강서구의 이야기를 소설로 남기는 워크숍, 강서추억탐구소설클럽의 슬로건은 ‘우리는 사라진, 남겨진,지켜온 것들을 쓸 거예요’입니다. 이 문구는 워크숍의 공동 기획자인 나무곁에 서서의 조혜진 님께서 정해주셨습니다. 이 한 줄에 굉장히 많은 의미가 담겨 있어서 제가 덧붙일 만한 말은 달리 없는 것 같습니다.네, 우리 강서추억탐구소설클럽은 사라지고 남겨지고 지켜온 것들에 대해 썼습니다. 우리가 기억하는강서와 우리가 남기고 싶은 강서의 기억으로 이야기로 만들었습니다.2023년 6월부터 7월까지, 그리고 다시 8월까지 쭉쭉 이어진 과정이 항상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습니다.창작은 어렵기에 가치 있는 작업이죠. 힘들었던 만큼 가치 있는 시간이었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냈기 때문입니다. 네, 바로 이 책 말입니다. 서울시 강서구에서 생활해 본 적이있으신가요? 익숙한 공간들을 만날 수 있을 겁니다.살아 보지는 않았지만 콘셉트가 흥미로워 보이나요? 그럼 읽어 보세요. 낯선 공간이 친숙하게 다가오는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우리 클럽은 클럽원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강서구를 사랑합니다. 지금그 사랑의 결실을 보고 계시는군요. 부디 재미있게 읽으시길 바랍니다. 언젠가, 강서에서 만나면좋겠습니다. 기획자 송한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