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을 기록하는 방법 / 기록물 한 건은 재미가 없습니다. / tolerance

기록물 한 건은 재미가 없습니다. ​1. 기록물 한 건은 재미가 없습니다.​솔직히 말해보겠습니다. 기록물 한 건만으로 감동할 일은 드뭅니다. 예를 들어 화곡6동 주민자치회 회의록 한 건을 펼쳐 읽으며, “아, 정말 대단하구나!”라고 감탄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기록물 하나는 대개 그러려니 하고 지나치기 쉽습니다. 이런 양상은 보통 디지털 아카이브에 사람들이 머무는 시간에서도 드러납니다. 디지털 아카이브 기록물 상세조회 페이지의 평균 세션 수는 1분을 넘기지 않는다는 조사결과가 있습니다.​앞선 글에서 여러 번 기록 맥락의 중요성을 언급했습니다. 기록물 하나만으로는 맥락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흥미를 느끼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기록의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까요? 기록은 결국에는 메시지를 담는 수단에 불과합니다. 기록의 집합체인 아카이브는 이러한 수단을 모아둔 거대한 도구입니다. 문제는 이 도구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달려 있습니다. 결국 기록물을 생생한 이야기로 풀어내는 것은 기획의 몫입니다. ​2. 기획이 필요한 아카이빙​아카이브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을 전달할 것인가”를 명확히 정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기록을 쌓아두는 것만으로는 아카이브의 역할을 다할 수 없습니다. “무엇을 전달할 것인가”를 정하기 위해서는 그 아카이브가 “왜 필요한지”에 대한 답을 먼저 찾아야 합니다.​주민들이 직접 기록자가 되는 프로젝트가 많습니다. 주민이 동네를 다니며 관찰한 일상을 주제로 하기도 하고, 함께 한 일들을 기록으로 남기거나 자신만의 시선을 정리해 보기도 합니다. 이런 활동 자체는 너무나도 이롭습니다. 그러나, 그 속에서 무엇을 전달하고 싶은지를 명확하게 하는 것과 단순히 기록을 늘어놓는 것은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거창한 주제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주민들이 기록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가?입니다. 우리 동네의 살기좋음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나의 추억과 타인의 기억 속 교집합은 무엇이었는지와 같은 것들 말입니다. 이를 정하지 않으면 기록의 방향성이 흐릿해지고, 결과물 또한 맥락을 잃기 쉽습니다.​이 과정에서 던질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우리 마을, 우리 동네의 의제는 무엇입니까?●우리 동네의 장소성에 대해서 평소 생각하는 것은 무엇입니까?●내가 생각하는 우리 동네가 가진 매력은 무엇입니까?●앞으로 우리 지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입니까?● 지난 시간 속에서 우리 동네가 발전 또는 지속 가능성을 보여준 순간은 언제였습니까?​이러한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기록해야 할 대상과 내용을 명확히 설정할 수 있습니다. 기획은 단순히 기록을 수집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무엇을 기록하고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단계입니다. ​3. 표현의 저변에 존재한 아카이브​스토리텔링은 아카이브를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될 수 있습니다. 조금은 이상적일지도 모르는, 또는 희망적인 시각에서 보면, 글, 영상, 사진, 전시 등 모든 표현에는 아카이브라는 기반이 자리 잡게 됩니다. 그렇기에 아카이브는 단순한 기록물의 저장소가 아닙니다. 기획에 부합하는 자료를 적절히 수집하고 배열하는 과정 그 자체입니다.​수집 과정도 아카이브의 일부가 될 수 있습니다. 누가, 어떻게, 왜 특정 기록을 수집했는지 기록해두면, 이 또한 하나의 스토리로 이어 낼 수 있습니다. 과정을 결과화하는 것은 우리 활동의 진정성을 강조하는 아카이브로써 표현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입니다.​다양한 표현방식 뒤에 숨겨진 이면을 들여다보면, 항상 아카이브가 존재합니다. 우리는 이 아카이브가 어떤 스토리를 품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겠습니다. 기록은 그 자체로는 큰 의미를 가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기획을 통해 맥락이 더해질 때, 아카이브는 단순한 데이터의 집합체에서 우리의 삶과 지역, 그리고 미래를 비추는 거울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기록의 힘은 기획에서 나옵니다. ​tolerance아카이브 기획자라는 멀고도 험한 길 위에서 도 닦는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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