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이 되고 광주에서 올라온 친구들에게 듣게된 1980년 광주는 교과서와 책으로 보고 배운 것보다 더 참혹했습니다. 그동안 그걸 모르고 산 것이 참으로 부끄러워서 다시서점을 준비할 때 개업일을 5월 18일에 맞추어 열었습니다. 적어도 나라도 잊지 않고 살다보면 조금이라도 사람들에게 진실을 전할 수 있을까 싶어서요. 우리는 잊지 말아야할 일을 잊고 사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발전한 문명이 거저 주어진 것이 아닐진데 당연하게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상에 저절로 이루어진 것은 없고, 민주주의도 마찬가지입니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이다.’ 중학생 시절 달고 살았던 E.H.카의 [역사란 무엇인가]에 나오는 유명한 말입니다. 우리는 세대로, 젠더로, 계급으로, 사상으로 나뉘어 대화를 단절했지만, 부족한 대로 서로 다른 대로 다시 동지가 되어서 과거와 현재, 역사와 내일을 이야기할 수는 없을까요. ‘기억하지 않는 자에게 승화시켜야 할 유산은 존재하지 않는다.’ [기억하지 않는 자의 광주]라는 책에 나오는 말입니다. 오늘은 누군가의 실패가 아니라, 우리들의 실패를 잊었던 건 아닌지 되새겨봅니다. 다시서점 오늘로 10년 차 서점이 되었습니다. 기억할 것을 기억하며, 잊지 말아야할 것을 잊지 않으며 다시 뵙겠습니다. 언제나 다시서점을 만나주셔서 고맙습니다. 마음 맑은 하루 되셔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