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소년 인터뷰 택배왔어요, 현금을 준비하세요.헤드에이크 피플, 아날로그소년 인터뷰2013년 1월 7일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저는 아날로그소년이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하고 있는 래퍼, MC, 뮤지션입니다. 왜 아날로그소년이에요?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고 제 고향이 경상북도 안동인데 사투리도 쓰고 촌스러운 어떤 그러한 느낌을 조금 풀어서 괜찮은 이름으로 해보자 그래서 ‘촌.놈.’ 아날로그소년이 된 겁니다. 촌놈의 순화 버전이죠. 이번 앨범 ‘택배왔어요’의 동명의 트랙이자 첫 번째 트랙인 ‘택배왔어요’. 어떻게 만든 곡인가요?‘택배왔어요.‘라고 예전부터 생각했던 주제가 있었다거나 그런 건 아니었어요. 이 곡은 김박첼라형이랑 같이 작업한 곡인데 작업하면서 바로 1번 트랙에 ’택배왔어요‘라고 하는 것이 너무 재미있겠다. 그래서 나오게 된 거죠. 또 ’택배왔어요‘라는 곡이 나옴으로써 자연스럽게 이거 정말 이 앨범을 통틀어서 아우를 수 있는 느낌도 ’택배왔어요’가 가지고 있구나. 그래서 ‘택배왔어요’를 앨범 타이틀로도 하자고 생각하게 된 거죠. 가사에 중점을 두었던 것은 당연히 택배기사분들이 ‘어떻게 사시나’, ‘바쁘게 열심히 사신다.‘라는 것도 중요하지만 택배기사아저씨들이 이 곡을 들었을 때 기분이 나쁘지 않아야 된다.’라고 생각했어요. 그분들의 이야기를 쓰는 거니까. 당연히 그분들이 들을 수도, 안 들을 수도 있겠지만 혹시나 듣게 된다면 ‘이건 우리랑 너무 동떨어진 이야기네.’, ‘쟤가 거짓말 하는 거네.’, ‘약간 좀 그렇다.’라고 생각하지 않길 바라서 그분들이 들어도 기분 나쁘지 않으려고 생각을 했죠. 후렴은 택배를 기다리는 사람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가사는 택배기사의 애환과 생활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택배왔어요’의 가사에서 보여주고 싶었던 이미지가 있다면 어떤 걸 까요?택배기사아저씨들이 정말 바쁘게 사신다. 바쁘게 살아도 (이런 이야기까지 해야 되는지 모르겠는데) 정말 하루 종일 열심히 해도 정말 부자가 될 수 있는 시스템은 아니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도 있고. 이 곡에서 가장 중점이 되는 건 ‘바쁘게 사신다.’는 딱 그 이미지에요. 정말 하루 종일 자기가 맡은 구역에서 자기가 맡은 분량들을 열심히 해나가는 하루의 이야기, 일주일의 이야기, 한 달의 이야기, 일 년의 이야기가 사진처럼 그려지잖아요. 열심히 달려가는 모습의 한 장이고 건네주는 모습의 한 장, 싸인을 받고 있는 모습, 차로 열심히 운전해 가는 모습, 그런 사진들이 모이면서 사진들을 글로 적어가는 거죠. 바쁘게 사시는 모습을 글로 적은 거죠. ‘먹고살자’라는 곡 안에 앨범이 다 담겨있다. 두 번째 트랙인 ‘먹고살자’. 이 곡은 제목을 어떻게 만들게 되었냐고 묻기에는 이미 답이 나와 있는 것 같은 곡이라.제목 안에 왜 제목이 나왔는지가 있는 거죠. 먹고 살기가 힘들기 때문에 ‘먹고살자‘라는 거고 거기에 한 글자가 빠졌다고 하면 ‘좀’. ‘먹고 좀 살자’ 인 거죠. 이 곡을 들으면서 느낀 건데, 폼 잡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 내용은 진지한데 어떻게 보면 절망적이고. 그런데도 ‘먹고살자’면서 웃고 있는 이미지가 그려지는 것 같은데 어떻게 표현하고 싶으셨어요?일종의 아이러니인 거죠. 친구들이랑 만나서 이야기를 하거나 술을 마시거나 놀다 보면 정말 술이 많이 취하지 않은 이상 “아, 먹고 살기 힘들어.(웃음)” 이렇게 재미있게 보통 이야기 하니까. 그런 모습을 그대로 그냥 담고 싶었던 거죠. 만약에 술이 많이 취하면 울 수도 있고 신세한탄으로 넘어갈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보통은 “너도 힘들어? 나도 힘들어.” 딱 이렇게만 이야기하고 끝이잖아요. 더 이상 뭐 침울해 지지도 않고. 그런 느낌을 그대로 담았다고 할까. “나도 먹고 살기 힘든데 그래, 너도 좀 먹고 살고 나도 좀 먹고 살자. 우리 한 번 먹고 좀 살아보자” 그런 이야기입니다. 특히 마지막에 ‘아이고, 아이고’는 아날로그소년만의 절규처럼 느껴지기도 했는데그렇죠. 저도 먹고 살기 힘드니까. (웃음) ‘아이고 아이고 죽겠다.‘ 이런 것들을 넣어본 거고 또 재미있는 것이 비트가 정말 그냥 힙합곡들이랑은 다르게, 끝에 일정하게 진행되던 BPM이 차츰 느려지면서 밴드가 계속 연주를 해왔는데 밴드가 마무리하는 것 같은 마무리로 끝나잖아요. 그런 것들과 되게 맞는 다고 생각했어요. 일정한 BPM으로 가면서 랩을 하고 중간에 스크레치도 들어가지만 끝에 힘이 빠져서 BPM이 느려지는 것처럼, 저도 열심히 랩을 해왔지만 결국에는 ’아, 먹고 살기 힘들구나.‘라는 표현을 그렇게 해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서. 어떻게 보면 ‘먹고살자’의 트랙이 지금의 제 앨범을 조금 조금씩 다 아우르고 있다고 해도 될 만한 트랙인 것 같아요. 그 다음 곡, ‘장터국밥‘. 이 곡도 제목에서 모습이 다 그려지는데 어떤 의미를 담고 싶으셨어요?이 곡의 내용은 제목만 봐도 한국 사람이라면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이다’라는 걸 누구나 다 알 수 있는 거잖아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자면 첫 번째 벌스에서는 어떠한 장터의 이미지. 정말 재래시장의 이미지를 풀어 썼다면 두 번째 벌스는 SSM에 관련된 구절도 있고 정치인들이 때가 되면 항상 시장에 와서 악수하고 가지만 그건 보여주는 것일 뿐이라는 식의 이야기도 가미가 되어있는 트랙이죠. 장터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들을 쓴 거예요. 그리고 이러한 트랙들이 ‘저는’ 할 수 있는 트랙이라고 생각해요. 나는 할 수 있는 거고 나와 이미지도 맞고. 하지만 ‘남들이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라는 건 잘 모르겠어요. 오히려 힙합씬에서도 정말 멋있는, 정말 겉보기에도 음악만 들어도 정말 멋있게 하는 사람들도 많고 진짜 멋있게 하려고 하는데 멋이 없는 사람도 있잖아요.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장터국밥’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을 것 같았어요. 멋이 없으니까. 그런데 저는 그냥 재미있게 할 수 있으니까 한 번 해봤죠. 네 번째 곡, ‘품바’. 이 곡은 특히 후렴구가 인상적인 것 같아요. 예를 들면 탈놀이 같은 느낌도 들고요. 멀리 보면 1930년대 일제강점기, 재즈가 처음 우리나라에 들어왔던 가극단쇼(vaudeville show) 같은 느낌도 듭니다. 어떤 이미지를 주고 싶으셨어요?이 곡은 소리헤다라는 친구랑 같이 작업을 했는데 ‘품바’를 들어보시면 메인 샘플의 트럼펫 소리가 촌스럽고 한국적으로 느껴지는 라인을 갖고 있어요. 그 원 소스를 들어보면 촌스럽지 않고 우리나라 곡 같지 않은 라인들을 갖고 있는데 만들고 보니까 되게 한국적인 느낌이 된 거죠. 듣자마자 바로 ‘품바’라고 제목을 그 자리에서 지어버렸어요. 이건 ‘품바’의 느낌이고 ‘품바’의 느낌이면 옛날 품바. 품바는 곧 각설이니까. 그런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 그래서 가사를 쓸 때 그 시대의 품바, 각설이타령은 어떻게 해왔나 봤어요. 누구나 알겠지만 그 당시에 양반들을 다 앉혀놓고 양반들이 알게 모르게 비꼬고 조롱하며 공연을 하는 건데 그런 것들을 지금 시대에 해도 되게 맞을 수 있는 트랙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품바는 항상 죽지도 않고 또 오잖아요. 죽지도 않고 또 온다는 느낌이 제가 ‘1집을 거쳐서 2집으로 또 와왔다’는 느낌 같아서 재미있고 그 구절도 재미있어서 탄생한 곡이고. 이 곡에서 신기한 점은 시대를 잇고 있다는 느낌이 많이 들거든요. 예를 들면 ‘품바’는 옛날, 지금은 사라진 문화잖아요. 사라진 문화인데 그 문화에 지금의 이야기들이 가사에 들어가 있잖아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 많은 의미를 갖고 있는 것 같아요.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지금도 생각하고 있고. 충분히 공감이 될 수 있는 것이 지금도 위에 계신 분들, 윗대가리분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 거예요, 저희가. 그분들은 잘 먹고 잘 살고 호의호식하면서 다 살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 ‘옛날 품바가 있던 시절에서도 그랬겠지만 지금도 어떻게 보면 그렇다.’ 개인적으로는 그런 것들을 보여주고 싶었기도 해요. 지금도 잘 먹고 잘 사는 놈들만 잘 산다. 사회의 분위기가 정말 열심히 일하고 사는 사람들은 그 사람들을 따라갈 수 없다는 분위기잖아요. ‘내가 아무리 해도 내가 저렇게 될 수 있을까? 진짜 내가 위의 그런 위치에 갈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없잖아요. 그런 것들이 아쉬운 거죠. 그러니까 품바라는 것이 그때도 지금도 공감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가사를 보다보면 이 품바 짓을 하고 있는 것이 우리 세대라는 생각도 들거든요. 우리 세대가 그런 계층들에게 품바 짓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드네요. 다섯 번째 곡, ‘나쁜 녀석들’. 앨범에 실린 대부분의 곡이 어쿠스틱한 곡이잖아요. 그런데 이 곡은 전반적인 흐름이 밴드사운드긴 하지만 일렉트로닉한 요소가 다른 곡에 비해 더 있는 것 같은데 이유가 있을까요?이 곡을 들어보시면 아시겠지만 가사 자체가 그렇잖아요. 저는 금배지를 단 위에 있는 분들이 싫다. 너네 이제 좀 빠져라. 빠지고 이제 좀 다른 사람들이 잘 해야 된다. 이제 꼴 보기 싫은 거라고 이야기 하는 거고. 제리 케이(Jerry K)도 마찬가지고. 마지막 벌스 들어가 있는 라임어택 같은 경우에는 자기는 ‘얼마 전에 나왔던 [쇼 미 더 머니]라는 프로그램이 너무 싫다. 이거 정말 우리를 너무 없게, 구리게 그렸다. 그 방송 자체가 너무 싫다.‘는 걸 이야기 한 트랙이니까. 비트 자체가, 사운드가 강력해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믹스 때도 강력하게 만들어 달라고 소리헤다에게 이야기를 했고. 첼라형이랑 작업을 하면서도 이런 가사에는 당연히 밋밋한 곡은 어울리지 않다. 하이햇 같은 경우에도 원래는 닫힌 하이햇을 쓰기 마련인데 이건 그냥 열어놓고 록적으로 좀 더 강력하게 보일 수 있는 곡을 만들어보자고 해서 나온 거고. 제가 이런 이야기를 했을 때 ‘이 비트에 어울리는 목소리가 있느냐’와 ‘이 이야기들이랑 어울릴 수 있을만한 사람이 있느냐.’ 두 가지를 고민했는데 그때 나온 게 바로 라임어택이랑 제리케이. 딱 그 두 명이었거든요. ’품바‘에서는 제가 품바가, 각설이가 되어서 살짝 비꼬고 조롱했다고 하면 여기서는 그냥 대놓고 하는 거죠. 대놓고 “너네 싫어”라고 하는 트랙이죠. 여섯 번째 곡인 ‘이웃사촌’ 이 곡은 가사가 담고 있는 이야기들이 요즘의 이웃과의 관계. 특히 ‘이웃사촌’이라는 단어를 다시 한 번 되새기게끔 하는 곡인 것 같은데 어떤 의미를 담고 싶으셨어요?요즘에는 ‘이웃사촌’이라는 것 자체가 어울리지 않는 시대죠. 이웃은 사촌이 아니니까. 왜냐면 옛날에는 정말 친척처럼 옆집, 앞집, 건넛집은 다 친척처럼 매일 보는 사이로 친하게 지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잖아요. 항상 벽을 두고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고 가끔씩 뉴스에 나오지만 옆집의 누가 돌아가시거나 아파도 잘 모르고. ‘너무 각박하다. 그렇지 않게 살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면 좀 더 우리 동네가 더 재미있어지지 않을까?’라고 생각해서 가사를 쓴 거죠. 수다쟁이라는 친구랑 같이 했는데 그 친구랑 저는 정말 이웃사촌처럼 친하게 지내는 친구니까 바로 연락해서 “이런 곡이 있는데 같이 하자.” 수다쟁이 그 친구도 역시 우리가 이웃사촌이니까 이 트랙에서 재미있게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거다. 그래서 같이하게 된 트랙이죠. 그전까지의 곡들은 암울한 모습들이 보이다가 쓸쓸한 모습들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모습들이 보이다가 ‘이웃사촌’에서는 굉장히 경쾌하고 밝은 모습이 보이잖아요. 트랙리스트를 짜시면서 그 부분을 염두 해두고 하신 건가요?그럼요. ‘택배왔어요’ 같은 경우에는 앨범 타이틀이고 어떻게 보면 앨범 전체의 타이틀이 [택배왔어요]이기 때문에. 그리고 어떻게 보면 제가 택배 기사가 된 트랙이니까. 택배기사가 다니면서 보았던 느낌이라고 봐도 무방할 거예요. 택배기사는 그 동네의 많은 지역을 돌아다니기 때문에. 그리고 ‘나쁜 녀석들’ 다음에 ‘이웃사촌’이 나오는 게 저는 되게 중요했다고 생각하는데 너네는 나빠도 우리는 우리끼리 같이, 거창하게 말하면 우리끼리 연대해서 우리끼리 손잡고 앞으로의 삶을 잘 살아갈 것이라는 느낌을 줘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이웃사촌’부터 곡 스타일들이 되게 긍정적으로 바뀌더라고요. 특히 ‘첫차는 달린다.’ 이 곡도 그런 분위기를 많이 담고 있는데. 첫차 많이 타보셨어요?옛날에는 많이 타보았는데 최근에는 밤새고 첫차를 탄다거나 그런 일들이 좀 많았죠. 어쨌든 제 느낌에는 첫차를 타는 사람들은 정말 열심히, 하루를 길게 사는 사람들이라고 항상 머릿속에 인식이 되어있었고 다른 사람도 그렇게 생각할 것 같아요. 저는 이런 걸 되게 좋아하는데 버스에 올라타서 있는 사람들의 사진을 딱 찍는 거예요. 그 사진을 보면서 다 이야기를 한 거죠.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해서.첫차의 그 풍경. 영상이나 한 장의 사진일 수 있는 거예요. 한 장의 사진을 보면서 이 사람은 어떻고 이 사람은 어떻네. 내가 옆에 탔다고 상상을 하면서 쓰는 거죠. 제가 마음에 들어 하는 구절이 있어요. 제 벌스 맨 끝에 있는 가사가 ‘우리들의 푸석푸석한 새벽은 창문에 기대 꾸벅꾸벅 대도’라는 구절을 저 나름대로는 괜찮은데 라고 생각을 하고 있는데 정말 푸석푸석한 아침에 깨자마자 열심히 일해야 되니까 얼굴 푸석푸석하게 나와서 꾸벅꾸벅 모자란 잠을 첫차에서 보충하는 느낌으로 가는 그 모습이 정말 아름답다고 해야 될까. 낭만적이라고 해야 될까. 그런 느낌을 받으면서 가사를 쓰게 된 거죠. ‘그때 거기로 와’‘그때 거기로 와‘는 저 혼자 가사 쓰고 노래도 한번 해본 건데 편안한 곡이라고 생각하시면 되요. 친구들끼리 모이면 맨날 갔던데 있잖아. “거기로 와. 거기 알잖아.” 이렇게 하는 단골집에 느낌을 써본 거예요. 그 단골집에는 우리랑 편하게 이야기하고 욕도 하는 주인집 아주머니가 있고. ’반찬의 간이 조금 짜도‘라는 가사는 주인집 아주머니의 나이가 조금 들었다는 걸 우회적으로 표현한 거죠. ‘약간 좀 씁쓸하지만 우리가 지금까지 거기에 새겼던 테이블의 기름때나 벽에 했던 수많은 지금 보면 창피한 낙서들이 그대로 있다. 거기에는 우리의 추억이 가득해서 가면 정말 편하다.’ 그런 느낌을 담고 싶었던 곡이죠. 언제나 가도 그렇잖아요. 맨날 가던 단골집은 언제나 마음이 편하니까. 그리고 그 단골집이 십 년이 지났는데도 있다면 친근한 느낌을 넘어서 정말 푸근하고 집 같은 느낌이 들 것 같기도 한. 그래서 “그때 거기로 와라 친구들아. 나랑 같이 또 시답지 않은 이야기하면서 또 한 번 놀아보자. 술 한 잔 하자.” 이런 이야기가 저는 되게 좋거든요. 진지한 이야기도 좋지만 정말 시답지 않은 이야기들. 어떻게 사느냐 그런 이야기. 먹고 살기 힘들다. 그런 이야기도 당연히 하지만 조금 더 그런 이야기 말고도 시답지 않은 이야기들 많이 하잖아요. ‘졸업’‘졸업’이라는 트랙은 정말 제가 옛날부터 내가 졸업을 하는 연도에는 이 곡을 쓰고 싶다고 생각을 했던 가사였어요. 한 해가 지나고 2집 앨범에 싣게 되었는데 졸업을 하는 건 아쉬움. 전 졸업을 한 것에 대해서 되게 아쉽거든요. 항상 대학생이고 싶고 대학교에서 즐거웠던 기억이 너무 많으니까. 그런 아쉬움들과 졸업식은 졸업과 동시에 뭔가 출발하는 느낌이잖아요. 그런 느낌을 제 나름대로 제 개인적으로 어떠한 경험했던 것들을 쓴 거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이 곡이 어떻게 보면 저한테는 졸업앨범. 사진이 박힌 졸업앨범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이건 정말 개인적인 곡이라고 해도 되고 다른 사람들도 당연히 아련하게 느끼실 테고 1절은 졸업식, 2절은 회상, 3절은 다시 졸업식을 회상하는 가사였는데 특히 가사에서 좋았던 부분은 ‘몇 천만 원짜리라던 그 졸업장 근데 종이 한 장이라니 진짜 멋없다’ 여기서 ‘멋없다.’라는 표현이 되게 멋있더라고요.멋이 없는 것이 사실이니까. 졸업식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 선배, 동기, 졸업식을 같이 하는 사람들 중에서 꼭 있었던 것 같아요. “야, 이게 얼마짜린 줄 아나” “이 졸업장 하나 따려고 우리가 지금까지 그렇게 많은 돈을 내고 그렇게 많은 수업을 다니고 우리가 그렇게 했어.”라고 주변 사람들 중에 한 명은 꼭 그렇게 말했을 거예요. 졸업할 때. 저도 이제 그걸 같이 졸업하는 선배에게 들었거든요. 딱 듣고 생각해보니까 이거 따기 위해서 많은 시간과 많은 돈을 들였구나. 그런 걸 생각한 거죠.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까 ‘이 종이 하나가 뭐라고 고작 이거 종이 하나. 참 멋이 없네.‘라고 느껴서. 가사를 쓰게 된 거죠. 그리고 또 지금의 세태는, 지금의 시대는 4년제 졸업장 하나 가지고는 취업이 되지 않는 시대니까. 어떻게 보면 그게 가장 기본적인 건데 몇 백, 몇 천만 원씩 줘야 되는 거고. 그래서 가사에 보면 그런 이야기가 있잖아요. ‘오늘부터 실업자라는 농담이 웃기네’. 그 다음 곡은 ‘박수’인데, 이 곡은 특히 후렴의 노랫말이 너무 좋더라고요.‘박수’라는 곡 자체가 제일 마지막 곡이고 어떻게 보면 고마운 사람들이 많으니까 포괄적으로 가사를 써보자고 생각해서 쓴 땡스 투 같은 곡이에요. 진왕이한테 후렴 노래를 부탁했는데 그 친구가 가사랑 멜로디랑 다 짜 와서 불러줬어요. 저도 처음에 듣고 ‘내가 소리라면 그대는 메아리가 된다.’ 이런 표현이 너무 멋있었어요. 개인적으로는 흡족하고 만족해하고 있는 곡이고 정말 마지막 트랙으로서 그 소명을 다 하고 있는 곡인 것 같아요. 그리고 진왕이의 목소리가 들어감으로써 완성이 된 느낌이죠. 지금까지 가사에 대한 이야기들을 해보았는데 [택배왔어요] 이 앨범은 스스로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계세요?저는 항상 앨범에 딱히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아요. 그런데 부여하지 않는다고 해서 일종의 통일성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죠. 1집과 비슷해요. 저는 항상 말하는 것이 초반에도 말씀을 드렸지만 제 주변의 이야기를 다 가사로 쓰고 싶어 하기 때문에 제 주변의 이야기를 그대로. 어떻게 보면 되게 잘 쓰고 싶거든요. ‘택배’ 같은 곡이면 택배기사아저씨들이 들었을 때 기분 나빠하지 않아야 된다는 것처럼 그 사람들이 들었을 때도 “괜찮은 곡이다.”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고 [택배왔어요]라는 타이틀처럼 정말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앨범. 맨발로 나와서 반갑게 들을 수 있는 앨범. 마치 택배를 받듯이정말 마치 택배를 받듯이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의미도 있어요. 재미있게 들어 달라. 반갑게 나와서 들어 달라. 그리고 이 앨범 안에는 나를 포함한 내 주변에 있는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너의 이야기이고 나의 이야기이고 우리의 이야기이다. 정말 우리랑 맞지 않는 어떤 사람들의 이야기가 들어가 있지는 않다. 그 이야기까지 드리고 싶네요. 오늘 인터뷰에서 미처 하지 못했던 이야기나 꼭 하고 싶었는데 못했던 이야기가 있다면저는 제 앨범이 하나 나올 때마다 제 몸에 문신을 하나 새기는 거랑 같다고 생각을 하는데 이번에도 또 하나의 문신을 새기게 되었어요. 지울 수 없는 문신이잖아요. 지울 수 없는 문신을 누구는 쉽게 자기 몸에 새기거든요. 그런 문신 같은 앨범을 평생 가지고 가는 거잖아요. ‘그런 앨범을 자기 몸에 쉽게 새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한 번쯤 해봤어요. 가끔 누구들은 정말 자기 앨범인데도 아무렇지 않게 막 새기거든요. ‘그게 과연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고 어쨌든 저는 또 하나의 두 번째 큰 문신을 새겼네요. 그 문신이 여러분들한테 괜찮게 들렸으면 좋겠어요. 나쁘지 않게 들리고 혹시나 제 앨범을 사서 듣거나 어디서 듣던 간에 제 앨범을 통해서 정말 작은 힘이라도 되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네요. 저도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수많은 음악들을 통해서 힘을 얻고 있는데 저도 거기에 힘을 주는 거에 조금이라도 포함이 될 수 있다면 정말, 정말, 정말 많이 좋겠네요. 마지막 질문인데요.아날로그 소년에게 힙합이란? 이런 거 아니에요? (웃음) 마지막 질문은 제가 하는 것이 아니라 아날로그 소년이 이 글을 보게 될 독자에게 한 가지 하고 싶은 질문이 있다면이 질문을 해도 될까. “여러분들은 현재 다들 먹고 살고 계십니까?” [인터뷰 : 김경현 / 자료제공 : 아날로그소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