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본(Re-Born) 인터뷰 사진제공=멜로딥레코드. ©postcompany 영단어는 인터뷰이의 어감, 의도를 살리기 위해 살리되 ( )를 하여 순화된 우리말을 표기. 보기편한 글말을 위해 어순 및 조사, 접속사를 수정하였습니다. 주석은 답변 하단에 표기합니다. 본 인터뷰는 2012년 8월 20일 오후 3시경, 동수역 '리본'님의 작업실에서 실시되었습니다. *2012년 8월 포스트 컴퍼니를 통해 공개한 인터뷰입니다. 알앤비 싱어송라이터 ’리본‘님과의 인터뷰를 시작하겠습니다.반갑습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소개를 다 해주셔서... 골방에서 적절히 제가 좋아하는 음악과 세상이 좋아하는 음악이 무엇일까 고민하면서 곡도 쓰고 노래도 하고 이것저것 다 하고 있는 리본입니다. 반갑습니다. (웃음) 되게 어색하네요. 갑자기 사람이 경직된 거 같아. 사실 ‘리본Reborn’이라는 단어가 매우 흔하고 검색을 해도 쉽게 눈에 띄지 않잖아요.네, 맞아요. (검색하면) 만화 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활동하는 이름으로 선택한 이유가 분명히 있을 것 같은데저 나름대로는 의미심장한 내용인데 ‘본Born’이라는 것이 ‘태어나다‘라는 뜻이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보면 음악을 하기 전과 음악을 하고난 후의 인생 자체가 저만의 터닝 포인트였어요. 그래서 ’음악으로 새로 태어나다.‘ ’다시‘라는 뜻의 ’리Re’를 붙여서 리본(Re-Born)이 된 거고. 억양도 사람들이 들었을 때 넥타이 리본을 생각하기도 쉽고 그래서 이렇게 지었어요. 알앤비라는 장르적인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서 리본이라는 이름을 사용건가요?그런 건 아니에요. 제가 지향하기는 하는데 딱히 제 음악이 알앤비의 장르라고 하기에도 모호해서. 그런 걸 염두하고 지은 것은 아닙니다. (그냥) 터닝포인트...?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음악인거죠. ‘음악으로 새로운 삶을 살다.’ ‘다시 태어나서.’ 그런 의미로써 지은 거예요. 그렇게 다시 태어난 날은 언제였나요? 리본 스스로 음악을 하게 된 계기.이전까지는 음악을 되게 좋아해서 자기 전에도 듣고 어디를 가도 듣고 이러다가. 음악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들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잖아요. 그게 딱 2000년도쯤이었는데, 그때 음악을 하시는 분이 한번 해봐도 괜찮을 것 같다고 그래서 시작을 하게 되었어요. 음악을 하기 전까지는 어떤 일이든 시작하면 오래 진득하니 붙어있는 성격이 아니었는데 음악을 해보니까 제가 남이 되어서 하고 있더라고요. 하루 종일 앉아서 음악을 하고 있거나. 그렇게 새로운 저 스스로를 발견하게 된 거죠. 그때 ‘아, 이건 정말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다.’라는 느낌이 왔었죠. 아까 본인 스스로 하는 장르가 모호하다고 말씀하셨는데 통상적으로 장르를 구분하자면 알앤비에 가깝잖아요.원래는 제가 힙합을 좋아했다가 알앤비를 좋아했던 거라서 기본적인 비트나 리듬은 힙합을 지향하면서 사운드적인 것도 약간 깨끗한 거보다 더럽고 로우파이(Low-Fi)한 느낌들을 지향하면서도 라이언 레슬리(Ryan Leslie)라는 뮤지션처럼 힙합비트에 노래를 얹는 그런 거죠. 딱히 알앤비라고 하기는 모호한 것 같아요. 얼반에 더 가깝지 않나. 얼반보다 조금 더 무겁기도 하고 . 본인 스스로 생각하시기에.그렇죠. 사실 한국말로 노래를 부르면 다 가요 같아요. (웃음) 그렇게 준비해서 낸 EP 앨범 ‘본 투 소울(Born to soul)‘이 발매 된지가작년 5월이죠. 1년가량이 좀 지났잖아요? 이 시점에서 소회를 한번 밝혀본다면?음... 뭐 잘 만든 거 같아요. (일동웃음) 제 스스로는 잘 만든 거 같아요. 어떻게 잘 만든 것 같아요? (웃음)제가 한 곡가지고 오래 매달린 적이 없었는데 그 EP를 낼 때는 한 곡 한 곡에 시간을 많이 할애했어요. 거의 한 달씩, 하루에 계속 그 음악만 듣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또 수정했던 시간들이 (이전에) 일반적으로 작업했던 곡에 비해서 길어서 아무래도 애착도 가고 남이 좋아하건 안 좋아하거늘 떠나서 제 스스로는 만족하는 앨범이에요. ‘본 투 소울(Born to soul)‘이라는 앨범은 어떤 점을 주안점으로 두고 만든 앨범인가요. 기술적인 부분이랄지, 표현하는 것에 있어서 어떤 부분을 염두하며 만드셨나요.되게 어려운 질문인데... 모르겠어요. 저는 곡 작업을 할 때 딱히 그림을 머릿속에 그려서 하는 것이 아니고 그냥 만들고 아무생각 없이 막 장난치다가 ‘이런 느낌이 좋다.’ 이러는 것이 대부분인데 이 앨범은 타이틀 곡 빼고는 제가 원래 추구하지 않는 스타일들이 대부분이에요. 제가 좋아하는 느낌들이나 스타일이긴 한데 제가 자주하는 것들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누자베스(Nujabes)가 죽었잖아요. 제가 원래 누자베스를 되게 좋아했는데 그 시기와 맞물려서 ‘나도 언제 훅 갈 줄 모르는데 (일동웃음) 그래도 내가 해보고 싶었던 음악을 남기고 가야하지 않냐.’ 원래는 타이틀곡 나머지 트랙들의 느낌으로 앨범 작업한 것이 아니었는데 앨범작업을 시작한 후에 바뀌었죠. 타이틀은 대중적인 분위기로 가야하지 않나 싶어서 넣은 거고 나머지는 제가 해보고 싶었던 것, 좋아하는 것, 그런 걸로 작업을 했던 것 같아요. 이 앨범을 통해서 말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하거든요.제 앨범 같은 곡들이 한국에도 있다. 뭐 제 것이 특별하다는 그런 의미는 아니지만 이런 것들이 흔치는 않으니까요. 이 앨범이 어떻게 보면 재즈스러운 느낌도 나고 힙합느낌도 나고, 제가 최대한 노력을 했지만 알앤비 느낌도 넣으려고 해서 ‘이런 퓨전느낌이 한국에도 있구나.’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아까 음악을 시작한 것이 2000년대...네, 2000년 이었죠. 그러면 거의 11년이 걸리신 거잖아요. 앨범을 내기 이전의 활동은 어떠셨어요?전에는 사실 음악 하는 저 같은 뭔가 급이 낮은 부류들은 아마 다들 저랑 같은 생각일 텐데 음악을 계속 해야 하나 말아야하나 이런 고민 속에서 계속 작업은 하고 있었어요. 이전에 다른 가수들 것도 했다가 엎어지고 안 좋은 일들이 겹치다보니까 원래는 이번 앨범을... ‘그래, 음악을 했는데, 내 이름으로 된 앨범 하나정도는 내보고 접어야하지 않겠냐.’ 해서 앨범을 내고 음악을 접으려고 했어요. 그래서 열심히 작업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앨범을 내놓고 보니까 사람이 욕심이 생겨서 (웃음) 또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나름 반응도 있고 해서 내 길이 이 길인가보다라면서 계속 붙들고 있는 상황이에요. 동문서답인가? (웃음) 그전의 활동은 여기저기서 조그만 기획사라는 곳에도 들어가 보고 곡 의뢰도 받아서 해보고 계속 그렇게 큰 작곡가라는 틀 없이 제가 하고 싶은 거 하는...... 백수였죠. (웃음) 백수가...... 많잖아요? (웃음)음악 한다고 표면적으로 내세우고 사실상은 백수. 맨날 음악 한다고 작업 조금 하다가 술 먹고 싶다 그러면 나가서 술 먹고(웃음) 그러면 생활은 어떻게 하셨어요?주로 게임음악을 많이 했었어요. 생활을 위해서 영화음악, 독립영화음악, 이런 것들이나 게임음악, 작업 들어오는 일들 틈틈이 하고 거의 아르바이트 개념으로 했었죠. 그리고 계속 앨범을 위해서라기보다 제가 좋아하는 음악 계속해서 만들고. ‘쌓이다보면 언젠가는 앨범 내는 날이 오겠지?’라고 생각하면서 하고 있었던 거죠. 앨범을 낼 때 대형기획사에 가져가 볼 생각은 없었는지.아니요. 그런 건 없었어요. 사실 저도 이 앨범을 내면서, (지금은) 저 혼자지만 멜로딥(MeloDeep Records)이라는 나름 레이블을 만들고 저와 같은 음악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몇 명 더 긁어서 사실 레이블 안에서 ‘우리는 이런 것들을 하는 사람이다.’라고 세상에 내 보내고 싶어서 시작을 했죠. 기획사에 들고 가봐야 음원공개는 해주겠지만 저 앨범에 투자를 해서 적극 지원을 해주겠다. 이런 곳은 솔직히 없었을 것 같았어요. 그 당시에는. 음악이야기를 해보려고 하는데요. 음악에 이별이야기가 많잖아요.그렇죠. 사랑이죠. 큰 틀에서 보면 사랑 큰 틀에서 보면 이별도 사랑인데. 앨범의 앞부분 곡들에서의 가사들은 추억을 곡의 매개체하거나 이별에 대한 부정이었다면 마지막 곡 ‘Fallen Leaves’에서는 ‘우리 여기서 끝내 다시는 만나지 않기로 해’라며 이별을 확정하는 듯 보입니다. 앨범 전체적인 균형이 그런 점들을 염두하고 제작 된 것인지아뇨 전혀요. (웃음) 그냥 곡 느낌이… 원래 앨범 (작업 할 때) 다른 분들도 그렇게 하실 텐데 제일 짜치는 거는 마지막에 넣고 타이틀은 앞부분 아니면 뒷부분에서 조금 앞에 단계. 열네 트랙이 있으면 여덟 번째 아홉 번째가 보통 타이틀이잖아요. 그래서 저도 여섯 곡이니까 다섯 번째에 타이틀 놓고 여섯 번째 곡은 그나마 좀 짜치니까 뒤로 빼고 그렇게 된 거에요. 별로 큰 의미는 없었어요. 12월에 발매된 싱글 ‘바라지 않아’ 같은 경우도 이별 이야기잖아요.사실 가사가 그렇게 쓸 이야기가 없더라고요. (웃음) 그런 곡에 사회 이야기를 하기도 뭐 하고… 사랑이야기가 제일 공감할만한 이야기니까… EP도 그렇고 싱글도 그렇고 이별 이야기잖아요. 그게 혹시아, 제가? 근데 뭐 다 그렇지 않나요? 경험? (웃음) 경험에다가 소스를 많이 집어넣는 거죠. 좀 더 멋있게 극대화 시키게… 근데 곡들 가사의 시제가 계속 바뀌더라고요. 다 같은 여자인 건가요? (웃음)어? 그랬나? 글쎄요. 제가 헤어져서 크게 상처를 받거나 그런 적이...... 기억이 별로 없어서 (웃음) 아마 다 다른 여자일걸요? (웃음) 앨범에서 부족했다거나 활동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으시다면.어...... 가창력? (웃음) 원래 제 앨범도 제가 노래를 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고 여러 사람들이 가이드를 해 봤는데 제가 원래 했던 느낌이랑은..... (달라서) 여러분들이 많이 했었거든요. 노래 잘 하시는 분들도 제가 부탁드려보고 그랬지만 제가 생각했던 느낌이 안 나왔어요. 그분들이 노래를 못하고 이런 것이 아니라. 그래서 그럴 바에는 ‘내가 하자.’ 그래서 하긴 했는데 노래 연습도 안하고 급하게 앨범발매시기에 맞춰서 하느라고 가창력이 많이 떨어졌어요. (웃음) 짜깁기 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좀 떨어졌죠. 가창력 외에는 홍보. 홍보는 돈이 좀 드니까 홍보를 못했죠. 2011년 7월 5일에 올라온 기사를 보면 '타이틀곡인 you with me가 독일의 아시아 차트인 German Asian Music Charts 5월 차트에서 8위를 기록했고, 한국 인디음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현지에 팬클럽이 생기고, 독일 현지의 공중파 라디오 방송에 소개될 정도로 예상 밖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라고 인터뷰를 준비할 때 읽었는데, 여기서 잠깐 독자들께 말씀을 드리면 여기서 '독일 아시아 뮤직 차트'는 독일 커뮤니티 유저들의 투표에 의해 순위가 매겨지고 매월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권 음악들에 대한 투표가 이뤄지는데요. 유튜브 등을 통해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홍보를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건 신문기사에서의 말처럼 이례적인 것이 맞잖아요.저 같은 인디씬 부류에서는 맞는 것 같기는 해요. ‘독일 아시아 뮤직 차트‘의 경우 대형기획사에서 제작한 아이돌그룹들이 순위권에 올라있는 것이 대부분이더라고요. 순위권에서 크게 선방했다는 것과 한국이 아닌 외국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을 하시나요?좋죠. 간단히 이야기하면 좋고. 저도 사실 운에 얻어 걸린 거라. 요즘에 케이팝 붐이 유럽에서도 크고. 그 와중에 제가 어떻게 얻어 걸린 건지는 모르겠는데 (웃음) 얻어걸리니까 저처럼 인디씬에 있는 사람들도 앨범을 판매해서 큰 수익을 내고 이런 걸 떠나서 일단 한 사람이라도 더 제 곡을 좋아해주고 듣고 하면 좋은 건데 그걸 또 언어도 안 통하는 외국인들이 좋아해준다니까 기분은 더 좋죠. 좋기도 하고 더 많은 기회가 열려있는 그런 느낌이라 더 힘이 나기도 하죠. 그 이후로 활동에서 많이 변화된 것이 있나요?어...... 크게 없어요. (웃음) 페이스북으로 그쪽 팬들한테 연락 많이 오고, 쪽지오고 ‘음악 좋다.’ 이런 이야기 듣고. ‘음악 더 열심히 해야겠구나.’ 이런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 외에는 크게 활동에 변화 된 것은 없어요. 독일에서 한두 차례 미니 콘서트 형식으로 해볼 수 있느냐는 요청이 왔는데 저 혼자 그걸 할 만한 사람은 아니고 그래서 미뤄놓기는 했거든요. 곡수도 아직은 적기도 하고. 그런 것 이외에는 크게 달라진 건 없는 것 같아요. 페이스북이랑 팬 사이트 가보았는데 굉장히 많이 올라와있더라고요. 페이스북 리플 달리는 것만 보아도 영어가 더 많이 보이고요. 그런데 그걸 실감하실 정도로 많이 왔나요?네, 앨범내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팬레터랑 팬 선물 이런 것들을 처음 받아봤어요. 독일 이쪽이 유럽권이라 독일뿐만 아니고 그 옆에 루마니아도 케이팝이 열풍이긴 한가 봐요. 루마니아, 헝가리 사람들이 팬레터 이런 것들을 보내오는데 받고 보니까 실감을 하겠더라고요. (웃음) 물 건너서네, 신기하더라고요. 쿠키에서 이름 써서 보내고 열쇠고리 만들어서 보내주고 (웃음) 기분은 좋더라고요. ‘폐쇄적인 한국의 음악시장에 대해 아쉽다’라는 인터뷰를 읽었는데 리본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음악시장의 모습은?우리나라와 같은 경우는 너무 트렌드가 한쪽으로 편향되어 있잖아요. 예를 들어서 ‘요즘 댄스 여자 그룹이 우세다.’ 그러면 사람들이 다 그런 음악만 듣고. 그래도 이전에는 락씬, 힙합씬도 크고 그랬던 것 같은데 요즘에는 그런 경계선 자체가 없어진 것 같아서. 제가 일본을 가장 부러워하는 이유가 마니아층이 굉장히 두텁잖아요. 장르가 굉장히 다양하고 그 장르 층 안에 있는 마니아가 너무 쫀득쫀득하고 딴딴하게 뭉쳐져 있다고 해야 하나? 그 사람들은 정말 그 음악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자신있어하고 좋아한다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들이기도 하고 공연도 그만큼 가고 이런 모습들이 많이 부럽죠. 우리나라는 ‘음악 불법 유출돼서 사고 안 듣는다.’ 이런 개념을 떠나서 공연 자체도 잘 안가고 또 공연 자체도 별로 없고요. 인디씬도, 홍대클럽씬도 무너지고 했으니까. 그런 것들이 좀 아쉽죠. 공연자체도 별로 없고 공연을 열어도 볼 사람들도 별로 없는 것이 좀 아쉬운 것 같아요. 마니아층이 없어진 것. 제가 기억하기로는 90년도 후반까지만 해도 힙합클럽, 락 클럽도 굉장히 많았는데 지금은 거의 없어졌죠. 그런 게 점점 더 없어진다는 것 자체도 그렇고 기분이 별로 안 좋고 안타깝기도 하고 그래요. 전곡을 프로듀싱하고 작사, 작곡까지 모두 하셨는데 장단점이 있을 것 같아요. 이런 건 좋다든지 이런 부분은 한계가 있다든지.아무래도 좀 뭐라고 해야 할까. 작업을 하다보면 너무 제 스타일에 빠져 들어가는 그런 부분들이 아무래도 없지 않아 있겠죠. 매너리즘.그렇죠. 그런 것들 말고는 어차피 제가 대중음악으로 대중들에게 좋은 음악을 들려주겠다고 했던 부분들이 이 앨범에서는 아니었기 때문에 그런 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편곡적인 부분에서 몇몇 실력 좋은 분들이 도와주셨고 연주 부분에서도 세션하시는 분들도 도와주고 그러셔서 큰 문제는 없었던 것 같아요. 가수로서, 작곡가로서, 이런 장르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가 있다면.있어 보이니까? 남들이 안하면 있어 보이니까? (웃음) 농담이고, 제가 어렸을 때부터 힙합도 좋아하고 알앤비도 좋아하고 이런저런 다양한 장르들을 좋아하다보니까 각 장르마다 제가 특별히 좋아했던 포인트들을 하나씩 뽑아서 저만의 색깔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것들을 추구하는 편이었죠. 지금도 그렇기도 하고요. 이번 것은 EP잖아요. LP로 나올 앨범은 어떤 앨범이 될까요.아마 지난 EP에서 반응이 좋았던 두, 세곡 정도 뽑아서 넣고 해서 내년 봄쯤에 정규앨범을 내려고 생각하고 있는데. 지금도 계속 작업을 하고 있지만 그 곡들이랑 크게 이질감이 느껴지는 곡들은 아닐 것 같아요. 타이틀이나 대중성을 바라보고 하는 것 외에는 아마 큰 변화는 없을 겁니다. 장르적으로써그렇죠. 사실 저는 장르라는 말이 난해해요. 장르라는 것이 선을 그어버리면 장르가 되는 거잖아요. ‘제 앨범은 알앤비입니다.’ 그러면 알앤비가 되는 거고. 평론가들이 이건 알앤비가 아니라고 해도 제가 알앤비라고 하면 그냥 알앤비인 거니까. (웃음) 사실 웃긴 말인데웃기죠. 빨간색인 것 같기도 하고 주황색 같기도 한 모호한 색깔들이 있는데 그걸 무슨 색이라고 딱히 단정 짓는 다는 것이. 명명을 해버리면 그만인 거니까. 저는 그게 이해도 안가고 난해해요. 선뜻 대답하기가. 그 말이 공감이 가는 것이 TV에 나와서 자기 앨범 소개하는 대중가수들을 보면 ‘알엔비소울힙합’이라고 하는데.남이 듣기에는 ‘이건 알앤비가 아닌데’ 이렇게 느끼면 그건 알앤비가 아닌 거고. 또 앨범을 낼 때 장르를 기입하는 곳이 있어요. 저는 그게 되게 어렵더라고요. 가요의 테두리 안에 있기는 한데 가요라고 하기에는 너무 무거운 것 같고 알앤비라고 하기에는 깊이가 없기도 하고 그런 것들이요. (웃음) 그런데 곡들을 들어보면 베이스 라인에 중점을 둔 것 같은데, 고음의 보컬과 밸런스를 맞추기 위함인지?개인적으로 곡에서는 어떤 곡이든 리듬과 베이스가 기본이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 갑자기 박지성 말투가 (웃음) 그래서 저는 베이스에 신경을 많이 써요. 베이스가 딱히 튀지 않으면서도 곡을 받쳐주는 그런 역할이라. 기본이 되는 건 좀 신경을 써야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리본의 기본은 베이스다.그렇죠. 리듬하고 베이스. 개별적인 곡 작업을 하면서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은 어떤 부분일까요. 개인적인 성향이 들어나는 부분은. 예를 들면 사운드, 코러스 배치, 편곡 등에 있어서.제가 곡을 쓸 때 항상 신경 쓰는 부분이 남이 좋고 나쁜 걸 떠나서 일단은 제가 좋아야 되는 것. 제가 안 좋으면 작업하다가도 스트레스 받고 그 곡의 느낌에 몰입이 안 되기 때문에 철저히 배제를 하고요. 곡 작업 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멜로디라인과 코러스.’ 저는 코러스가 편곡을 하는 부분에 있어서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악기들을 많이 채워 넣는 것에 신경을 안 쓰고 대신에 그 부분 요소요소를 코러스로 채워주는 것이, 아무래도 사람목소리니까 사람들이 듣기에도 기계적인소리보다는 사람목소리가 듣기에 좋고 무난하거든요. 편하고. 그래서 웬만하면 목소리를 채워 넣으려고 하죠. 다른 악기를 채워 넣기보다 사람목소리를 악기로.그렇죠. 지난앨범에는 많이 들어가지는 않았는데 제가 항상 작업할 때는 악기처럼 코러스 쌓기를 해요. 그것 외에는 딱히 저만의 독특한 방식, 이런 것은 없는 것 같아요 좋은 결과물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계속 듣는 거죠. 작업해놓고 계속 듣다가. 이게 웃긴 게 음악작업을 할 때는 완전 거기에 빠져 있어서 객관적으로 좋은지 나쁜지를 잘 판단이 안서요. ‘야, 이건 진짜 대박이야. 이건 다 끝났어.’ 이러고 작업하다가 어디 한두 시간 밖에 나갔다가 오고 하룻밤 지나서 아침에 딱 들어보면 ‘이건, 뭐지?’ (웃음) 이렇거든요. 모니터를 많이 해야 하는 것 같아요. 거기서 수정해야 할 부분들은 또 수정을 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좋게 만드는 거겠죠. 모니터링도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잖아요. 리본님께서 하시는 모니터링 방법은 뭐가 있나요.그냥 들어요. 그냥 듣고 술 한 잔 먹고 듣고, 또 듣고, 계속 듣는 것 밖에 없는 거 같아요. 어떻게 듣느냐고 이야기하기 전에 엠시스퀘어 듣듯이 계속 듣다가 분석을 할 때는 악기들 간의 배음......이라고 말하면 있어 보이나? (웃음) 배음들, 그런 것도 신경 쓰고 튀는 부분들이 있나 없나. 이건 내가 의도 했던 방향인가, 이런 부분들이 덜 예쁜가, 예쁜가. 계속 바꿔가면서 듣는 거죠. 악기들이나 멜로디나 그런 것들을요. 뮤지션으로써 음악을 하기위해 포기하는 부분들이 있을 텐데.돈이죠. (웃음) 다 마찬가지잖아요. 돈이죠. 뮤지션으로 포기해야 될 것... 사회적 지위? 어머니, 아버지에게 고개를 빳빳이 못 든다는 점. 집안의 반대는 없으셨어요?저희 부모님께서는 크게 반대하는 것이 없으셨어요. 다행이 제가 행복하게 살길 바라시는 분들이라. 먹고 싶은 거 조금 덜 먹고, 쓰고 싶은 거 덜 쓰고, ‘네가 하고 싶은 거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사는 것이 좋지 않냐.’ 이런 분들이라 그런 부분은 없고. 돈이 제일 문제인 것 같아요. 주변의 시선들도 있잖아요.시선이요? 그냥 그거죠. 나이 있으신 분들은 ‘음악을 한다.’고 그러면 ‘어, 그러냐?‘ ’신기하다‘고 표면적으로는 말씀을 하시는데 돌아서서는 결국 뭐 딴따라네 그러지 않을까요? 그러실 것 같아요. 또 그 이외의 시선들은 뭐 없죠. ’음악? 뭐 신기하네.‘... 뭐 주변에 음악 하는 사람이 있네. 이런 것들? (웃음) 한국에서 알앤비. 아까 장르적인 구분에 대해서 (모호하다) 말씀하셨지만 장르적인 면이 아니더라도 뮤지션으로서의 본인의 포지션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을 하는지.포지션이요? 어떤 포지션을 말씀하시는 걸까요. 작곡가로써의 포지션인가 아니면 자수로써의 포지션인가. 모든 걸 다 하시잖아요. 그런 전반적인 부분에서 말씀을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제가 질문을 정확히 이해했는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지금 현재로서 저는 제가 즐기고자 하고 싶은 걸 하는 걸 하는 의도가 제일 커서. 물론 작사는 작사를 잘 하시는 분들이 훨씬 잘하시겠지만 제가 스토리텔링을 하고 싶은 부분들은 제가 직접 쓰는 것이 아무래도 곡을 쓰는 입장으로써, 제가 쓴 곡에 이런 느낌을 전달하고 싶다는 건 제가 제일 잘 알잖아요. 그래서 그런 가사들을 제가 쓰는 게 맞는 것 같기도 하고. 노래는 모르겠어요. 저는 언제든지 제가 좋아하는 (노래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스타일을 가진 분이 저와 같이 작업을 하겠다고 하면 언제든지 함께 할 생각이 있고, 그런 분들을 찾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고요. 곡적인 부분은... 제가 편곡적인 부분은 솔직히 저보다 더 잘 하시는 분들이 훨씬 많아서 스타일만 맞으면 다른 분이 편곡한 것을 가지고 멜로디메이킹을 해서 한다든지 하는 부분은 상관없을 것 같아요. 그런데 멜로디는 곡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제가 꼭 해야 한다는 생각은 있어요. 한국의 알앤비 뮤지션들의 경우에 힙합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많이 하잖아요.그렇죠. 그런데 한국에 알앤비 아티스트가 누가 있죠? (웃음) 잘 모르겠어요. 알앤비 한다고 했다가 가요로 바뀌어 버리지를 않나. 대부분 그렇잖아요. 누가 있을까요. 음... 진보? 진보나 디즈(Deez). 그런 분들?그런 분들 좋죠. 사실 제가 몰라서 그렇지 여러 곳에 많이 있을 것 같기는 하네요. 그런데 리본님 같은 경우에는 EP가 첫 앨범이기 때문에 (랩 피쳐링이 없었던 것) 그런 건지. 다른 분들의 경우에는 앨범의 피쳐링을 많이 쓰는 경우가 많은데제 앨범에도 유명하신 분들은 아니지만 여자 두 분이 피쳐링을 하기는 했는데 보통 알앤비는 랩 하시는 분들이 피쳐링을 많이 하잖아요. 저도 지금 작업하고 있는 곡들에 랩 피쳐링 하실 분들, 저하고 맞는 사람들을 계속 찾아보고 있기는 하거든요. 그걸 굳이 안한다. 이런 건 없는 거예요. 그 곡에 랩이 어울리면 하는 거고 랩 하시는 분이 어울리는 성향을 가지신 분이면 하게 되는 거고. 좋죠.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면 좋은 것 같아요. 같이 하고 싶은 랩퍼나 프로듀서가 있는지그런 분들은 아직 딱히... 모르겠어요.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을 가진...... 작곡가들은 몇몇이 있어요. 다이나믹 듀오 편곡하시는 분, 제가 성함은 정확히 모르는데 곡 성향만 들어보면 그런 분들? 버벌진트 편곡하시는 분이 어떤 분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분들이랑 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제가 또 그런 음악을 좋아하기도 하고 싶어 하기도 하고. 소속사가... 소속사라고 하기는 좀 그런가. 레이블이1인 레이블이에요. (웃음) 아직까지는 멜로딥레코드. 멜로딥레코드의 활동과 방향에 대해서 말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원래의 계획은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같이 제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들, 마음 맞는 분들과 지속적으로 앨범 발매를 하려는 것이 목표였고 지금도 그렇고요. 남들하고 다름이라고 하긴 뭐하지만 남들이 잘 안하는 것들을 하는 앨범들을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그런 분들도 많이 찾고 있고. 음악활동을 통해 얻고 싶은 최종적인 목표는 뭘까요.최종적인 목표요. 되게 이상적인 건데 조금 부족하고 많이 부족해도 되는데 어느 정도의 적당한 수익? 이건 기본 베이스고. 없어선 안 될 부분이니까요. 그리고 제가 앨범을 내면 지속적으로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고 대다수가 아니더라도 마니아층에서는 ‘이런 애가 있구나.’, ‘이런 애가 이런 음악 하는구나.’ 이런 정도까지만 되었으면 좋겠어요. 한 열 명 잡아서 ‘얘 아냐?’고 물어봤을 때 세 명 정도. ‘걔 음악은 들어봤어. 제목은 뭔지 모르겠는데 이런 곡 아닌가?’ 이정도. 대박이 나서 알려질 정도를 바라지는 않고. 조용히 하고 싶은 걸 하는 거. 프로듀싱과 보컬 중 하나만 택하라면?프로듀싱이요. 저는 노래에 자신도 없고. 노래가 어렵더라고요. (웃음) 음악을 하기 전 듣던 음악과, 음악을 시작한 이후 듣던 음악에 차이가 있나요?하고나서는 폭이 다양해졌어요. 예전에는 힙합, 알앤비, 흑인음악만 계속 들었거든요. 재즈쪽은 안 좋아 했는데 하고나서는 재즈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일렉트로닉도. 장르 구분 없이 다 좋아하게 되는 것 같아요. 댄스 빼고. 한국 댄스 빼고. 뽕땐쓰그런데 그것도 일종의 장르니까. 최근에 듣는 음악이 있으신가요?요즘에 제가 (듣는 건) 키치포레스트에도 추천한다고 올렸는데 ‘트리오 센스(Triosence)’라는 독일 뮤지션. 퓨전재즈거든요. 그 사람들 앨범 계속 듣고 있고 일렉트로닉쪽도 스크릴렉스(skrillex)... 군단이라고 해야 되나요? 그 군단 안에 마데온(Madeon)이라고 비트포트(beatport)에서 되게 유명한 친구들 것을 계속 듣고 있어요. 그쪽 방향으로도 해보면 좋을 것 같아서. 그거 이외에는 맨날 듣던 것들, 좋아하는 뮤지션들 신보 나오면 또 듣고. 요즘은 좋은 음악을 접하기가 힘들어서. 더 쉽나요? 유튜브만 찾으면 나오니까? (웃음) 그러네요. 제가 게을러서 그런 가보다 (웃음) 다음 앨범은 어떤 앨범이 될 것 같아요? 홍보 형식으로 자신의 앨범을 소개한다면?글쎄요. 막상 해보려니까 어렵네요. 그냥 가볍지 않은 음악? 음악에도 무게가 있다고 치면 가벼운 것이 쌈마이 음악 이런 걸 떠나서 조금 밝은 음악과 어두운 음악의 그 사이정도요. 모호한 음악. 비 올 때 들으면 좋고 찝찝할 때 들으면 괜찮은 것들. 그런 것들을 만들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아직 어떤 곡을 앨범에 넣을지 결정이 안 난 상태라. 아직은 모르겠네요. 곡도 더 써야 되고. 독일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웃음) 계속 꾸준히 찾고 들어주시고. 독일 팬들에게만 이야기한다기보다 유럽에 있는 케이팝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싶다기보다) 바라는 것이 한국음악을 좋아하는 것이 너무 아이돌에만 편협 되어있는 걸 떠나서 한국의 음악씬 전체를 좋아해주었으면 좋겠고 이번 한 시즌에만 국한 된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심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제 팬들만 봐도 아이돌음악만 좋아하는 부류가 있는 반면에 한국의 인디음악을 찾아듣는 경우도 많더라고요. 그런 것을 보면 조금은 희망적이긴 해요. ‘10센치’ 음악도 좋다고 하는 경우도 있는걸 보면 이 사람들이 단기적으로 짧게 케이팝을 붐처럼 좋아하는 것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희망적이죠. 음악 하는 사람들에게는. 길도 열려있는 거고. 길이 열렸으니까 드리는 말인데, 이런 길을 원하는 뮤지션들....지망생들이겠죠. 뮤지션분들은 이미 저보다 더 많은 걸 알고 계실 테니까. 그 지망생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뭐가 있을까요.제가 되게 안타깝게 생각하는 부분이. 저도 그랬고 지금도 어쩔 때는 그렇지만 장비에 되게... 음악 하는 친구들이, ‘이 장비 아니면 안 돼.’ 정작 음악 하는 시간보다 장비는 뭐가 더 좋고 뭐가 더 좋고 이런 걸 찾는 시간에 자기시간을 할애하는 게 너무 많은 것 같아요. 커뮤니티를 가도 그렇고. 그런데 그런 걸 떠나서 사실 컴퓨터하나, 오디오카드 하나, 마우스 하나만 있으면 되거든요. 저도 EP 작업을 마우스로 했거든요. 건반이 없어도 작업은 할 수 있으니까. 장비가 없어서 못한다느니 이런 생각들을 좀 버리고, 작업을 해야겠다고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많으면 많을수록, 또 내가 작업을 많이 하면 할수록 공부하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은 효과가 나오는 것 같아요. 하나라도 곡을 더 써봐야지.인터넷을 다 끊어버려야 해요. 일단. (일동웃음) 작업하다가 안 된다 싶으면 페이스북 보고 있고 장비 찾고 있고 이게 문제인 것 같아요. 작업하는 시간을 최대한 늘리고 진짜 음악을 하겠다는 기본적인 취지들을 잘 가지고 가면은 실력도 늘고 ‘나는 왜 안 될까요?’, ‘문제가 뭘까요.’ 이런 부분들이 결국에는 자기가 곡을 써보고 또 그걸 똑같이 해보려고 하면 다 되더라고요. 저도 지금 그렇게 해서 계속 공부하는 중이기도 하고… 지금 음악을 시작하려는 어린친구들이 제일 많이 고민을 하는 게 ‘음악을 해서 벌어먹고 살 수 있을까?’, ‘이걸 직업으로 삼을 수 있을까?’ 이런 것들이 되게 많은데 제가 보았을 때는 그걸 생각하면 음악을 못 하는 거 같아요. 돈을 벌려고 하면 일단 기본적으로 돈에 쫓기다 보니까 마음에 여유도 없어지고 돈을 바라고 쓰는 곡들이 대부분이라 자기 개발도 안 되는 것 같고 돈을 떠나서 음악을 하고 싶다는 열정을 끝까지 가지고가야 나중에 자신의 실력이 그만큼 쌓아지면, (운도 운이겠지만) 언젠가는 그 보답이 오지 않을까. 저도 지금 그걸 바라고 계속 하고 있는 거고. (웃음) 마지막 질문을 제가 아닌 리본님께서 하나 해주시죠. 독자들에게항상 머릿속에서 곡을 작업을 하면서 계속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것이 대체 좋은 음악이 뭐고, 싼 음악이 뭐고, 짜치지 않은 음악이 뭘까. 이 멜로디는 너무 짜치나? 아닌가? 이런 고민들을 하거든요. 대체 그게 뭘까. 그게 궁금해요. 천명이 이 곡을 구리다고 해도 ‘한명이 좋은 것 같아.’ 이야기하면 그게 좋은 건가. 아니면 ‘넌 듣는 귀가 없는 거야.’ 라고 이야기해버리면 안 좋은 곡이 되는 건가. 사실 구분을 짓는다는 것이 바보 같은 짓이기는 한데, 제 스스로에게도 항상 던지는 질문이거든요. 대체 좋은 음악이란 뭘까? 평생 가도 답이 안 나올 질문인 것 같은데 (웃음)정답이 없는 것 같아요. 바보 같은 질문이기도 하고. 제일 궁극적인 질문이기도 한 것 같아요.그것도 있어요. 음악 하는 사람들이랑 만났을 때 이야기하면 대립이 되는 것이 남이 좋아하는 음악을 해야 맞는 것이냐,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해야 맞는 거냐. 저는 일단 내가 좋아야 남이 좋든 안 좋든, ‘내가 안 좋은데 어떻게 남에게 그걸 들려주느냐’는 입장이고 또 저와 대립되는 분들의 이야기는 ‘네가 좋든 말든 일단 대중이 좋은, 남들이 음악을 들었을 때 좋다’는 소리를 들으려고 너도 만드는 것 아니냐. ‘이 음악 좋네요.’ 이 소리를 듣기 위해서 음악을 하는 건데 보람도 느끼고. 그게 맞는 거냐. 이게 되게 어려운 것 같아요. 내가 좋아하는 음악과 남들이 좋아하는 음악의 사이. 그걸 맞추는 것이 제일 어렵겠죠. 아직도 모르겠기도 하고 뭐가 맞는 걸까요.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해야 된다고 하면 돌아오는 대답이 항상 똑같아요. 그러면 넌 평생 골방에서 썩어가면서 하고 싶은 음악하게 되는 거야. 이렇게 되는 거고. 이게 어려워요. 아까 장비 말씀을 하실 때 잠깐 든 생각이 뭐였냐면 신중현 선생님 자서전에 보면 이런 이야기가 있더라고요. “네 손이 팬더여야지. 네 기타가 펜더여서 무슨 소용이냐.”돼지 목에 진주목걸이라고 보통 이야기들을 하죠. 그런데 그게 시작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저도 그랬지만) 생각해 보면 ‘나는 저 장비가 없어서 안 되는 거야,’ 저것만 있으면 진짜 잘 할 것 같은 생각을 분명히 하거든요. 음향적으로 가다보면 ‘나는 다이나믹 마이크라서 소리가 저렇게 안 나와. 콘덴서를 사야해.’ ‘콘덴서 가성비 좋은 것이 뭐가 있지?’ 막 찾아보고 그런데. 그것도 물론 틀리지는 않은 것 같은데 그 시간을 너무 많이 할애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사실 음악을 하는 거지 내가 장비를 가지고 퍼포먼스를 하려는 것도 아니잖아요. 작곡가는 작곡가답게 곡을 열심히 쓰고 나머지 부분들은 믹싱 엔지니어분들이나 마스터링 엔지니어분들에게 넘기는 것이 맞다 봐요 저는. 중요한 건 음악이니까.그렇죠. 그 이야기를 진짜 하고 싶었어요. 옛날부터. 작곡가가 어느 선까지 배워야 되냐. 내가 듣기 좋을 만큼 믹스는 할 수 있어야 된다. 반면에 작곡가는 곡 열심히 쓰고 어차피 기본적인 소리들은 다 고만고만하니까. 곡만 잘 쓰면 되지 않냐. 그런데 요즘에는 그 추세가 많이 바뀌는 것이 그래도 어느 정도 믹싱 스킬이 있어야 내가 원하는 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사람들도 있고 그래서 저는 그 부분도 나중에 기회가 되면 많은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신가요?‘음악이 좋네, 안 좋네.‘ 욕하는 것도 저는 모두 관심이라고 보기 때문에 그런 관심을 좀 더 많이, 한 번씩 음악을 찾아서 들어봐 주시고 뉴스를 보거나 멜론이나 음원사이트를 보다가 리본(Re-Born) 이름이 있으면 한 번 클릭해주셨으면. 그렇게 한 번 듣다가 구리면 그냥 끄면 되는 거니까. (웃음) [ 인터뷰+편집: 김경현 / 인터뷰+녹취 김지철 / 자료 제공 / 멜로딥레코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