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링다이스 인터뷰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에 나름의 선정기준을 정했다. 정책에 크게 휘둘리지 않고 정책이 없더라도 계속 할 수 있는, [롤링다이스]는 협동조합 정책이 생기기도 전에 자발적으로 모인 전자책협동조합이다. 이하는 제현주 이사장과 이한나 조합원과의 인터뷰이다. 2014년 4월 인터뷰인터뷰 김경현, 정지원 2009년에 철학모임으로 시작하셨다고 들었다.제현주 이사장(이하 제) - 사회적경제센터와 서울시청에서 공동주최했던 협동조합 콘서트의 지식미디어협동조합편에 나갔었다. 다른 지식미디어 협동조합과 함께 돌아가면서 발표를 할 때도 ‘어떻게 생겼나?’에 대해 이야기를 했지만, 아마 협동조합 롤링다이스가 다른 협동조합과 다른 면이 있다면 ‘사람이 먼저 있었다.’는 것 같다. ‘문제의식이라든가, 무엇을 해야겠다.‘는 아이디어를 하려고 하는 ’일이 있고 사람을 모은 것이 아니라 사람이 먼저‘ 있었고, 이 사람과 무엇을 할까 해서 한 것이 [롤링다이스]다.처음에는 철학세미나, 철학책을 같이 읽는 사람들이 있었다. 2009년 가을 즈음에 시작을 했고, 1년 반에서 2년 정도 그렇게 공부를 했다. 주제를 철학에서 다른 주제로 확장하면서 사람들을 조금 더 모았고 그래서 갖추어진 인원이 지금의 인원이다. 공부를 2년 반 정도 하다보니까 마음이 잘 맞아졌는데 철학공부, 정치, 경제 공부를 하니까 그게 사실은 세계관이랄까 가치관을 많이 담지 않나. 서로 어떤 책을 좋아하는지 이야기를 하면서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코드가 형성이 된 것 같다.마음이 잘 맞아서 제안했던 것은 ‘공부만 할 것이 아니라 다른 것도 같이, 일 같은 것을 해보자.’였다. ’일 같은 것‘이라고 표현하는 이유은 다들 일을 하고, 회사를 다 다니고 있고. 물론 그때 당시에는 백수도 있었지만 대부분 다 자기의 생업이 있었다. 공통적으로 세미나를 하면서 안 것은 직장에서 해소되지 않는 즐거운 일에 대한 욕구가 있다는 것이었다. 그걸 ’모여서 해소를 해보자.‘는 생각으로 ’협동조합을 만들자.‘ 제안했다. 구성원들도 일단 책과 관련된 일들을 하는 분들이 많았고. 예를 들면 어떤 일들이었나?제 - 출판사 직원, 마케터, 편집자, 전직 출판사 직원. 나는 그때 당시에 번역가이면서 출판 기획자 일을 하고 있었다. 3분의 2정도가 그러했고 IT관련 종사자들과 대학생도 한 명 있었다. 그 조합으로 나올 수 있는 것이 전자책 출판이었다. 전자책 출판을 하면 자본의 부담 없이 조금 실험적인 정신을 유지하면서 일을 시작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롤링다이스]를 차리게 되었다. 그때는 기본법 시행되기 전이었는데 당시 같이 책을 읽으면서 협동조합 관련된 공부를 많이 했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협동조합이 아니더라도 협동조합의 정신에 입각해서 우리가 이걸 공동사업을 만들어보자면서 시작했다. 지금은 기본법 시행되고 난 다음에 정식 협동조합으로 설립을 한 거다. 협동조합에 대한 책들을 읽었다고 했는데 어떤 책들을 읽었나?제 - 당시에 읽었던 책은 <협동조합으로 기업하라>를 읽었다. 관련되어서 협동조합은 아니지만, 직원들이 소유한 직원소유제의 기업에 대한 책 <가슴 뛰는 회사>도 같이 읽었고 <기업은 누구의 것인가>, 프로포트킨의 <만물은 서로 돕는다>. 그쪽에 관련된 계보의 책들을 여럿 읽으면서 소유와 노동이 일치하는 것이 더 중점이었던 것 같다. 협동조합, 노동자협동조합이라는 것이 그걸 가장 잘 담아낼 수 있는 그릇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롤링다이스]에게 중요했던 것은 ‘우리가 일하는 일터를 우리가 직접 소유하고, 일하는 사람과 주인 되는 사람이 일치하는 구조 안에서 일을 하자. 그리고 민주적으로 운영이 되도록 하자.’였다. 조금 더 나아가면, 지금의 규모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1인 1표도 아닌 합의제이다. 반대하는 사람이 있으면 안 한다.이한나(이하 이) - [롤링다이스]가 처음부터 협동조합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정치경제 공부를 하면서 금융사나 자본주의의 문제점, 대안경제 같은 방향으로 흘러가다 보니까 협동조합으로 가게 된 거다. 언니가 주로 어떤 책을 해보자고 제안하셨는데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되었다. 목적성을 가지고 협동조합에는 이런 것이 있으니까 해보자고 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공부를 하는 중에 그것이 자연스럽게 우리한테 받아들여졌던 것 같다. 지금 협동조합들의 사례들을 보면 일부러 교육을 하고 협동조합의 원칙을 외우게 하는데 우리는 그게 자연스럽게 되었다는 것이 참 좋다.친해졌다고 마음이 맞아졌다고 말씀하셨지만 마음이 맞는 것도 사실 일반 사람들끼리 마음을 맞추어가는 방식은 서로에 대해서 얼마나 많이 알고 있고 자주 만나고 혹은 공통 관심사가 있는 것 등으로 많이 마음을 맞추어 가는데 우리는 정말 순수하게 공부를 하면서 생각을 맞추어 가는 것 외에는 서로 잘 모른다. (웃음) 그걸 떠나면 할 이야기가 별로 없고 그럴 정도로. 그런 상태에서 협동조합을 해보자고 했을 때 나는 ‘이게 가능할까?’라는 의심이 조금 있었는데 정말 재미있는 것은 거기에 있던 사람들 다 그걸 한 다고 하는 거였다.제- 제안을 했던 사람으로서는 놀라운 순간이었다. 당시 공부를 하고 있던 아홉 명(현재는 개인 사정으로 인해 여덟 명)에게 제안을 했을 때 ‘다섯 명 정도 한다고 하지 않을까. 다섯 명이면 할 수 있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한 분도 빠짐없이 다 같이 하겠다고 그러더라. 신기했다.이 - 출자금이 백만 원이었다. 그런데 다들 선뜻 백만 원을.제 - 돈도 돈이고. 돈도 투자지만 시간도 큰 투자이지 않나. 일종의 동업인데. 그래서 처음에 시작할 때, 아예 “우리 2년 동안 이거 다 털어먹고 할 수 있는, 해볼 수 있는, 여행을 한 번 다녀왔다고 생각하고 2년 정도 시간을 두고, 이 돈으로 어디가서 노는 대신 창조적인 일을 생각한다고 해보고 일을 해보자.”라고 생각을 하고 시작했었다. [롤링다이스] 홈페이지의 ‘조합원의 조건’이 인상적이었다. ‘일해야 합니다. 공부해야 합니다.‘ (웃음) 사실 협동조합도 그렇고 일반 회사도 그렇고 ’내가 안 해도 다른 사람이 하니까.‘라는 생각을 많이 하지 않나. [롤링다이스]는 조합원의 조건을 어떻게 지켜가는가.제 - 딱히 조건을 어떻게 지키는지, 시스템적으로 무엇이 있다기보다, 신기한 것은 다들 이 일을 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그런데 다들 생업이 있으니 계속 모두가 다 동일하게 일을 하지는 못한다. 일이라는 것이 회사를 다니면 회사일이 바빴다가 한가롭다가 하는데, 그러면 시간이 조금 날 때는 [롤링다이스] 일을 많이 할 수도 있고 회사일이 너무 바쁘면 [롤링다이스] 일을 열심히 못 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제까지 해보니까 어떤 한 특정 순간에 꼭 백수가 한 명씩은 있다. (웃음) 아홉 명, 여덟 명이면 돌아가면서 이직을 하는데 한두 달씩 쉬는 기간이 있다. 그러면 그때 딱 잡아다가 [롤링다이스]에. (웃음)내가 모든 인터뷰에서 했던 이야기인데 [롤링다이스]의 지속가능성의 핵심은 ‘롤링다이스의 일이 재미있어야 한다.’이다. 누구에게도 의무는 없다. 우리가 월급을 주는 체제도 아니고 번 돈을 그냥 나누는 체제이기 때문에 누가 일을 안 한다고 해서 그 사람의 팔목을 비틀어서 일을 하게 만드는 경우는 전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모두에게 일이 재미있든 아니면 보람이 있든, 의미가 있든. 뭔가 해야 될 동기가 있어야 하는 거지. 구조적으로 그걸 의무화 하는 방법은 전혀 없다. 의무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동기를 부여하는 것 같다.그렇다. 항상 하는 말이지만 [롤링다이스]의 지속가능성은 재미에서 온다. 우리 사업 모델은 지금 현재로서 고정비가 하나도 없다. 사무실이 일단 없고 모든 업무가 인하우스에서 다 처리가 된다. 외주로 나가는 일이 없이 내부에서 다 처리를 하니까 우리가 쓰는 비용이라고는 모여서 먹는 비용 말고는 없고 (웃음) 그렇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는 모두가 다 일할 동기가 있어서 일이 재미있기만 하면 돈을 얼마를 벌던 간에 이 비즈니스는 지속가능한 거다.우리가 보통 일반적으로는 주중에 회사에 나가서 돈을 벌고 주말에 돈을 쓰는데, 우리가 [롤링다이스] 일을 하면 돈을 쓰는 대신 돈을 조금이라도 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소유 수익은 우리의 번 돈과 [롤링다이스]가 아니었으면 썼을 돈이라고 생각하는 거다. 왜냐하면 그만큼의 재미가 있기만 하다면 똑같은 재미를 얻는데 어디서 그 소비를 해서 재미를 얻어야 하고 여기서는 조금이라도 돈을 벌면서 재미를 얻는다면. 그건 어떻게 보면 비자본주의적 셈법이겠지만 나는 그게 합리적인 셈법이라고 생각한다.왜냐면 나에게 경제적 임펙트를 따졌을 때는 분명히. 게다가 어떤 면에 있어서는 일의 경험이라는 것은 일종의 교육이 되기 때문에. 나는 [롤링다이스]를 통해서 재미있어야 하고 두 번째는 배우는 것이 있으면 좋다고 생각한다. 그 두 가지가 된다고 생각을 하면 실제 우리의 소위 재무제표에 얼마의 금액이 찍히느냐는 상관없이 계속 지속가능한 모델이라고 보는 거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다른 욕심과 계획들이 있기는 하지만. 장기적인 계획과 욕심은 어떤 것인가?제 - 내부에서 이야기는 하지만 그건 앞서서 이야기 할 만 한 것은 아니다. 우리의 가장 중요한 정신은 ‘아님 말고, 안 되면 할 수 없지.’라고 생각하니까. 되면 되길 바라고 하지만 또 안 되면 할 수 없는 건데 그걸 외부적으로 선언할 만한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러면 또 짐이 되어서 돌아오니까. 어쨌든 그런 의미로 일을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새로운 프로젝트가 있다.‘, ’이번에 이 책을 낸다.‘고 하면 회의 때 아무도 안 하겠다고 하면 그냥 그 책은 못한다. 반드시 죽어도 해야 되는 것은 아니니까.그런 식으로 자연스럽게 돌아간다. 어떻게 일을 하게 만드느냐 보다는 다 일을 하러 온 사람들이라. 그래서 우리는 새로운 조합원을 뽑는 다는 말은 조금 그렇고 ‘조합원을 유치한다.‘ 웃긴 것이 “너 와서 일할래?”라고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그런데 그러려면 돈을 내야해.”라고 말한다. (웃음) ’돈을 줄 게 일을 하자‘가 아니라 ’돈을 내고 일을 하자.‘인 거다. 일을 하려면 조합원이 되어야 하고 그러려면 돈을 내야하니까. 우리는 되게 이상한 조직이라고 하면서도 어쨌든 유치를 하긴 했다. (웃음) 지금은 조합원이 몇 명인가?제 - 지금은 여덟 명인데, 아홉 명이었다가 두 분이 나가고 한 분이 들어왔다. 회의는 어떻게 하나, 일주일에 한 번씩 모이나?제 - 지금 같은 경우는 격주로 모인다. 주말에 모이는데 각각 맡은 팀이 있어서 계속 소통을 하면서 필요할 때 따로따로. 전부가 모이는 건 2주에 한 번씩 모이는데 그때그때 필요한 사람들이 모이고 통화하거나 온라인상으로도 일을 한다. 다 같이 모이는 것은 2주에 한 번씩 모인다.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회사의 구조인 것 같다. (웃음)제 - 그렇다. 그게 사실은 서로가 알아서 일을 할 거라는 믿음이 없이는 잘 돌아갈 수가 없다. 상하관계가 있다거나 누구는 책임을 져야 한다거나 그런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말 그대로 다들 자기가 알아서 하는 거다. 맡은 일에 대해서.이 - 재미있는 것은 이전에 인터뷰를 보면 알겠지만 모두가 자신이 일을 가장 적게 한다고 생각한다. 늘 서로에게 미안해하는 거다. ‘내가 일을 더 해야 되는데 미안해요.‘라는 생각이 들면서 참여를 하고 있으니까 아무도 “왜 넌 더 일을 안 해?”라는 말이 나올 일이 없다. 물론 그런 구조가 만들어지기까지는 분명히 어느 한 사람이 일을 많이 하고 있는 것이 맞다.제 - 다 같이 모여서 일을 안 하니까 서로 얼마나 일을 하고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사실 그걸 알고 있는 사람은 코디네이션을 하는 나밖에 없다. 그런데 이 모든 사람이 자기가 일을 제일 적게 한다고 생각한다. 일을 제일 많이 하는 친구조차도 자기가 일을 제일 조금한다고 생각하는 거다. “그러면 도대체 일은 누가 하고 있느냐.” (웃음) 우렁각시가 있나?이 - 그것이 되게 신기한 경험이었다. 조합원 중 내가 일을 제일 적게 하긴 한다. (웃음)제 - 그렇지 않다. (웃음) 모두 인격이 되는 것 같다. 서로를 배려하는 말아닌가.제 - 어떻게 보면 나는 일반적인 회사노동에 익숙해져 있어서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일 수도 있다. 절대적인 시간을 따졌을 때는 어쨌든 회사 일을 더 길게 하고, 짬이 났을 때 이 일을 하니까 자기가 언제나 더 해야 한다는 느낌이 드는 것일 수도 있는데. 나는 A라는 친구가 회사일로 되게 바쁜 것을 안다. 이 친구가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할 때, 본인이 하겠다고 하면 그 일이 그 친구에게 간다. 그러면 나는 그 친구가 너무 힘들까봐 굉장히 마음이 쓰인다. 잠 못 자고 일하고 그러면 ‘이게 뭐라고.’라는 생각이 들지 않나.그런데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 친구가 트위터에 “[롤링다이스] 일이 아니었으면 멘탈 헬스를 어쩔 뻔 했느냐.”라고 남겼다. 어떤 느낌이냐면 회사에서는 자기가 부속처럼 주어지는 일을 하는데 이 [롤링다이스] 일을 할 때는 자기가 주도적으로, 부품처럼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결정권을 가진 사람으로서 일을 하니까 오히려 여기서 받는 스트레스가 조금 상쇄된다는 말을 하더라. 그러면서 주중에 내내 야근하고 주말동안 원고를 보고 [롤링다이스] 일을 하면서 그게 자신의 자존감을 회복시켜주는 시간이라는 거다. 그래서 나 같은 경우는 내가 직장을 다니고 있지는 않으니까 그런 감각에 대해서는 딱히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그런 말을 들으니까 앞으로 일을 더 많이... (웃음) 나는 일을 코디네이션을 하는 입장에서 되게 뿌듯하다. 회사는 기계적인 것이 있지 않나. 내가 부품 같고 내가 없어도 기계는 돌아가는데. 지금 말한 것을 들어보았을 때 [롤링다이스]는 살아있는 생물체 같다는 생각이 든다.제 - 안 해도 되는 일을 하는 기분과 안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기분은 똑같은 일이라도 마음이 다르지 않나. 항상 어떤 일도 [롤링다이스]의 일은 본인이 오케이하지 않은 일이 떨어지는 경우는 없다. 자기가 못하겠다고 하는데 하라고 하는 일은 전혀 없으니 그게 큰 차이인 것 같다. 자기 결정권이 있는 상황이니까.이 - 회사는 상하로 내려오는 일이지 않나. 우리는 다 같이 만장일치라고 말했지만 제도적으로 만장일치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합의할만한 우리가 다 용인한만한 수준의 일. 우리가 우리의 생각과 다른 일은 하지 말자고 이야기하기 때문에 이 일이 내 일이라고 여기는 것 같다.제 - 왜냐면 진짜 안 팔릴 것 같은 책을 내기도 하기 때문에. 예를 들면?제 - 예를 어떻게 들겠나. 저자님도 계시고. (웃음) 그래도 우리가 내고 싶은 것은 낸다고 생각하니까. 일반적인 회사에서는 벌어지지 않는 일이다. 전자책과 종이책의 차이와 전자책 출판사와 종이책 출판사의 차이를 설명해줄 수 있나?제 - 전자책과 종이책의 차이라는 거야 뭐 원론적인 이야기겠지만 우리가 어떻게 전자책에 접근하는지를 말하면 될 것 같다. 나의 개인적인 의견일 수도 있는데, 말을 전자책이라고 하지 이게 종이책에 상응하는 전자 버전의 책을 만든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롤링다이스] 같은 경우는 특히나. 그런데 일반적인 출판사들은 종이책을 내고 그 책을 전자책으로 또 내니까 종이책, 전자책 이렇게 생각을 하겠지만 우리는 일단 전자책만을 내니까.물론 전자책을 내고 전자책의 기획을 가져가서 종이책으로 나오게 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건 조금 별도의 비즈니스 모델이고. 우리가 전자책 전문 출판사이기 때문에 종이책을 바라보는 시점의 생각으로 종이책에 상응하는 전자책을 낸다고 접근을 하지는 않는다.정말 말이 전자책이지 우리가 생각하는 뷰어환경, 사람들이 우리의 콘텐츠를 보는 환경이라든가 플랫폼을 그냥 감안한 콘텐츠를 만든다. 이것을 책이라고 이름 붙이지만 정말 제 3의 콘텐츠 인거다. 우리가 생각하는 개념은 그렇기 때문에 일단 분량도 일반적인 책보다 조금 가볍게 가져가고 사람들이 주로 전자책을 보는 환경이 이동 중이라든가, 남는 시간이라든가. 집중도가 높게, 조용히 책상에 앉아서 책을 볼 수 없는 시간에 많이 소비를 하는 것을 감안하고 그것에 맞추어서 콘셉트라든가 기획에 형식이나 문체 등을 감안해서 기획을 가져간다. 이것을 전자책 전문 출판사로서의 입장에서는 전자책과 종이책이 어떻게 다른가를 고민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 그렇게 생각을 해주시면 될 것 같다.우리가 많이 생각하는 것은 아무래도 종이책 출판사에서는 종이책의 물성이라는 것을 되게 중요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물리적인 것이 나오니까. 우리는 그것보다 사람에 포커스가 많이 되는 편인 것 같은데 우리가 상품을 떠올릴 때 종이책을 떠올리면 책을 떠올리지만 나 같은 경우는 전자책을 떠올리면 전자책을 읽고 있는 사람의 장면이 더 쉽게 떠오른다고 해야 될까. 그건 약간의 추상적인 느낌이지만 그래서 읽는 환경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종이책 같은 경우는 아마도 그런 부분이 조금 덜 할 것 같다. 내가 이 책을 낸다면 이 책을 이 사람이 어디서 어떻게 읽을까를 많이 고민하지는 않을 텐데 제 경우에 전자책을 기획한다고 하면 이 사람이 읽는 환경, 어떠한 상황에서 읽을까를 조금 더 많이 생각하게 된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조금 의미는 있지만 최대한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문턱이 조금 낮은 책을 만들려고 하는 생각이 있다. 똑같은 디바이스에서 경쟁해야하는 콘텐츠가 무엇인지 알고 있으니까. 다른 인터뷰에서 ‘느슨한 자유를 허락하는 경제’. ‘사회적 경제는 단지 착한 경제활동을 펼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 걸 보았다. 사실 이 부분은 사회적경제라는 섹터에 있는 이들이 많이 간과하는 부분인 것 같은데. 착한 제품을 내고 착한 일을 하니까 착한 당신이 도와달라는 방식의 일들, ‘착한 경제활동을 펼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 이유를 조금 더 풀어서 이야기해달라.제 - 협동조합이 가장 좋은 점은 일반 주식회사의 경우는 목적이 정해져 있다. 영리추구라는 목적이 정해져 있고 그것은 주주가 누가 되었건 간에 변하지 않는 사실이라면 협동조합은 조합원이 그 조합의 목적을 규정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협동조합, 내가 생각하는 [롤링다이스]의 가장 중요한 윤리적인 기초는 자기결정권이다. 그래서 조합원들이 원하는 것을 한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원하는 것이 바뀐다면 [롤링다이스]의 목적도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왜냐면 조합원도 살면서 변한다. 그것에 따라서 [롤링다이스]의 목표도 달라질 수 있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그걸 생각하면 주식회사는 담아낼 수 없는 방식인 거다. 그래서 그걸 그렇게 생각을 할 때 그 조합원이 착한 일을 하고 싶으면 착한 일을 하면 된다. 그렇지만 착한 일을 하기 때문에 협동조합인 것은 아닌 거다. 그래서 롤링다이스도 블로그에 보면 십계명이라고 되어있는 것이 있는데 우리의 가치나 신념에 반하는 일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당연히 그것은 우리가 원하는 것이 아닐 테니까. 그렇지만 이것을 통해서 어떤 가치를 구현하는 자체가 목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그래서 내가 ‘느슨한 자유를 허락하는 경제’라고 말을 할 때는 우리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겠다는 거다. 자기결정권이 핵심이고. 그리고 어떤 사람은 하루에 열 시간, 열두 시간을 일해서 돈을 많이 벌기를 원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어떤 사람은 그 절반만큼 일하고 돈을 절반만 받는 것을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후자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줄 수 있는 것이 [롤링다이스]와 같은 이른바 사회적경제의 조직들이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이야기를 했던 거다. 경제적 약자를 위한 사업, 경제적 약자를 위한 공동체일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것이 바로 협동조합이거나 사회적 경제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일단 나는 제일 앞선 가치는 자기결정권이고 그 조합원들 스스로가 우리가 하고자 하는 우리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겠다는 것. 그런데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집중된 일부가 결정하는 것보다는 훨씬 더 폭 넓은 사회적 가치를 고려하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것은 결과이지. ‘그것 자체가 애초에 목적이여서는 안 된다.‘라기 보다는 그게 본질은 아니지 않나.이 - 즐거울 수가 없을 것 같다.제 - 너무 교조주의적으로 흐르게 되면 쉽고 너무 윤리적 가치가 앞서다 보면 사람들이 지친다. 롤링다이스에서 늘 말하는 것은 일단 우리가 재미있어야 되고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을 해야 되고 그리고 그것이 결과적으로 사회적으로도 좋은 것이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어쨌든 애초의 목적이 정말 착한 활동이었다면 비영리조직이라든가 시민단체를 만드는 편이 훨씬 나았을 테니까. 왜 이 질문을 했냐면 ‘느슨한 자유를 허락하는 경제’라는 말이 의미 있게 받아들여지기도 했고 사회적 경제라는 울타리에 있는 분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때 ‘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 비릿하게 쳐다보더라. ‘이 사람은 돈 이야기를 하네?’ 이렇게 보기에.이 - 그 사람들 입장에서는 지겨울 수도 있을 것 같다. 지속적인 문제를 이야기할 때 얼마나 벌고 있고 얼마나 수익을 남기느냐로 가치판단을 하고 그 협동조합이 가능한지를 판단하는데 일단 우리는 그 문제에서 조금 빗겨간 구조라고 볼 수 있고.제 - 우리는 돈 버는 거 되게 좋아한다. (웃음) 만날 만나면 “우리 돈 벌어야지” 한다. (웃음)이 - 다른 조합원 오빠는 노후를 위해서. (웃음) 그리고 아까 전자책 질문이 되게 어렵게 느껴졌던 이유는 우리가 협동조합에서 전자책만을 상품으로 해야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제 - 우리는 돈 되는 것은 다 한다는 주의로써 (웃음) 우리가 할 수 있고 돈이 되면, 나쁜 짓이 아니면 다 한다.이 - 일반 기업은 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사업 아이템을 정하고 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모으지만 우리는 사람들이 먼저 있었고 모아놓고 보니 할 줄 아는 것이 그런 것이니까 먼저 할 수 있는 것부터 한다. 언니말대로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이 바뀌면 [롤링다이스]도 바뀔 수 있는 것 같아서 아마 전자책에 대한 의식을 가지고 한다거나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물론 잘 팔기 위해서 콘텐츠를 만들려고 노력하겠지만. 회사가 차려진 것은 2012년 5월이고 이제 2014년이다. 시사인 인터뷰에서는 “돈의 압박을 벗어나서 자유롭게 실험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는데 그때의 실험이 어떻게 보면 단순했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 지금은 어떤 단계를 지나고 있다고 보는가.제 - 아까도 얼핏 이야기는 했지만 원래는 2년 정도를 생각하고 시작했다. 처음에 자본금을 모았고 ‘2년 동안 이걸로 신나게 털어 쓰고 깔끔하게 문을 닫더라도 그만이다. 그런 의미에서 실험으로서 이런 식으로 일을 할 수 있는, 모두가 세컨드 잡인 상황에서 어떠한 상하관계나 의무가 없이 일을 하는 것이 가능한가.‘ 그런 마음이 조금 있었다. 그런데 빠른 시기에 안정이 되었다. 굉장히 아웃풋이 잘 나왔고 그리고 예상치 않게 책이 팔렸고 돈도 절대적으로 큰 것은 아니지만 털어먹을 줄 알았는데 어땠든.이 - 원금 플러스 알파가 남았다.제 - 누구 말로는 다른 인터뷰에서 “주식으로 치면 이정도면 대박 아니야?” 라기에 ‘몸빵한 것은 생각 안하고’ (웃음) 어떤 면에서 자기가 몸빵한 것은 고생이었다고 생각을 안 하는 거다. 어쨌든 그렇기 때문에 1차적인 목표는. 지금 그 2년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이 없는 것 같다. 애초에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 그 ‘2년’은. 협동조합으로 전환을 하면서 애초에 말했던 ‘2년’은 없어진 거다. 그래서 그런 의미에서는 1차적인 실험은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내일 문을 닫던 계속 하던을 떠나서 이정도의 기간 동안 이런 식으로 일을 서로 즐겁게, 얼굴을 붉히지 않고 해왔다는 것 자체가 1차적인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은 조금 더 비즈니스 모델로써 안정적인 구조로 만드는 것. 그것이 아마도 2차적인 목표일 거고 그래서 조금 더 사업의 꼴을 갖추어 나가고 전자책 이외에 새로운 아이템을 하나 정도 넣어서 매출의 흐름을. 왜냐면 책이라는 것은 업 앤 다운이 있기 때문에 조금 안정적인 사업아이템을 같이 가지고 가려고 하는 노력을 하고 있고 그것이 비즈니스 적으로는 아마 다음의 목표일 거다. 돈을 까먹지 않는 다는 것을 알았으니까. 조금 더 안정적인 구조로 가지고 가는 것. 그 다음에 비금전적인 목표는 오래가는 것이 목표다. 그래서 내가 [롤링다이스] 친구들과 많이 하는 이야기지만 내 나이 기준으로 50살쯤 되었을 때 이게 추억이 아니라 그때도 진행형인 삶의 일부분이었으면 좋겠다. 그것이 지금과 같은 형태는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까도 말씀 드렸지만 우리가 나이가 들면 우리의 욕구가 바뀔 테니까 지금은 ‘일을 해서 돈을 벌자’가 있으면 그때 가서는 소비자 협동조합처럼 분위기가 흐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삶에서 내가 소속되어 있는 공동체 같은 것이 지속되는 것 자체가 저는 그게 사회적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다 부유하다. 직장도 계속 옮기고 집도 전세계약마다 옮기고 그래서 어떤 소속된 공동체라는 감각이 거의 사라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와중에 [롤링다이스]가 그래도 느슨하게나마 가치와 지향하는 바를 공유하는 공동체가 서로의 삶에 되어준다는 것. 그런 공동체가 오랫동안 지속 가능하다는 선례를 남기는 자체가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 지금의 상황에서 애초의 2년을 넘겼기 때문에 지금은 무조건 오래가는 것이 가늘고 길게.이 - 혹시 이 이야기에서 힘들지 않고 항상 좋았던 것처럼 들렸을 수도 있을 까봐 하는 말인데 정말 그렇지는 않고. 사람이 하는 일이 다 개별마다 2년이라는 시간동안 어느 힘든 순간을 다 겪어 왔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 [롤링다이스]가 조금 더 내 안으로 들어와 있는 느낌. 각자들은 다 어느 순간에는 ‘이걸 내가 왜 하고 있지?’ 라는 한 번쯤은 생각하고 있을 거다. 나도 물론 그랬고. 그런데 그것을 거치면서 2년을 온 것과 마냥 2년을 지나 온 것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충분히, 지금도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리고 마음의 안식처, 나는 비빌 언덕이라고 말하는데 일을 그만두었을 때의 상실감이나 내가 더 이상 발을 붙일 곳이 없고 살면서 뭔가 낙오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 수 있는데 그걸 채워주거나 위안을 주었던 것이 [롤링다이스]였던 것 같다.제 - 조합원들이 실업상태에 있을 때 굉장히 가까워진다. 한나도 그랬고. 다른 한 분은 “내가 이 사회에서 유일하게 쓸모 있는 데가 롤링다이스 밖에 없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한 적도 있었다. 그때 그 친구가 구직하고 있을 때였는데. 왜냐면 우리는 “놀고 있어? 이리와! 일 줄게.” (웃음) 확실히 본인의 쓸모를 감사해야하는 눈치니까.이 - 우리가 굳이 청년이라는 색깔을 띠려 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청년노동을 고민하게 되는 이유는 조합원들이 그런 고민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 것 같다.제 - 다른 친구는 ‘숨구멍’이라고 표현하더라. 그 친구가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알아보고 있는데. 나는 약간 나이 차이가 있는 90년대 학번이니까 2000년대 학번 친구들이 가지는 세대의 공유하는 아픔이라고 해야 할까 문제의식이랄까. 그런 것을 배우기도 했다. 그게 나의 의도에는 애초에 없었다. 사실 나의 문제는 아니었으니까. 그런데 의도치 않게 [롤링다이스]가 그 부분에 있어서 나름의 위안. 해결은 아니지만 위안을 준다는 것이 신기하더라. 뿌듯하기도 하고. 그것이 협동조합의 놀라운 점인 것 같다. 각자가 그 안에서 쓸모를 만들어내는 것. 애초에 그걸 목표로 하고 만들어진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롤링다이스]에서 지금까지 나온 책 중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은?<불량헬스>. 압도적으로. <불량헬스>가 많이 팔렸다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을 하나.이렇게 이분법으로 나누면 이상하기는 한데 어떤 메시지를 담는 책. 우리가 사회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는 책들이 있고 처음에는 그런 책들은 쭉 냈다. <진보야 아직 지치지마> 같은 책도 많이 나갔는데 그러면서 우리가 사회운동을 하는 마음으로 [롤링다이스]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니까. 우리의 가치와 우리가 믿는 것에 반하지 않으면서 돈이 될 만한 책을 만들어보자. 그래서 실용서쪽 기획을 생각했다. 그래서 정치사회인문쪽의 책이 <굴려라 총서>라고 라인업을 가져가고 그 다음에 소위 비즈니스적인 마인드로 실용서 라인을 가져가자고 생각해서 첫 번째 실용서 기획을 한 것이 <불량헬스>였다. 그런데 불량헬스도 역시 일반적인 우리나라의 휘트니스 도서와는 조금 다르다. <불량헬스>는 우리나라 휘트니스 산업의 상술과 눈속임을 까발리는 책이다. 그래서 <불량헬스>를 내놓았는데 그게 사실은 전자책에 굉장히 잘 맞았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더욱더 이런 콘셉트로 이런 디자인으로 가는 것이 전자책이 좋다고 생각해서 기획을 했는데 그게 정말 잘 맞아 떨어졌다. 종합 베스트셀러 2위를 찍었기 때문에 굉장히 전자책 기준으로서는 아주 히트작이었다. 그 덕분에 출판전문지에서도 인터뷰를 했고 그 책 덕분에 사업적 역량의 측면에서도 인정을 받았다. 우리에게는 금전적으로도 그렇고 우리가 이렇게 터지게도 할 수 있구나 자신감도 조금 생겼고. 첫 실용서인데 첫 번째 작품이 잘 나와서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두 라인을 같이 가져가려고 하고 있다. 불량헬스 후속편도 나온다. 4월 중에 아마 나올 거다. <불량헬스 - 스트렝스 편>. (웃음) 전자책 독자들은 많이 늘어나고 있나.많이 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여전히 종이책에 비해서는 훨씬 적다. [롤링다이스]의 수익은 꾸준히 올라가는 편인가?그렇다, 아직 기간이 얼마 안 되어서 트렌드를 말하기는 뭐하다. 애초에 기대가 높지 않아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잘하고 있다는 느낌이 있고 책 판매도 꾸준히 잘 이루어지는 편이다. 그리고 종의 수가 점점 늘어나면 당연히 출판하는 상품 가지 수가 늘어나는 거니까. 우리는 기본적으로 전자책 제작대행을 하고 있는데 제작대행 거래처도 점점 늘어나니까. 한 해를 풀로 한 것은 2013년이 처음이었는데 사업을 시작하고 첫 두세 달을 제외하고 그 뒤를 생각하면 잘 하고 있는 것 같다.이 - 책이라는 것이 쌓아나가면 쌓아나갈수록. 전자책은 특히 한 번 해놓으면 추가비용이 나가지 않으니까. 그 다음부터 수익은 계속 들어오는 수익이고 우리가 계획과 방향성을 잡아가려고 하지만 책 한 권을 내면서 다른 일을 벌어다 주고 확장되어가는 것이 있는 것 같다.제 - 사업적으로는 고정비가 있는 구조라서 이만큼 안 벌면 빵꾸가 나거나 하지는 않으니까 여유 있게 장기적으로 계획을 가지고 갈 수 있다는 것이 좋은 점인 것 같다. 분위기가 좋은 것도 그게 되게 클 것이다. 당장 이번 달에 빵꾸 날 것 같으면서 사람들이 마음이 조급해면 싸움도 나고 그러는데 이번 달에 조금 안 되도 우리 같은 구조에서는 잘 넘길 수가 있으니까. 궁극적으로 상근직이 생기면 다른 종류의 문제가 생길 것 같지만 지금으로서는 애초에 고정비가 없는 구조로 세팅이 되었기 때문에 돈이 잘 벌리면 벌릴수록 다들 편안하게 행복한 것 같다. 어떤 회사도 2, 3년은 있어야 안정이 된다. 그것에 비해서는 훨씬 더 빨리 안정된 것 같아 보인다.제 - 그렇다. 예상보다 돈을 잘 벌기도 했지만 고정비가 없는 구조로 서로 합의를 해서 시작했다는 것이 핵심적인 것 같다. 그래서 우리는 노동자 협동조합이지만 구조적으로는 인건비를 주는 것이 아니라 매출을 나누는 형식인 사업자협동조합인 거다. 그 구조를 합의해서 선택했기 때문에. 그것은 또 각자에게 생업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구조였다. 애초에 목표가 즐거운 실험이었으면 좋겠다는 전제가 있었기 때문에 즐겁게 실험일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 그 조건이 고정비가 없어야 하고 경제적으로 절박함에 몰리지 않게끔 하는 구조를 만들려고 처음부터 생각했기 때문에 사업의 안정화가 빨리 된 것은 ‘애초의 구조’의 덕이 굉장히 크다고 생각한다. <불량헬스> 같은 책이 잘 터졌고 다른 제작대행에 대한 강의도 들어오고. 그런 것은 예상하지 못하고 하다 보니 된 거라서. 좋은 책이 사회를 바꿀 수 있을까?제 - 나는 “좋은 책이 뭘까요?“라고 다시 질문을 던지고 싶다. 그리고 그걸 ‘예스’ 아니면 ‘노’로 대답해야 한다면 ‘노’라고 생각한다. 좋은 책이 무엇인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좋은 책을 읽은 사람이 세상을 바꿀 수는 있을 것 같지만 좋은 책은 세상을 못 바꿀 것 같다. 좋은 책을 읽은 사람이 골방에서 좋은 책을 읽었다고 해서 세상을 바꾸는 것은 아니지 않나. 좋은 책을 읽은 사람이 누구와 함께 책을 읽었고 책을 읽은 다음에 그 책을 누구와 나누었느냐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 지도 모르겠지만.[롤링다이스]의 핵심은 우리가 함께 모여서 각자 책을 읽은 것이 아니라, 모여서 함께 책을 읽었고 그 생각을 나누었다는, 나누는 자리가 있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읽었던 책들은 우리가 좋은 책이라고 생각하는 책들이다. 그렇지만 그 책을 혼자서 각자 읽었다면 [롤링다이스]는 안 생겼을 것이다.그래서 ‘롤링 펀 나이트’를 하는데 그건 완벽하게 우리가 돈을 쓰는 행사다. 돈이 벌리는 행사도 아니고 심지어 많이 쓴다. 그럼에도 하는 이유는 사람이 모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고 거기에서 우리가 많은 에너지를 얻기 때문이다. 청년노동을 주제를 한 이유도 또래의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서였다.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자면 좋은 책이 세상을 바꾸는 것은 아니지만 좋은 책을 읽은 사람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웃음)이 - ‘함께 책을 읽는다.’에서 책이 우리를 바꾼 것이 아니라 ‘함께’가 우리를 바꾼 것 같아요. 내가 [롤링다이스]에서 배운 것 중에 가장 큰 것이 ‘함께’라는 것의 의미다. 나는 혼자서 못 읽는 책도 있었다. 어려운 책들을 혼자 읽는 것보다 각자가 나누어서 발제를 하고 생각을 같이 나누면 그 책이 나의 것이 되었다. 그게 [롤링다이스]의 구조와 똑같다고 생각한다. 100만원이라는 돈이 적다고 하면 적은 돈일수도 있는데 이게 모여서 큰 자본이 되니까 같이 무엇인가 할 수 있는 것이 생기는 거다.제 - 덧붙여서 나는 책이 사람의 생각을 바꾸지 않는 다고 생각한다. 보통 사람은 책을 읽을 때 자신의 생각과 비슷한 것을 확인하면서 읽지, 책을 읽고 생각이 바뀌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가끔 있을 수는 있겠지만. 왜냐면 모두 자기의 프레임으로 책을 읽기 때문에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본다. 그런데 그것을 그나마 상쇄해주는 것이 함께 읽는 것인 것 같다. 똑같은 책을 읽고 다 다른 생각들을 하는 것을 확인하면서 ‘이 책이 저렇게 읽힐 수도 있구나.’ ‘나는 이것이 감동적이었는데 저 사람은 저게 감동적이구나.’를 확인하면서 그나마 생각이 약간씩 움직이는 거다.그래서 나는 책을 혼자도 물론 많이 읽지만 같이 읽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백날 혼자서 많이 읽어보았자 정보는 많이 생기지만 생각은 바뀌지 않는다고 믿는다. 책은 함께 같이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협동조합을 꾸릴 이들에게 해주실 조언이 있다면제 - 협동조합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보다 모여서 같이 책을 읽었으면 한다. [롤링다이스]가 그나마 순항을, 물론 어려움도 많고 여전히 고민도 많지만 그나마 순항을 했던 것은 같이 책을 읽는 시간동안 서로 코드를 맞추는 기간이 있었기 때문에 뜻이 잘 모였고 지금도 이견이 있거나 문제에 부딪힐 때 그것을 조절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협동조합에 관심이 있다면 어떤 아이템을 찾아야 하겠다거나, 어떻게 협동조합을 차리겠다는 것 보다는 일단 사람이 모여서 책을 읽는 것, 그게 가장 쉬운 것 같다. 일단 모여서 그런 걸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것을 하는 것이 오히려 나중에 비용을 줄이는 방법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이 - 우리가 모여 있었을 때 협동조합이라는 형태가 우리에게 가장 맞는 옷이라는 것을 같이 공유했기 때문에 협동조합을 한 것이지 협동조합을 하기 위해서 무엇을 하는 것이 아니다.제 - 협동조합은 도구일 뿐이지 않나. 그것 자체가 선인 것은 아니니까.이 - 그런 걸 잘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