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 인터뷰

감자 인터뷰 영단어는 인터뷰이의 어감, 의도를 살리기 위해 살리되 ( )를 하여 순화된 우리말을 표기. 보기편한 글말을 위해 어순 및 조사, 접속사를 수정하였습니다. 본 인터뷰는 2012년 8월 23일 오후 3시경, 키치포레스트 사무실에서 실시되었습니다. *2012년 8월 웹진키치포레스트를 통해 공개했던 인터뷰입니다. 안녕하세요.네, 안녕하세요. 감자입니다. 반갑습니다. 최근에는 <쇼 미 더 머니>에 나왔었고, 전에는 ‘리미와 감자’로 활동했었고 지금은 솔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래퍼이고요. 이름이 감자잖아요. 활동에 지장을 주거나 기회를 놓치게 하지는 않나요?그렇죠. 이게 뭐가 문제가 있냐면, 이런 것부터 말해도 되나? (웃음) 만약 인터넷 기사가 뜨잖아요. 어떻게 보면 사실 기사가 밀리면 안 되거든요. 그런데 기사가 자꾸 밀려요. 왜냐하면 수많은 감자를 파시는 농업인, 영농인과의 경쟁이 시작 되는 거죠. 보통 뮤지션들하고 경쟁을 하거나 그래야하는데 저는 진짜 수백만의 영농인과 경쟁하고 있기 때문에.... 인터넷에 제 기사가 뜨면 몇 초 안 있어서 쭉 내려가요. 뭐, 어디서 새로운 농법 나오고, 강원도에서 감자 대축제, 이런 걸 하면 바로 묻혀 버리는 거죠. (웃음) 최근에 기사가 하나 떴던데네, 최근에 기사가 떴죠. 살 뺐다고. 그건 음원업체에서 기삿거리 있으면 달라고 해서 드린 거고 기사가 나왔는데 그것도 금방 묻혔어요. 제가 살 뺀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어떤 감자가 맛있나’가 중요하기 때문에 (웃음) 사람들이 궁금해 할 질문부터 드릴게요. <유희열의 스케치북>이 어떻게 보면 큰 기회였는데, 그 이후 눈에 띄는 후속활동이 없었잖아요. 그게 어떤 이유가 있는 것인가요?<유희열의 스케치북>이 아마 작년 5월인가, 6월이었을 거예요. 그걸 할 때에 작가분이 ‘치킨 CF가 들어올 거다.’라고 하셨어요. 실제로도 치킨 CF가 들어왔고 삼성카드인가, 어디에서도 광고가 하나 들어왔다고 들었는데 저희가 7월에 활동을 중단했어요. 개인적인 문제도 있었고 팀원 간에 음악적으로 안 맞는다는 이야기도 있었기 때문에. 사실은 거기서 급물살을 탔으면 어떻게든 계속 활동을 했을 텐데 딱 그 시점에서 여기까지하기로 했기 때문에 후속활동이 없었죠. 사실 기획사 입장에서는 지금부터 밀면 되겠다고 생각을 했을 텐데 저와 남수림씨(前 리미)입장에서는 우리가 더 유명해지면 우린 계속 이런 음악 하는 사람으로 사람들 뇌리에 박히겠다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거기서 그만두게 된 것이죠. 좀 전에 따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씀을 하셨는데, 음악적 견해라는 이야기는 다른 분들도 많이 하시니까 (웃음)지금은 뭐 연락하고 지내는데, 한 1년간 연락 안했었거든요. 수림이는 저한테 어디 나가서 우리 싸웠다고 이야기 좀 하지 말라고 하는데 (웃음) 팀이라는 게 힘들었어요. 왜냐하면 수림이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사람에게는 타입이라는 게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쏘는 타입과 받아주는 타입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데 둘 다 좀 쏘는 타입이에요. 그런데다가 굉장히 우유부단해요. 그러니까 팀의 중심이 없고 리더가 없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도 둘이 팀을 하면서 되게 힘들었어요. 누가 이끈다는 느낌도 없었고. 그리고 만약에 의견이 안 맞을 때 같이 사업을 한다고 치면 "이렇게 하는 것이 더 괜찮겠다."라는 식이 되잖아요. 어찌 되었든 돈을 벌어야 하니까. 그런데 저희는 친구사이니까 그냥 감정적으로 나가는 거예요. 그러니까 문제가 있었던 거죠. 또 친구면 안보면 되잖아요. 잠깐, 한 일주일 안보면 "술 먹으러 갈래?" 이러면 되는데. 원래는 그런 사이였단 말이에요. 수림이랑 저랑 되게 자주 싸워서, 안 싸우면 한 삼 일 있다 전화하고. "뭐해, 뭐함?" 이러고... 그런데, "뭐함?"이 안돼요. 내일 당장 스케줄이고 그 다음날 연습해야하고. 그래서 서로 감정이 격화된 시점에서도 계속 봐야하니까... 매일 만나니까, 그것의 해결점을 못 찾았던 거죠. 그런데 이것도 큰 문제이기는 했는데 사실 음악적 견해, 이것도 큰 문제였어요, 저희한테는. 어떤 면에서뭐라고 할까요. 둘 다 진중해 보이는 음악을 하고 싶었죠. 그런데 ‘리미와 감자’도 그렇고, 제 음악을 상품으로 봤을 때는 매우 좋고 잘 만든 상품이라고 생각해요. ‘리미와 감자’로 냈던 노래 중에 남 들려주기 부끄럽다고 생각한 노래는 하나도 없거든요. 그런데 이제, 방향성 같은 것이... 그 방향성은 누가 만들어 준 건가요?사실 ‘홍콩반점’은 저희가 낼 수 있는 그러니까 제 자신이 낼 수 있는 개인적인 색깔과 남수림이 낼 수 있는 개인적인 색깔의 교집합 중의 하나인데, 개개인이 할 수 있는 색깔은 상당히 많았단 말이에요. 그런데 팀으로 묶이다보니까. (그리고) ‘홍콩반점’이 흥행했잖아요. 그러니까 아무래도 저희나 제작하시는 분들은 흥행한 길, 트렌드를 따라가고. ‘홍콩반점’, ‘라이터’ 이후로 만든 것들은 이렇게 하면 더 재밌겠다는 생각을 하고 만든 건데 그러면서 팀 색깔이 확 정해져 버린 거죠. ‘비키니’도 그렇고, ‘뚱뚱하지 않다고 내게 말해줘’, ‘치킨’도 그렇고. 지금은 따로 활동을 하시는데, ‘남수림’양도 솔로로 활동을 하고 있잖아요. 최근에 앨범도 나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네, 싱글도 나왔는데.... 오늘인가? 소회가 있을 것 아니에요?일단은 전 회사를 나온 상태이고 그 친구는 계속 거기 머물고 있는 상태이니까 뭔가 소외감이랄까... 불편해졌죠. ‘그랜드 라인’이 지금 인디에서는 잘되고 있는 잘 나가는 회사이고, 공연도 많이 하고 파티도 많이 하고 그렇게 하니까. 그리고 거기 있는 뮤지션들을 사실 저랑 수림이랑 같이 뽑은 친구들, 동생들이기 때문에... 그렇죠. 좀, 소외감이랄까? 그런데 제 자신이 쿨 했으면 그냥 연락하고 지냈을 텐데 저도 그렇지를 못해서... 순전히 누구의 잘못이라고는 볼 수 없는 거죠. 그래서 뭐, 그냥 거기는 거기대로 저는 저대로 하면 되겠다고 생각을 하는 거죠. 불편한 건 없으신지?네. 처음에는 불편할거라고 생각했는데. <쇼 미 더 머니>에 나온 ‘테이크 원’도 그랜드 라인이거든요. 테이크 원도 제가 뽑으려고 꼬셨던 저희 크루, ‘쿠키즈’에서 그랜드 라인으로 들어간 경우거든요. 테이크 원을 만났는데 거기에 전 소속사 사장님도 오신 거죠. 연락도 안하고 그랬는데 만나니까 다 풀어지더라고요. 솔직히 되게 반갑더라고요. 그 동안 있었던 일들 다 생각 안 나고 그냥 ‘반갑다’ 그랬죠. 그 형도 되게 반가워하고. 그러니까, 뭐 그냥 사람 사는 거, “그런가 보다.” 그런 거지. (날 세워서 살면) 저만 손해더라고요. 솔로 활동을 하시게 되었는데, 그 이전과 많이 달라진 점이 있을 것 같아요. 연습이나 녹음도 그렇고. 요즈음은 어떤지?달라진 게 있다면, 그 전에는 홍보 해 주시는 분들도 있었고 노래를 녹음해도 녹음실에서 했고요. 그다음에 이제 믹스하시는 분이 싹 해주고, 마스터링도 그렇게 했고. 공연도 다른 사람이 잡아주고... 그런데 이제 지금은 혼자 다 하는 개인 체제이니까 제가 녹음해서 제가 믹스하고 제가 섭외해서 녹음실 잡아서 피쳐링 가수들 녹음 하고, 시디 재킷도 제가 구성해야 하고 머리가 더 아파졌죠, 사실. 그리고 시간이 오래 걸려요. 그 전에는 이 주 후에 싱글 발매하자 그러면 다 되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한 곡 만들려고 하면 되게 오래 걸려요. 왜냐하면 믹스를 제가하니까 수정도 자주 해야 하고. 듣다가 노래가 만약 별로일 수 있잖아요. 예전 같으면 별로인 경우 싹 빼버리는데 지금은 쏟아 부은 시간이 있기 때문에 별로면 고쳐야 하고.... <쇼 미 더 머니>에 참가했는데, 시작부터 말이 많았잖아요?일단 <쇼 미 더 머니> 나가기 전에 제작진들과 통화를 하고 다음 날 오디션을 보러 갔거든요. 그런데 그 날 그게 터진 거예요. 다녀와서야 이런 일이 있었다는 걸 알았는데 사실은 그 작가분이 잘못한 거긴 하잖아요. 신인가수로 나와 달라거나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저도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 분들과는 다르게 제가 뭐 인정을 받았다거나, 인디에서 뛰어난 활동을 했다던가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저는 사실 신인가수로 보여 졌어도 상관이 없는 거였고.... 그리고 제 상황이 벼랑 끝에 있는 기분이었어요. 그 전에 싱글 ‘부모님 전상서’를 냈었거든요. 그런데 아무도 제 노래를 들어주지 않고 아무도 저라는 사람을 모르고 제가 솔로 활동 하는 것도 모르고. 과연 내가 랩을 잘 하는 걸까? 이런 생각들도 들고. 그래서 한번 나가 보고 싶었어요. 저도 생각 없이 나간 것은 아니고 이 씬에서 랩을 오래 하시고 유명하다고 생각한 분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들었어요. 제가 나가는 것이 다른 분들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되니까. 나가고 나서 여쭈어 봤나? 아무튼 어떻게 행동해야 될까 물어봤는데, 그 분이 상관없다는 거예요. ‘사실은 나도 나가고 싶었다,’ ‘누구누구도 나가고 싶었다더라.’ 프로그램이 이렇게 진행되기는 했지만 좋았다고 생각해요. 힙합이라는 장르를 조금 더 들려줄 수 있으니까. 저는 대중화라느니 거창하게 생각하지는 않고 “제가 만든 노래를 여러 사람이 들어줄 수만 있으면 좋은 거 아닌가?” 이렇게 생각해요. 저는 방송을 안 보고 무대에서 공연한 부분만 조금 봤는데 선배님들이나, 참가자들 모두 좋은 무대 많이 보여줬더라고요. 다 좋은 무대 보여줘서 그 정도면 좋은 거 아닌가? 저는 힙합을 좋아하고, 힙합이라는 장르의 팬으로서 좋았어요. 방송 상황은 어땠어요? 현장 분위기?제작진이 놀랄 정도로 다 화기애애했어요. PD님이 와서 "이러시면 안돼요. 너무 이렇게 즐거워하시면 안돼요. 여러분들 중에 오늘 절반이 떨어져요." 이렇게 말씀 하셨거든요. 되게 화기애애했어요. 다 아는 사람, 아는 동생, 그런 느낌이었거든요. 동창회 같은 느낌. "어, 너 누구 알지?" "형, 노래 좋던데요?" 느낀 점은?저는 느낀 게 뭐였냐면, 이런 서바이벌 프로그램 나가면 안 되겠다. 심리적 압박감이 심했어요. 뭐라고 할까. 누가 기획해서 저를 떨어뜨렸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제가 연습 날 되게 못했어요. (저는) 못해서 떨어진 거라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랩을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고 자신감의 문제. ‘치타’씨는 저보다 자신감 있게 했고, 저는 가사를 계속 틀렸거든요. 제가 제작진 입장이라고 해도 방송사고가 날 수 있는 사람을 무대에 올리지는 않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떨어졌으니까.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의 일환인지 몰라도, 그 이후로 믹스 테잎이 나왔는데그건 트위터에서, "여러분이 리트윗 해주면, 믹스 테잎 낼게요."라고 했거든요. 트위터에서 제가 영향력이 있다거나 그런 사람은 아니잖아요. 그래서 아무도 리트윗을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내 트위터를 읽지 않을 거다.’ 그런데 리트윗이 많이... (웃음) 그래서 큰일 났다고 생각했죠. 목표치가 아마 당시에 삼백 개였나? 삽시간에 금방 되더라고요. 그래서 그 때부터 작업 했죠. 믹스 테잎부터인지 모르겠지만 톤이 강해졌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유가 있을까요?제가 노래를 되게 못 불러요. (그래서 랩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노래를 못 불러요. 그래서 ‘소울맨’님께 보컬 레슨을 받았어요. 거창한 것은 아니고 딱 두 번. (그때) 선생님이 지적해 주셨던 것이 발성이, 호흡법이 잘못되었다고 하는 거예요. 배로 호흡해야 하는데 가슴으로 호흡한다고 하셔서 호흡법 같은 것을 많이 찾아 봤는데 제가 가슴으로 숨을 쉬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배로 숨 쉬는 법을 열심히 배웠죠. 지금도 제대로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배로 숨을 쉬니까 톤이 내려가요. 그리고 공연하기도 편해요. 배에 힘이 빡 들어가서, 소리가 더 크고 진하게 빡 나와요. 그래서 믹스 테잎의 톤이 낮아 진거죠. 일부러 낮추려고 한 것은 아닌데 제 소리가 나온 것 같아요. 제대로. 원래의 소리가. 이야기들이 그 전의 작업들보다 진중해 졌는데.예전에는 스스로를 상품화 시키려는 생각이 약간 있었어요. 나의 장점이 어떤 것일까. 제가 진지함이라든지 그런 것들은 약하거든요. 제가 원래 웃긴 사람이라서 웃긴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해서 그 때는 그렇게 포인트를 잡고 가사를 썼고, 풀어내는 방식도. 그 당시에는 사실 숫자로서의 나이는 많았지만 제가 철이 없어서 좀 어렸고. 그런데 지금은 겪은 것도 있고 음악을 업으로 삼아야겠다는 것도 있고 하니까 이렇게 된 것 같아요. 인생의 실마리를 여기서 잡아야겠다고 생각하니까 조금 더 진중한 가사가 나오는 것 같아요. 그 전까진 아니었는데. 서른 살로부터, 서른 살로써 받아 들여야 하는 사회의 시선들. 그런 것들이 가사에서 느껴지는데.스물아홉이 되면 평소의 심장박동이 빨라져요. "내가 스물아홉 이라니!" 이러면서. 그런데 서른이 "띵" 되잖아요? 그럼 평온해지고 모든 변명이 통하지 않아요. 내가 삼십년을 살아온 것이 그 전에는 변명거리도 있고 했지만 서른이 되면서 없어지더라고요. 온전한 제가 보여요. 서른은 온전하게 내가 보이는 시기인 것 같아요. 그리고 독기라는 것이 있잖아요? 청춘의 독기. 이게 좀 빠져요. 그래서 음악을 듣는 것도 예전에는 잘 하는 것도 아닌데 누군가를 무시하는 태도를 가졌다면, (저만의 경우일 수도 있는데) 나이를 먹으면 그런 것들이 약간 없어져요. 음악을 하는 뮤지션들이 인간으로 보이기 시작하는 거죠. 같이 음악 하는 사람들로 보이는 것 같아요. 그래서 서로 독기를 많이 품고, 너무 많이 선을 가르고, 그러는 사람들 보면, 약간 덜 컸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동갑이라 하더라도. <서른, 잔치는 끝났다>라는 시의 제목처럼 서른이 되면 자신만의 잔치를 끝내고 살아가려는 사람들이 많은데, 감자는 어떤지?저도 끝내고 싶죠. 저도 이것, ‘음악’ 끝내고 싶죠. 왜냐하면, 이제 보여요. 서른이 되는 순간 어머니, 아버지의 주름이 보이기 시작하죠. (부모님은 이제) 아버지 세대가 아니에요. 저희 어머니 아버지 세대가 할머니 세대가 되고 있다는 것이 눈에 보여요. 그러니 혼자만을 (생각하며) 살 수가 없어지는 거죠. 그리고 서른이 되는 순간 여자 친구가 있다면, 앞으로의 미래가 보이기 시작 하는 거죠. “이 여자 친구는 나의 무엇을 보고 나를 계속 만나주는 걸까?”라는 생각도 들고. 서른이 되는 순간 그렇게 되요. 그래서 온전히 자신을 위해서는 못 살죠. 이제부터는 성공이라는 것이 조금 더 간절해지는 것 같아요. 사실은 성공이라는 것이 음악적으로 충족되어야 하거든요. 내가 내 음악을 만족스럽게 만들었다. 여기까지가 목표였다면 그것을 많은 사람들이 듣고, 내가 다음 앨범을 준비할 만큼 먹고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는 거죠. 서른이 되면. 그래서인지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요. 싱글로 발매된 ‘부모님 전상서’ 같은 경우는 더욱 두드러지고.지금 부모님을 보면 속상해요. 늙는 것 보면 속상하고. 음악을 그만둬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 이건 아무한테도 이야기 안했는데 아버지가 중풍이 오셔서... 지금 좀 그래요. 이 일련의 작업들을 통해서 사람들이 들어줬으면 하는 부분들, 이해해 주거나, 위안 받고 싶은 부분들이 있을 것 같은데.저는 사실 제 앨범을 위안 받고 싶어서 만든 거예요. 다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들이고, 사람들이 제가 어떻게 살고 있고 어떤 음악을 하고 있는지를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저 좀 위로해줬으면 좋겠어요. 앨범을 좀 사서. 굉장히 우울하거든요. 뮤지션으로서 자신이 만들어 놓은 캐릭터와 청자들이 받아들이는 것이 일치한다고 생각하는지?그렇죠. 일치 할 것 같아요. 그렇다고 이야기해야 할 것 같은 게, 아무리 숨겨도 자기 자신이 나오게 되어있어요. 왜냐하면 가사를 자기가 쓰기 때문에. 대중가수, 아이돌 말고는 랩은 가사를 보통 스스로 쓰잖아요. 예전에는 제가 유쾌하고 그런 사람이었다면, 지금은 제가 이런 사람이 된 것이죠. 제가 꾸미거나 그렇지는 않거든요. 음악으로 멋있게 보이고 싶다든지 그런 생각을 안 하기 때문에. 대중이 받아들이는 것도 같을 거예요. (혹자는) 다른 힙합아티스트들과는 방향이 다르다고들 하는데. 힘든 점이 있을 것 같아요.그 전에는 좀 힘들었어요. 누가 어떤 말을 하고 다니는지 신경 쓰이잖아요. 그런데 사실 공통된 방향이라는 것이 존재하기 힘들어요. 개개인이 다 다르거든요. 우리가 무슨 공산주의국가도 아니고 모든 사람이 다다르고, 같은 사람이 한명도 없는데 어떤 굴레를 만드는 것 같아요. 서로 친한 친구들이나 방향이 비슷한 친구들이 모여서 '이것이 진정한, 옳은 방향이다.'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은데, 그것이 제가 볼 때는 그냥 다른 것이거든요. 그것을 인정하기까지 저도 삽 십 년이 걸렸는데, 다들 잘 인정을 못하는 것 같아요. 이것이 힙합이라는 문화에서 많이 나타나는 것 같고. 다른 음악을 하는 분들도 많잖아요? 그런 사람들을 그냥 다른 것 하나보다 생각하면 되는 것인데. 실제로 저를 욕하던 분들도 실제로 만나서 이야기 해보면 저한테 악감정을 가지고 있지는 않거든요? 좋은 분들이에요. 저도 제가 싫어했던 래퍼들, 선배든 후배든 만나서 이야기 해보면 사람이고 (장르는 힙합이지만) 그냥 다른 음악을 하는 것뿐이에요. 자신이 추구하는 방향과 다른 것이죠. 제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을 그 사람이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서 못된 사람은 아니니까. 그렇게 매도하는 게 저는 별로인 것 같아요. ‘디스’가 가지고 있는 폭력성 때문에 디스하는 문화도 좋아하지는 않거든요. 서로 좀 이해를 하면 디스 같은 것이 없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하고요. 힙합이라는 것이 어떻게 보면 미국 것이잖아요. 미국사람이 하는 것을 다 들여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많은 사람들이 한국힙합, 한국힙합 이러는데 (한국에서 힙합을 하는데) 미국 애들이 하는 것을 다 해야 하나 이런 생각이 들어요. 그 사람들이 타는 리듬감이나 기발함이 국내에서 시도되는 것은 상관이 없는데 그 외적인 부분들까지 굳이 들여올 필요가 있나. 처음에 <쇼 미 더 머니>를 했을 때에도 ‘거리의 음악을 어떻게 이런 식으로 평가하느냐’ 이랬는데, (저는) 우리나라에서의 힙합은 거리에서 나왔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미국에 있는 거리와 같은 거리가 한국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우리는 우리나라만의 다른 거리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뭐, 어떤 식으로 어떤 방향을 잡던 간에 모두 허용될 수 있는 부분이 아닌가 생각해요. 힙합을 예술로 친다면 말이죠. 사람들이 말하길 "‘리미와 감자’에서의 작업물들은 힙합과 대중성의 중간지점에 서있다." 그런데 그런 태도들을 문제 삼는 분들도 있잖아요.어떤 분은 저에게 "정도를 걷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러면 안 되지 않느냐." 이러는 거예요. 자신들은 정도를 걷고 있다고. 그런데 “힙합이 무슨 순수예술도 아니고....“ 정도? 그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그러니까 그 정도가 자기 기준이 다 달라요. 어디까지가 허용이 되는 범위고 그렇지 않은가가 다 다른데, 답답하죠. 그런데 저는 다 포용하고 가려고요. 그런가보다. 그렇게 생각하시나보다. 되도록이면 저는 저를 욕하는 사람들을 만족 시켜주고 싶죠. 웬만하면. 믹스 테입은 그 전과의 방향성과 달라 보이는데 태도에 변화가 있었는지.방향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저는 사실 아무 방향이 없어요. 사실 저는 계획이 없는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방향이라기보다, 제가 변했다는 게 아니라 저의 다른 모습, 숨겨왔던 모습들인 거고. "이제는 조금 진지한 것을 하고 싶다." 그런 생각이 방향이라면 방향일 수는 있을 것 같아요. 그 사람들이 '이걸 해라.' 이런 것들에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니고. 진지한 음악은 오래 남잖아요? 오래 남는 음악을 좀 해보고 싶었어요. 제 이야기도 하고 싶었고. 그래서 그냥 제 이야기 많이 했죠. 그리고 무엇보다 이제는 힙합을 10대가 많이 듣잖아요. 그래서 저는 20대, 30대를 어루만져줄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20대, 30대들이 많이 들을 수 있는 힙합을 만들고 싶었어요. ‘허세 떠는 것.’ 이건 10대까지만 통한다고 생각해요. 10대의 감성. 내가 좋은 메이커, 좋아 보이는 옷을 입고 자신을 꾸밀 수 있는 걸 보고 "우와." 할 수 있는 것은 10대까지인 것 같아요. ‘어떤 생각과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그것이 이십대의 가치관 인 것 같아서. 제 나이 또래의 사람들이 좀 듣고 그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줄 수 있는 그런 음악들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이번 앨범도 그렇게 만들었어요. 그런데 통할지 모르겠어요. 사실 20대, 30대가 되면 보이거든요. ‘이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구나.’ 하는 것들이 보이니까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믹스 테잎 이야기를 여기서 마칠 건데, 힘들었던 점이 있었다면오래 준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완성도가 떨어 질 거예요. 어떤 것은 2년 전에 가사 써놓은 것도 있고, 급하게 준비한 것도 있어서. 약속을 지켜야 했으니까. 그런데 보름이 지나니까 아무도 기억을 못하는 거예요. (웃음) 믹스 테잎을 내기로 여러분께 약속하지 않았냐. 그런데 이야기하니 아무도 모르는 거예요. 그래서... “뭐 한 거지?” (웃음) 그것은 사람들과의 약속 이전에 자신과의 약속이었으니까. 날짜를 맞추려다보니 굉장하게 굉장히 힘들었어요. 하하. 싱글 이야기를 해볼까요. ‘부모님 전상서’ 이곡은 어떻게.이 곡은 원래 2009년, 10년도에 쿠키즈 크루에서 컴필레이션 앨범을 만들려고 했었어요. 쿠키즈에는 ‘남수림(리미)’씨와 ‘긱스’, ‘테이크 원’, ‘영 루피’, ‘빅파이’, ‘웜맨’이 속해있는 크루인데. 그 당시 (컴필레이션 앨범) 수록곡이었어요. 그런데 안 들어가게 되었죠. 가사도 그 때 쓴 거예요. 힙합 아티스트들 중에 기독교 믿으시는 분들 있잖아요. 그런 분들은 자신의 앨범에 예수님에 대한 사랑을 담은 곡들을 한 곡씩 넣잖아요. 저도 약간 그런 의미죠. 지난 앨범에도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어요. 십일조죠. 열곡이면 한 곡은 부모님께 보내는 노래. 자기 여자 친구나 헤어진 여자 친구에 대한 사랑노래들 많이 하잖아요. 그런 이야기들 하니까 저도 하나정도 한 거죠. 이 곡 반응이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괜찮았어요. 그런데 수익이 만 사천사백 원인가 들어왔거든요. 음원 수익은 첫 달 수익이 거의 전체 수익의 90프로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에요. 한 달, 두 달 듣고 안 듣거든요. 자본주의적인 논리로 따지자면 만사천원짜리 노래인 것이죠. 정말 우울했어요. 최근에 발매된 ‘이상한 꿈을 꾸었다’이 곡은 사실 타이틀곡으로 하려고 했어요. 저는 좋아했거든요. 잘 만든 곡이라고 생각해요. 이 노래는 실제 제 경험을 가지고 만든 노래에요. (진짜 이상한 꿈을 꾸었나요?) 정말 이런 꿈을 꾸었어요. 그런데 가사 풀이 형식은 꿈이 아니고 현실이었다는 내용으로 종결이 나지만 제 꿈은 꿈이었을 뿐이었죠. 달콤하진 않았어요. 피쳐링은?‘누 소울’ 이분은 쇼 미 더 머니 첫 화에서 ‘주석’씨와 ‘정상을 향한 독주’ 불렀던 친구에요. 제가 이제 무료공연을 하나 하게 되었었는데, 제 뒤의 아티스트가 누 소울씨였어요. 보통 공연 순서가 큐시트를 보면, 뒤로 갈수록 유명한 아티스트에요. 그래서 저보다 잘 하시는 분이구나 하고 봤죠. 화장실을 갔다가 나오는데, 이 분이 노래를 부르는 게 들리는데 너무 잘 부르는 거예요. 장비가 그렇게 좋은 클럽이 아니었는데도 너무 좋아서 내려가서 다 들었어요. 다 라이브더라고요. 그래서 붙잡았죠. 그래서 "연락처 좀 알려주세요." (웃음) 제 앨범에서 많은 도움을 줬어요. 세션을 구해준다던가, 피쳐링 보컬을 구해준다던가, “이런 식으로 하면 좋을 것 같아요”, 하고 조언을 해준다던가. 최근 음원 활동이 활발해졌어요. 정규앨범을 위한 포석인건지.당연하죠. 다음 달에 발매하거든요. 아마도 다음달 9월 20일. 그 때쯤 내면 좋을 것 같다고 음원회사에서 이야기를 해서 그 때쯤 나올 것 같은데... 저는 뮤직비디오도 없고, 회사도 없고 홍보를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잖아요.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더라고요. 홍보 좀 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어디서든지. 뮤직비디오는?뮤직비디오는 찍었는데 가사가 바뀌는 바람에 못 쓰게 되었어요. 후렴 빼고는 다 바뀌었거든요. 그런데 뮤직비디오는 생각중이에요. 왜냐하면 지금 돈이 없어요. 시디 찍을 돈도 없는데 뮤직비디오를 찍기는 그래서. 뮤직비디오를 찍고 시디를 안 찍을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또 우울하죠. 정규앨범. 앨범에 대한 간략한 소개.앨범은 총 열 두 트랙이고요. 앞에 나왔던 싱글이 다 들어가 있어요. 타이틀곡은 무얼 할 지 못 정했는데 아마 제일 개인적인 노래가 타이틀이 될 것 같아요. 참여진은 ‘누 소울’, ‘딥 플로우’, 보컬리스트 ‘혜’, 그리고 재즈보컬 하시는 ‘김민정’씨. 들으면 되게 ‘진중하다’라는 느낌을 많이 받으실 거예요. 빠른 노래가 잘 없어서 그게 마음에 걸리긴 하네요. 빠른 노래를 넣었어야 하나? 뽕짝뽕짝 하는 거. 하하. 그런데 제가 생각하는 (대부분의) 힙합은 BPM이 거의 두 자리거든요. 앨범에서 개인적인 이야기, 사랑 이야기도 하고, 미국사람 이야기도 좀 하고 많은 이야기를 했어요. 길을 갈 때 외국인들이 저에게 길을 많이 물어봐요. 전 세계 사람들이 저에게 길을 많이 물어봐요. 만만하게 생겼나 봐요. 길 물어봐도 때리지 않을 사람 (웃음) 어느 날, 외국 사람이 길을 묻는데 외국말로 하는 거예요. 처음에는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왜?'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나라가 미국 속국도 아니고. 우리나라는 외국인에게 손님이라고 과잉 친절하잖아요. 그런데 손님이 하는 짓들 보면 손님답지 못한 경우도 많잖아요. 예전에 무슨 한국계 교표가 와서 한국에서 깽판 치는 동영상을 봤거든요. 그 분들을 보고 진짜 ‘빡’이 돌더라고요. 손님 대접을 해줬으면, 손님이니까 예의 바르게 지내야지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그런 사람들에게 하는 노래. 많이 팔렸으면 좋겠어요. 그냥 많이 팔렸으면 좋겠어요. 많이만. 함께 작업을 해온 ‘빅파이’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주세요.프로듀서 ‘빅파이’는 쿠키즈의 멤버이고, 긱스의 ‘답답해’와 리미와 감자의 ‘치킨’등을 만든 되게 잘 만드는 프로듀서이고. 리미와 감자가 해체 하는 날 이야기를 했었거든요. 이런 이러한 일이 있고 앨범을 낼 건데 좀 도와 달라. 깔끔하고 정직하게, 단단하게 잘 만들어요. 어떻게 보면 단조로울 수도 있는데 어떻게 보면 힘든 거거든요. 그래서 그 친구가 프로듀싱 한 것들이 좋아요. ‘부모님 전상서’도 이 친구가 만든 거고 앨범의 거의 전곡도 이 친구가 만들었죠. 앨범이 많이 팔려야 하는 것이 제가 페이를 못 줬어요. 그래서 페이를 내 앨범 판매액으로 하고 판매액의 일부를 주겠다고 했거든요. 팔리면 팔릴수록 많이 줄 수 있으니까. 40프로 주기로 했어요. ‘절반 줄 까?’하다가... 제가 삼백만원 썼거든요. 그래서 10% 까서 40%. 삼백이 다 페이로 나갔어요. 십만 원씩이라도 챙겨 줬거든요. 세션이나 피쳐링진들 한 분 빼고 다 줬어요. ‘딥 플로우’씨가 참여한 곡을 만드신 분, 제가 DCT에서 섭외한 분께만 아직 돈을 못 드렸어요. 이 분에게 되게 죄송한데 일단 돈이 없어서 못 드렸고... 그러다 보니 앨범을 만들면서 돈이 많이 나갔죠. 왜냐하면 인디에서 일하시는 분들, 음악하시는 분들이 자기 스스로 프로라고 하지만 정작 자기 앨범에 참여하시는 분들을 프로대접 안 해주거든요. 프로라는 게 사실 돈 받고 일 하는 거잖아요. 저는 프로페셔널하게 프로들과 작업하고 싶어서 돈을 드렸죠. 제가 돈을 줌으로써 저는 프로들과 작업을 한 거죠. 뿌듯해요. 한 분만 정산이 끝나면 완전한 프로 앨범이죠. 단 한명도 돈 안 받은 사람이 없는 프로앨범. 사실 정말 흔치 않을 거예요. 이런 프로 앨범을 인디에서 만들 수가 없는 거죠. 돈 안주는 경우 사실 많아요. EP 앨범은 사실 저도 돈을 못줬어요. 앨범이 많이 팔릴 줄 알고 수익금으로 줘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수익이 안 나서 못줬어요. (그래도) 래퍼 같은 경우에는 일단 얼굴이 팔리잖아요. 유명세를 탄다거나 돈을 못 얻어도 명예를 얻을 수 있거든요. 그런데 비트 메이커나 참여하시는 보컬 같은 경우에는 일단 메인이 아니기 때문에 사실 그런 게 없어요. 래퍼 음반에 참여했다고 해서 그 사람이 이름값이 높아지지는 않거든요. 아무리 유명한 래퍼여도. 뭐, 정인씨처럼 계속 그런 식으로 같이 하는 것 아니면. 그런데 섭외하는 분들의 논리를 보면 "난 이만큼 유명하니까, 네가 여기 참여하면 너 되게 유명해진다?", “그러니까 너 돈 안 받아도 된다.” 이런 식이거든요. 그런 것들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페이를 주고 작업을 했죠. 프로 앨범을 만들고 싶었어요. 앨범 만들면서 많은 수정이 있었다던데원래 ‘이상한 꿈을 꾸었다.’의 경우도 (다른 곡도 그렇고) 다른 보컬이 피쳐링 하기로 했었고, 가이드도 다 떴었어요. 후렴 부분이나 그런 것들이 수정이 많이 되었고요. 제가 일 년 동안 (앨범을) 만들었잖아요. 일 년 동안 계속 듣다 보니까 부족한 것들이 보여서 계속해서 수정을 많이 했죠. 더 좋은 것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만들어야 하니까 지금도 수정을 하고 있는 곳이 있어요. 일단 저는 만족해요. 제가 만족할 수 있는 앨범. 사실 음악을 하는 사람은 본인 만족시키기가 힘들거든요. 저는 일단 제 앨범은 제가 만족해요. 제 모든 인프라와 상황, 저의 모든 것을 놓고 봤을 때의 최대한이에요. 물론 다른 사람들의 기대에는 못 미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요. 앨범 수록곡 몇 곡을 들어보면서 이야기를 나눠 보면 좋을 것 같아요. ‘밤 열두시’이 곡은 원래 '어디로'라는 노래였어요. 우여곡절이 많은 곡인데, 처음에는 제 믹스 테잎에 넣으려고 했던 외국 인스트루멘탈에 (랩 했던) 곡이었어요. 그런데 앨범에 싣고 싶어져서 아카펠라에 리믹스를 한 거죠. 빅파이가 비트를 얹어서 만들었어요. 원곡 비트 경우 기타 리프가 중심이었는데 곡이 바뀌어서 랩도 새로 입혔어요. 하지만 발매가 얼마 안 남았는데 그 노래가 조금 완성이 덜 된 느낌이 계속 드는 거예요. 그래서 아예 새로 다 갈아엎고 브릿지 부분의 보컬라인만 빼고 비트를 새로 씌우고 랩도 새로 썼어요. 이 곡의 가사를 제 스스로 잘 썼다고 생각해요. 저를 감동시켰어요. (웃음) "이거 내가 만든 거야?"라는 생각. 난 만족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곡을 정말 밤에 썼어요. 가사를 밤에 다 쓰고 작업실에서 밤을 새고 세 시간정도를 자고 녹음했어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2,30대를 어루만지고 싶은 의도로 만든 노래에요. 밤 열두시가 사실은 많은 의미를 포함하고 있잖아요. 누가 봐도 밤이거든요. 새벽 한 시, 두 시 부터는 새벽이잖아요. 언젠가는 해가 뜬다는 것이 보이는데, 밤 열두시는 정말 깜깜하잖아요. 귀신들도 영화에서는 밤 열두시에 출몰하고. 그런데 제 상황이 밤 열 두시인거에요. 빛이 안보여요. 새벽이라면 언젠가는 해가 뜰 텐데, 저는 제 상황자체가 정말 볕 뜰 날이 안 보이는 거예요. 이런 상황에서 해가 뜨는 것을 기다리는, 제 성공을 기다리는 곡이죠. 그 빛이라는 것을 성공의 실마리라는 의미로 썼거든요. 밤 열두시인데, 나를 비추는 것은 춤추는 이퀄라이저 밖에 없다. 비트를 들으며 가사를 쓰고, 이퀄라이저가 움직이며 날 비추니까, 날 비추는 것은 음악뿐이다. 이런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요. 어쨌든 노래는 좋은 것 같아요. 정말 열심히 만들었어요. ‘별들의 고향’아까의 보컬과 같은 보컬이 들어가요. 재즈보컬리스트 ‘김민정’씨. 예전에 라디(RA.D) 앨범에도 피쳐링하고 같이 밴드로도 활동했었고, 지금은 <불후의 명곡>, <나는 가수다>에서 코러스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이분이 재즈를 하시니까 째지한 노래를 같이 하게 되었는데, 사실 이 곡도 실화에요. 술 마시고 여자를 유혹하는 노래인데, 점잖게 쓴 트랙입니다. 빅파이가 만들었고요. 역시 믹스 테잎 수록곡이었는데, 비트를 새로 만들어서 랩을 또 새로 입혔죠. 보컬의 경우는 브릿지에, 영화 <별들의 고향>을 보면 "추워요."라는 대사를 아는 많은 부끄러움이 있으셨던 두 분의 지인들 목소리로 넣었는데 이 노래는 제 랩이 원하는 방향으로 잘 되었다고 생각해요. 여유 있으면서 리듬감이 원하는 리듬으로 나왔고, 가사도 괜찮고. 보통 소개팅을 하면 원래 첫 만남에 술은 안 된다고 생각하고 나가는데, 만약에 둘이 이야기가 끊이지 않으면 술자리까지 가잖아요. 그런 상황을 그린 거예요. 앞으로의 활동은 어떻게 되시나요?없어요. (일동 웃음) 누가 불러줘야 활동을 하는데, 표면적으로 저를 아는 분들은 제가 잘 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이런 이야기들 가감 없이 해 보자면 음악 하는 분들을 보고 "너 돈 잘 벌잖아."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근데 그렇지 않거든요. 질문과 별다른 이야기이긴 한데 사실 다들 저 같이 살아요. 거의 대부분의 인디가수는 다들 저같이 살아요. 저도 몰랐는데 몇 명 만나보니까 비슷하더라고요. 돈 잘 벌지 못하고 불러 주는 데가 없어요. 최근에는 <블랙소울>이라고 새로운 공연이 생겼어요, 10년 전의 마스터플랜이나 슬러거 같은 느낌으로 하고자 만들어진 공연인데, 이 공연에서 얼마 전에 불러주셔서 공연했는데, 이런 공연들에서 저를 많이 불러줬으면 좋겠어요. 프로공연을 보고 싶으시면 페이를 주시고, 아마추어 공연을 보고 싶으시면 페이를 안주셔도 되고요. (확실하네요.) 확실하죠? 음원 정책...그리고 음원 정책에 대해서 잠깐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제가 이것에 대해서 조사를 많이 해 봤어요. 논문도 두어 개 읽고 최근의 소비자 인식보고서를 봤는데 결론이 무엇이냐면, “60프로가 지금 음원도 비싸다고 생각한다.”예요. 연령별로 표본조사 천 명을 했는데, "비싸다." 그런데 사실 저도 싼 게 있으면 싼 걸 쓰고 싶거든요. 왜냐하면 품질이 같으니까. 음원을 2000원 주고 사던, 600원 주고 사던 똑같잖아요. 그런데 이것이 뮤지션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제가 개구리에게 돌을 던질 때 백 명이 돌을 던지면 죄책감이 없잖아요? 그런 느낌으로 비유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는데, 음원 가격이 이렇게 된 것에는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뮤지션 본인들에게는 매우 직접적인 영향이 있어요. 주먹으로 치는 느낌이에요. 한 곡을 스트리밍으로 들으면, 뮤지션에게 돈이 가는 것이 아니라 퍼센티지로 가거든요. 그 달 ‘소녀시대’가 60% 팔렸다면 스트리밍 금액 60%가 소녀시대로 몰리는 거예요. 그러니까 인디가수는 스트리밍으로 돈을 못 번다고 보시면 되고요. 스트리밍 한 번 했을 때에 저에게 돌아오는 돈이 0.022원이거든요. 그 돈으로 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는데 어쨌든 이런 시기이기 때문에 굉장히 급박한 상황이에요. 아마 좋아하시는 인디가수가 조만간 다 없어질 거예요. 왜냐하면 제 주변에 잘 하시는 분들 그만둔다고 하는 분들이 많거든요. 저도 그만둘 생각을 하고 있고. 왜냐하면 수익이 안 나니까. 이것도 풀 타입 잡이에요. 계속 붙들고 있어야 좋은 음악이 나온다고 생각하거든요. 사실 힙합이라는 것이 미국에서는 멋을 부리고 해야 멋있는 것인데, 지금 멋을 부릴 수가 없어요. 여러분이 좋아하시는 많은 뮤지션들이 멋을 부릴 수가 없는 상황이고 이것에 대해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정말 끔찍해요. 이 스트리밍 때문에. 이런 이야기 꼭 해보고 싶었어요. 만 사천 원 벌었으니... 사실 돈 때문에 음악을 하면 안 되는데, 돈 때문에 관두게 생겼어요. 저 같은 사람들은 ‘열심히 만들었는데 당장의 생활의 유지가 안 되면...’ 이런 생각을 하게 되죠. 더 큰 그릇을 가진 사람들은 어떻게든 연명하며 좋은 음악을 만들겠지만, 저 같은 뮤지션들도 많다는 거, 지금 당장 돈이 떨어지면 정말 힘들다는 거 아셨으면 좋겠어요. 그런 상황입니다. 앨범 많이 사주시고. 마지막 질문들 몇 가지. 우선, ‘쿠키즈의 감자’, ‘리미와 감자의 감자’. ‘쇼 미 더 머니 이후의 감자’의 차이가 있다면?나이를 먹었죠. 그 때에는 제가 도약하는 시기였다면 지금은 그런 시기가 아니고, 제가 쭉 걸어가고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태도가 많이 바뀌었죠. 음악을 대하는 태도. 그 때는 막연히 잘 될 거라는 생각을 했다면 지금은 안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음악을 하고 있죠. 앞으로는 어떨 것 같아요?앞으로는... 몰라요. (웃음) 모르겠어요. 지금 이 앨범으로 빛이 안보이면 저도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 계획을 최대한 안 세우고 있어요. 계획을 세우면 우울해 질것 같아서 그냥 많이 불러주고 그랬으면 좋겠어요. 제 노래 많이 불러줬으면 좋겠어요. 서운한 점들이 있었다면? 고마운 사람은?고마운 사람은 부모님. 저희 부모님이 잔소리를 별로 안하셨어요. 제가 만약 저 같은 아들이 있으면 진짜 어떻게 했을 것 같거든요. 그런데 아무 말도 안하셨어요. 뒤에서는 욕 하신 것 같아요. 저 없을 때마다. 저거 왜 저러고 사니, 이러면서. (웃음) 그런 면에서 어머니에게 참 감사하죠. 제가 돈을 못 버니까 차비라도 챙겨주신 어머니께 감사하고. 그리고 빅파이, 현보. 현보도 이루 말할 수 없는 똥고생 일거예요, 고맙고. 피쳐링진들. 누 소울. 자기 앨범이 아닌데도 열심히 해준 분들에게 고맙죠. 부모님. 어머니, 아버지. 동생. 동생한텐 "조금" 고맙고. 동생은 노래를 들려주면 꺼요. "어? 구린데? 이거 될 것 같아?". (웃음) 리미와 감자 때에도 ‘홍콩 반점’ 빼고는 좋다고 한 적이 없어요. ‘라이터’의 경우에는 라이터가 너무 많이 나와서, ‘치킨’은 치킨이 너무 많이 나와서 싫다고 하고. 제 노래를 들려주면 우울하다고 3초 듣고 딱 꺼요. 처음에는 동생의 귀를 조금 믿었어요. “흥행할만한 노래를 캐치하는 황금 귀를 가졌나?” 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도 않아요. 그냥 끄는 거예요. (웃음) 그래서 동생한테는 조금 고마워요. 안 고마운 건가? (웃음) 그리고 고양이 두부. 제가 힘들 때마다 옆에 와서 비비적거려 줘서 고맙고. 제가 궁금했던 질문 하나를 드릴게요. ‘왜 요즘 트위터를 많이 하는지?’아, 그게 왜 그러냐면, 홍보 할 수단이 없어요. 외롭고 친구도 없고. 그리고 그 전에는 트위터를 (할 때) 대답이 없었어요. 그래서 가끔이나 하고 안했는데 지금은 누가 대답을 해 줘요. 그래서 '세상에 나 혼자가 아니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되고... 뭔가 대답을 받고, 응답을 받고 싶어서 하는 것 같아요. 바로바로 응답이 오니까. 마지막으로 감자가 하고 싶은 말지금 오디션 프로그램이 많이 생기면서 음악을 꿈꾸는 청소년들이나 청년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학원들도 많이 생기고 음악을 하시는 분들이 많아지는데... 너무 빨리 결과를 얻으려고 생각을 안 하셨으면 좋겠고. 그리고 저처럼 그만두려는 분들도 많을 텐데 무얼 하던 간에 조금씩은 음악 계속 하셨으면 좋겠어요. 힘내셨으면 좋겠고. 최근에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하는 시기가 있었는데 둥글게 둥글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힙합 하는 뮤지션들 중에도 물론 저를 고깝게 보는 분들이 있을 거예요. “네 까짓 게 뭔데 그렇게 이야기 하냐.”라고. 그런데 편을 나누고 편 가르기를 하면 우리는 사실 상관이 없는데, 음악을 듣는 사람들까지 그렇게 만들어 버리면 (나중에는) 아무도 안 듣게 되거든요. 계속 분쟁만 일어나면, 하나의 사건이 되면 초점이 쏠리기는 하지만 (그건) 그때뿐이거든요. 그래서 그냥 자기가 좋아하는 뮤지션들을 편견 없이 듣는 사람들은 듣고, 하시는 분들은 편견 없이 들을 수 있도록 다름을 인정했으면 좋겠어요. 왜냐하면 저도 처음에는 (랩을 빠르게 한다거나 박자에 안 맞다 해야 하나?) 힙합이라는 장르가 가진 리듬감이 있잖아요. 2/4 리듬 같은 것. 이것을 안 지키고 랩을 하는 게 과연 잘 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자기가 좋아하는 게 다 달라요. 랩을 빨리 하는 게 좋아서 랩을 한 사람들은 빠른 게 좋은 것이고. 그러면 자기에게는 빠른 게 좋은 거잖아요. 그 사람에게 틀리다고 말 할 수 없는 것이고. 그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제 앨범 많이 사주셨으면 좋겠고요. 독자에게 하고 싶은 질문 하나만 던져주세요.독자들에게 던지고 싶은 질문은, ‘본인의 행복을 위해 무얼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하고 싶네요. 저는 최근 본 신문 중에 우리나라가 2020년에 국가경쟁력 4위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더라고요. 그런데 그게 전혀 중요한 것이 아닌 것 같아요. 글쎄요... 행복하지 않은 것 같아요. 요새 사건도 많이 나는데 이게 다 행복하지 않아서 생기는 것 같아요. 교육 같은 것도 당장 필요한 것에 집중되어 있잖아요. 그런데 컴퓨터도 실행 파일만 있다고 (프로그램이) 실행이 되는 게 아니거든요. 부수적인 것이 많아야지. 행복을 위해 살았으면 좋겠어요. 너무 표면적인 것만 쫓고 사는 것 같아서. 그렇게 살았으면 해요. [ 인터뷰+편집: 김경현 / 인터뷰+녹취: 김지철 / 자료 제공: 감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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