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서점 X 초능력 / 성의석 작가 인터뷰

성의석 작가 인터뷰 인터뷰어바이홍(초능력)김경현(다시서점) 김경현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성의석 저는 사진과를 졸업하고 프리랜서를 가장한 알바천국으로 살면서 작업을 하고 있어요. 바이홍 사진 찍는 사람이 사진과를 나온 사람들도 있지만 의외로 다른 일을 하다가 하는 사람들이 엄청 많더라고요. 성의석 테크닉을 배우는 시간이 타 매체에 비해 굉장히 짧으니까요. 조명이나 빛만 영민하게 봐도 웬만큼은 찍으니까요. 바이홍 그러면 보통 사진을 찍을 때 어떻게 접근하고 어떻게 진행하나요? 누구나 사진을 찍을 수는 있지만 자기가 대상을 선택할 때는 이유가 있잖아요. 누드나 자연 등을 담아야겠다는. 성의석 일단은 개인적으로 레이어가 많은 장소를 좋아하고요. 바이홍 레이어가 많다는 것이 뭐죠? 성의석 사건 사고가 겹겹히 쌓인 장소들. 예를 들면 철원 같은 경우는 전쟁이 심하게 있었고 다시 그곳에 북한과의 이해관계 때문에 민통선 마을이 들어오고 선전마을이 들어오고 그곳이 다시 관광지로 변하고, 그게 다시 특성화가 되고 이런 식으로 레이어가 쌓이는, 남산 같은 경우도 일제 때 개조가 된 경우잖아요. 군사정권이 들어오면서 또 한 번 엎고, 저번엔 남산르네상스를 하면서 오세훈 때 엎고, 이렇고 레이어가 쌓인 장소들을 좋아해서. 바이홍 과거의 이야기들을 끌어내려고 하면 단서들이 남아있는 장소들이어야겠네요. 성의석 단서가 남아있는 장소가 가장 좋은데 사실 다 갈아엎어버리니까 단서가 없어요. 이미지로 가장 하고 싶은 것은 링크를 걸어주는 것인데. 그래서 "이게 뭐지?"라고 이미지를 보았을 때 물음표가 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그걸 타고 남산에서 일제로 갈 수 있는 거고, 박정희로도 갈 수 있는 것이고. 그래서 이미지를 찍을 때 내용과 뷰 포인트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누구나 보았을 때 "우와!"하는 것은 배제하자. 그 다음에 사진의 톤이나 색은 후반 작업에서 많은 시간을 쓰는 편이에요. 바이홍 우리가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들을 들추면서 '이런 것이 있었나?'하는 물음표를 던지는 작업이군요. 그런데 요즘 그라비아 같은 사진을 많이 찍잖아요. 대표적으로 A도 있고 꽤나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작가님도 "우와!"하지 않나요? 성의석 (웃음) 그런 사진들을 보면 당연히 기분은 좋은데 저는 여자를 예쁘게 찍을 수 없는 사람이라서 제가 잘 하는 것은 그것과 정반대에 있어요. 보면 예쁘고 좋죠. 그런데 제가 할 수 없는 분야이고. 김경현 정반대 어디에 있는 거죠? 바이홍 드디어 곤란한 질문 들어가는 건가요? 성의석 (웃음) 예쁜 걸 더 예쁘게 찍거나 하는 것을 잘 못해요. 그런 것은 관객으로서 보고 박수를 칠 수는 있는데 저는 그렇게 찍지를 못 해요. 예쁜 것을 더럽게 찍거나, 더러운 것을 예쁘게 찍을 수는 있는데, 요즘에 사진 잘 찍는 사람도 엄청 많잖아요.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바이홍 그런데 사람들은 엄청나게 환호하고 반응하잖아요. 성의석 비슷한 작업들도 꽤나 많더라고요. 그리고 그게 지금 인기를 얻는 포인트가 어떤 것인지도 알겠는데 그것에 저는 조금 흥미가 없어요. 바이홍 그런 사진에 왜 영광할까요? 성의석 일단 보기에 좋잖아요. 불편하지 않잖아요. 이미지를 보았을 때 바이홍 저는 개인적으로 어찌되었든 간에 사회적 시선, 권력관계에서 남성의 시선 아래에 여자가 조금 가려져 있는데 그걸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고 자기를 표현한다고 오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해요. 성의석 이미지가 얋기는 하죠. 바이홍 반응하는 사람들이 보면 "되게 예쁘시네요." 하면서 작품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던데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기는 한데 그렇게 표현 할 때는 약간 자기기만적인 것들이, 피사체의 몸매가 좋다거나.. 성의석 얼굴이 예쁘거나. 바이홍 살찐 사람들의 사진도 예쁠 수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잘 안 찍잖아요. 성의석 그래서 저는 그걸 작품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굉장히 좋고 예쁜 이미지라고 생각하지. 작업이라는 것은 어쨌든 생각이 들어가고 사람들에게 의문을 주거나 "나는 이렇게 생각해요."를 보여주는 것인데 예쁜 사진은 물론 이미지적으로 훌륭하고 좋지만 그걸 작가의 작품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바이홍 작품인지 아닌지 기준이 있는 걸까요? 성의석 저한테요? 있죠. 당연히. 바이홍 어떤 걸까요? 성의석 결국에는 내용 같아요. 예를 들어 Jen Davis가 자기를 계속 셀프로 찍은 것이 있어요. 해변이나 일상 생활 속에서 촬영한 것들인데, 그 사진을 보고 있으면 자기가 너무 뚱뚱하니까 남들이 자신을 보는 시선이 담겨 있어요. 그 이미지들도 정말 이쁘거든요. 김경현 이야기 중간에 논점이 흐려질 것 같아서 이야기 안 하고 있었는데... 바이홍 우리끼리 이야기하는 건데 곤란하게 해봐요. 김경현 (웃음) 조금 전에 이야기했던 '예쁘다'의 기준은 남성위주의 사회 같은 권력이 들어간 것이 맞잖아요. 그런데 이걸 활용하는 사람들의 문제인 것 같아요. A작가도 그걸 그냥 회피하는 부분도 있고. 모델이 되는 여자들도 그렇고 그런 걸 활용해서 작업하는 사람들도 그렇고. B, C 작가 같은 사람들도 처음에 이야기 했던 것과 많이 다르게 작업을 이야기 하잖아요. 보여지는 것은 똑같은데, 그건 그저 가기가 한 작업에 대한 자기정당화일 뿐이지. 이건 더 나아간 이야기기는 하지만. 다시 돌아와서, 아까 말했던 그라비아 사진 같은 것들이 소모되는 것든 대중들이 깨닫기에는 대중들은 이미 그런 것에 대한 깊은 논의는 피곤하다고 생각하니까. 바이홍 '생각하는 것이 피곤하니까.' 이미지가 쉽고 빨리 소비되고 빨리 반응할 수 있는 것들. 김경현 저는 어떤 문제들이 일어났을 때 제가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더라도, 그걸 상대방이 판단을 내려버리면 저는 그런 사람이 되어 버리잖아요. 그게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대화를 해서 서로의 생각을 확장시킨다던지, 페러다임을 넓혀야 될 필요가 있는데 그게 아니라 극단적으로 "넌 A다!"라고 이야기를 해버리면 그 순간부터 그 사람은 A가 되어버리잖아요. 그런 방식보다는 대화로 판을 더 키워야 되는 문제인 것 같아요. 아까 말했던 A 작가의 사진도 그렇고 다른 작가들의 작업도 그렇고. 사실 '피사체를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잖아요. 예를 들어 세미누느 스타일의 사진류와 성의석 씨의 사진에서 다른 점이 있다면 '역사'를 생각하는 것 같아요. 쌓여진 레이어라는 것이 피사체의 역사를 이야기하는 거 잖아요. 그런데 반대로 이쪽에는 역사와 같은 레이어가 없는 것이고. 바이홍 보는 시각이 단편적이거나 한정적이면 레이어가 쌓이는 문제에 있어서 한계가 있을 거 같은데 그걸 어떻게 극복하려는지. 그렇게 단편적인 것들이 확장하는 방법들은 항상 회화도 그렇고 사진도 그렇고 처음에는 피사체를 하나 찍고 그 다음에 두 개 찍고 혹은 장소만을 바꾼다든지, 사람들을 늘려버린다던가, 아니면 소품들을 많이 쓴다던지 하는 식이죠. 그건 결국에는 물리적이고 단면적인 것들이 확장 되는 것이지 자기의 시각이 확장되는 것은 아니잖아요. 성의석 계속 자기 복제를 하는 거죠. 바이홍 그런 복제라는 것조차 단면적으로 작품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유용하기도 하죠. 사진을 찍을 때 갖게 되는 고민을 사람들이 이해해 주리라는 기대가 있나요? 성의석 봐주었을 때 알아주면 저도 기분이 매우 좋죠. 그런데 제가 스스로 뻔한 이미지를 만들기는 싫고. 바이홍 그렇게 기대도 적은데 사진은 왜 계속 하고 있는 거죠? 성의석 일단은 가장 재미있으니까 김경현 어떤 부분이 재미있나요? 성의석 관심이 가는 장소나 사건이 굉장히 많아요. 거기서 제가 보고 싶은 장면을 조금씩 끌어와서 때오는 거죠. 그걸 늘어놓고 내용을 담을 수도 있고, 책 정리 하듯이 재배열 할 수도 있는 것이고, 그걸 순서를 바꾸고 색을 어떻게 바꾸느냐에 따라서 가지고 있는 사고나 생각들을 정리하는 거죠. 김경현 요즘 활동하는 세대들이 저희와 동년배인데, 전 세대들은 생각할 시간이 많았거든요. 유년시절에 평소에 생각하는 시간이 많았는데.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에 286이 나왔는데 우리는 누르면 바로 나오는 반응에 반응하는 세대였거든요. 그런 것에 익숙해졌던 것이 지금 다시 발현 되는 것 같아요. 바이홍 단순히 작업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사회적으로 이 사람이 만들어진 어떤 것들이 있잖아요. 요즘 흙수저라는 말처럼 먹고 살기 힘들고 고민하는 것이 안 되니까 생각을 많이 못하게 되고, 이런 사회적인 환경들이 만들기도 하는 것 같아요. 김경현 그리고 그 반응이 오래가지 않는 것 같아요. 잠깐 '좋다'로 끝이고, 우리가 이야기 나누었던 부분에서 느낀 것은 즉각적인 반응과 계속되는 고민은 다른 것 같아요. 그런 것에 사람들이 계속 반응을 하고 좋아하는 것이 인스턴트나 쿠키뉴스 같은 것에 반응하는 것처럼 그런 것에 너무 익숙해져 있고 너무 쏟아지니까. 그것에만 반응하는 것도 자신들은 피로감을 느낄 거에요. 바이홍 결국 성의석 작가 작업에 대한 반응은 진짜 없겠네요. (일동 웃음) 김경현 다시서점과 초능력에서 한 달 동안 들락날락하면서 사진이나 그림을 보는 사람이 못해도 몇 백명은 될 거잖아요. 바이홍 천 명은 넘지, 몇 천 명이라고 쓰자. (웃음) 김경현 그러면 몇 만 명.(웃음) 이전 전시였던 김잔디 작가님 전시 때도 그림을 유심히 보고 간 사람들은 많지 않았거든요. 그 그림을 사진만 찍고 가는 사람, 그러니까 이런 공간도 생경한데 생경한 그림이 있는 그 자체에 대한 찰칵임. 이것에서 끝날 것이 다분하다고 생각해요. 이번 전시에도, 분명히 와서 사진만 찍고 가는 사람이 많을 것 같아요. 공간을 돌리는 사람도 전시를 하는 사람도 이걸 어떻게 보아야 하느냐가 저에게는 중요한 지점이라고 느껴져요. 바이홍 여기는 책도 팔고 술도 팔면서 이런 전시도 하는데, 너무 진지하게 가는 것보다 캐주얼하게 봤을 때 내가 지나치면서 볼 수도 있고 재수가 좋으면 진지하게 볼 수 있는 사람이 있겠죠. 김경현 공간에 대한 생경함을 이야기했던 것은, 사람들이 "어디 전히 봤어?"라는 이야기를 하잖아요. 그런데 전시에 가보면 거기에 걸려있는 것이 대단한 작품인 것은 알겠는데 그것을 그저 늘어놓은 것 밖에는 못 느꼈거든요. 그 사람의 작품들을 막 늘어놓은 것밖에는 안 되는 것 같아요. 바이홍 그러면 예를 들어서, 책 같은 경우는 어떤 것 같아요? 요즘은 이미지 위주의 소비욕구가 많이 반응을 하잖아요. 당장 읽어보는 것보다는 일단 이미지로 왔을 때 끌리는 책 같은. 김경현 즉자적인 것이 자극적이니까요. 독립출판물도 그렇고 기성출판도 그렇고 디자인이 안 좋은 책들이 있잖아요. 그런데 내용이 정말 좋은 책들이 있거든요. 이건 어떻게 이렇게 썼을까 싶을 정도로. 아니면 중견 시인이 신생출판에서 낸 책들을 보면 디자인이 엄청 옛날 디자인이고 편집도 불편한데 읽어보면 좋은 책이 많거든요. 지금 중고책 파는 줄에는 특히나. 요근래에 들어서는 사람들이 책을 방의 인테리어로 생각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바이홍 예를 들어서 A 작가 작업이든 뭐가 되든 포장지 같은 작업들, 장식적인 것들이 비슷한 거 아닐까요. 소비되고 그러는 방식이. 김경현 얼마 전에 래버 이센스 앨범이 나왔는데 거기에 있는 가사 중에 그런 것이 있었어요. '옷걸이 같은 것'이라고. 그걸 옷걸이에 잠깐 걸었다가, 다시 벗겨서 다른 옷을 걸고. 성의석 세상이 너무 쿨해져서 그래요. 김경현 쿨내 나는 세상에서 작가님의 계획은 어떤 것이 있나요? 성의석 일단은 올해 계획한 것을 차근차근 스텝을 밟고 4월 즈음에는 영화를 찍으려고요. 바이홍 어떤 영화죠? 성의석 남산에 관한 영화인데 아직 구체화 되지는 않았어요. 김경현 그러면 좀 더 멀리 앞으로의 삶은 어떨 것 같아요? 성의석 비슷할 것 같아요. 산책하면서 도서관에서 밥 먹고. (웃음) 지금 남산도서관에 열두시에 가면 할아버지들이 많은데 그중에 하나가 되지 않을까. 김경현 도서관에 자주 가시나봐요. 좋아하는 책 한 권 추천 부탁드릴게요. - 작가가 소개하는 책 알코올 병동, 아즈마 히데오 저 알콜로 병원에 입원한 저자의 꾸밈없는 이야기를 잘 그려냈습니다. 평소에 술을 많이 먹는데 이 책을 보면 조금 자제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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