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행에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 해밀

통행에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통행에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재개발에 폐쇄된 길 위에 걸린 현수막에 쓰인 말. 길 끝에는 구 이름을 단 도서관과 두 개의 초등학교가 있다. 속내는 모르지만, 건물에서 뭘 뜯어내기도 전인데 막아버린 길. 저길 끝에 구의회나 구청이 있었으면 저럴까. 브랜드 달린 아파트만 있었어도 이렇게 막진 못했겠지. 땅 한 뙈기 없어서 그런가. 저런 것에 비판의식이 드는 이 아쉬운 자는 한숨 쉬며 더운 언덕길을 천천히 올라간다. 조금이라도 덜 더워 보겠다고 최대한 가만히 있는 팔이 우스꽝스럽다. 어차피 땀은 나는걸. 재개발에 폐쇄된 길 위에 걸린 현수막에 쓰인 말. 길 끝에는 구 이름을 단 도서관과 두 개의 초등학교가 있다. 속내는 모르지만, 건물에서 뭘 뜯어내기도 전인데 막아버린 길. 저길 끝에 구의회나 구청이 있었으면 저럴까. 브랜드 달린 아파트만 있었어도 이렇게 막진 못했겠지. 4층 같은 3층을 올라가는 중 2층 문 앞에 붙은 전단 한 장을 발견한다. ‘지금 팔아야 가장 비싸게 팝니다’‘주택조합법에 의거해 이 주택은…’ 달콤함과 살벌함 둘을 함께 담은 전단을 보다 보니 불안이 스멀스멀 머릿속을 잠식한다. 2년 뒤, 아니 1년 반 뒤엔 이 집을 반드시나가야 하겠지. 재개발구역 옆 아파트도 사겠다고 했던 집주인은 정작 계약 앞두고 자기가 해결해야 할 돈도 떠넘긴 양반. 그 등쌀 못 이긴다. 편히살 집보다는 침체된 전세 시장이 더 큰 문제라고 하니까 어차피 쫓겨날 거야. 3년간 올림픽대로를 타고 퇴근하며 쌓은 얕은 데이터를 종합해보면, 강서구에 들어가는 램프 자동차 줄은 그 어느 곳보다도 길었다. 집에 가려 온갖 램프를 매일같이 바꿔가며 들쑤시고 다녀 찾아낸 길은 결국 신호 잘 되어있고 넓은 큰길. 아차 하다 사고 내서 길에다 시간 버리느니, 매일같이 5분씩 더 버리더라도 안전하게 가는 게 낫지. 한 번이라도 삐끗하면 회복이 어려운 자가 내리는 합리적인 결론이다. 이래 많은 사람이 사는 동네지만, 이 사람들은 여기 살고 싶어 살까. 아니면 다른 이유일까. 이 아쉬운 자는 평생 서울에 살았다. ‘서울 밖으로 나가는 게 뭐 대수냐’면서도 막상 못할 것 같다. 그래서 여기 산다. 언제까지일지는 모르지만. 방화동에서 등촌동까지, 강서구에서 조금씩 ‘동진’했다. 어쩌다 보니 재개발을 샥, 샥 피해왔는데 이제는 눈앞에 와 있다. 횡단보도 건너편은 딴 세상이라 더 ‘동진’은 못 하겠는데. 해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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