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안부安否 21명의 문학 작가에게 보내는 시민의 답장 - 김연숙 시인께 답장을 보내드립니다 - 이빈나 님의 답장 - 김연숙 시인님께, 안녕하세요. 보내주신 편지 잘 받았어요. 감사해요.편지를 열어보며 참 신기한 마음이 들었어요.누군가에게 편지를 받는 것, 제 안부를 물아봐준 것이정말 오랜만이었거든요. 편지를 찬찬히 읽어보며 희한하게도 마음 한구석이간질간질거렸어요.딱딱한 땅에서 새싹이 움틀움틀 하는 것처럼요.그렇게 시인님께서 전해주신 안부가제 마음에 참 따스하게 다가왔답니다. 생각해보니 꽤 오래 메마른 마음으로 살아오고 있었어요.9살 쌍둥이를 키우는 엄마이자, 직장인으로, 또 아내와 며느리, 딸, 동생…..삶의 변화 속에 저에게 주어진 여러 책임들이마음을 단단히 조이고 있었거든요.바쁜 시간을 보내느라 제 마음을 돌볼겨를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러던 어느 날 마음이 구조신호를 보내더군요.퇴근 길 지하철에서 심장이 너무 뛰어서 주저 앉아버렸어요.처음에는 몸이 안 좋았을거야…하고 넘겼어요. 그런데, 비슷한 순간이 여러 번 찾아왔어요.병원에서는 그 이유가 공황장애 때문이라고 했어요.빠른 속도로 흘러가는 삶에 마음이 따라가지 못했나봐요.삶의 변화에 집중하느라 사람들과 공감하고소통하고 싶어하는 제 마음은 살펴보지 못했으니까요. 어떻게 보면 코로나라는 상황이 저에게는 도움이었어요.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 저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더 많아졌거든요.마음을 살펴보고 마음을 나누는 시간이 늘어나니몸도 많이 좋아졌어요.시인님 말씀처럼 꽝 같은 상황이저에게는 오히려 눈부신 가치가 된 것이죠.지금은 저에게 닥친 공황장애를 ‘나도 연예인 같은 사람이야’라는 생각으로 전환했어요.연예인들이 많이 겪는 다니 저도 연예인 같은 사람이라고생각하기로 했거든요. 이제는 마음을 살펴보는 영역을 좀 더 넓혀볼까 해요.시인님께서 보내주신 편지를 읽으며 ‘안부’에 대해생각해보게 됐거든요. 시인님이 지나온 나날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희한하게 제가 힘이 솟아났어요.마음이 연결되어 온기가 전해졌나봐요. 매번 급하게 할말만 하고 끊는 오빠에게, 사는 게 바빠연락이 끊긴 친구에게.주로 아이들에 대한 얘기를 하는 남편에게, 일하느라 마음나눌 겨를이 없는 동료에게,어떻게 지내냐고 물어보고, 나는 이렇게 지내라고 전해봐야겠어요.시인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공감하기를 원하는우리의 마음이 더없이 귀하니까요. 얕은 글재주로 보내주신 멋진 편지에 대한제 마음이 제대로 표현 됐는지 모르겠네요.지금처럼 늘 멋진 하루하루를 보내시고늘 건강하시길 바랄게요.부끄럽지만 저도 시인님께 사랑과 믿음의 마음을 보내며멀리서 지켜보며 응원하겠습니다. 2021년 10월을 보내며방화동에서 이빈나 드림 프로젝트 안부2021년 코로나19 예술지원 <ART MUST GO ON> 선정작 주관 다시서점후원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기획 김경현성우 강민경디자인 디오브젝트녹음 109사운드 참여작가김민식 김민지 김소연 김연숙 김태형 나희덕 박은영박철 서이제 송경동 신종원 우다영 육호수 이기리이현호 정여울 정훈교 차도하 차유오 한여진 황종권 참여시민안성은 이빈나 장유림 정다혜 S * 이 원고의 판권은 출판사와 저자에게 있습니다.* 원고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용하려면 출판사와 저자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본 프로젝트는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