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안부安否 21명의 문학 작가에게 보내는 시민의 답장 - 이현호 시인께 답장을 보내드립니다 - 팽팽 님의 답장 - 아낄 줄 모르고 살아요. 저를 아낄 줄 모르고, 제 자신을 계속 채찍질하며 애쓰는 것만이 삶을 채우는 것이라 여기곤 했어요. 그래서 이런 사회가 두렵기도 합니다. 기를 써도 주변은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 것만 같아서 매일 밤 절망하며 잠들고 매일 아침 소담한 희망을 꿈꿉니다. 모두가 괴로운 시기에도 묵묵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을 보면서 기적은 인간만이 만들 수 있는 오늘과 같은 현실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모래알 같은 우리가 한없이 반짝이는 요즘 같은 때야말로 기적 같아요. 전염병과 싸우는 의료진부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진 수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나는 너무 자신만 보고 살지는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 사회에서 우리가 잃지 말아야 했던 것은 돈만이 아니었어요. 스스로를 아끼고 주변을 건강하게 하는 건 아마도 꾸준하고 묵묵히 사랑하며, 마침내 살아가는 것일지 모르겠어요. 절망에 지지 않고, 슬픔에 지지 않으며 ‘혼자 또 같이하는 우리’로 살다 보면 헛된 소문이 아니라 봄날 꽃들의 기지개 같은 소식을 들을 수 있으리라 믿어요. 인류가 발전하며 쌓아올린 탑이 조금 무너지더라도 다시 쌓아올릴 용기로 살아가려 합니다. 오늘로부터 배운 건 그런 것이에요. 제 자리에서 ‘고독을 마주하다’ 보면 우리는 우리를 아끼는 법을 찾게 될지도 모르죠. 저도 무척 유감스럽게도 코로나19 이후로 이해하게 된 것이 많아요. ‘앞으로도 더 잃어야 할 것’이 남았는지 모르지만 더 나누어야 할 마음도 제게는 남아있어요. 해가 바뀌어도 우리의 아침 풍경과 하루, 계절과 모습은 달라지지 않겠지만. ‘가까이 있는 가족, 친구와 연인’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소식을 전할게요. 이런 말이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오늘도 잘 지내세요. 저도 잘 지내고 있어요. 팽팽 드림. - 프로젝트 안부2021년 코로나19 예술지원 <ART MUST GO ON> 선정작 주관 다시서점후원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기획 김경현성우 강민경디자인 디오브젝트녹음 109사운드 참여작가김민식 김민지 김소연 김연숙 김태형 나희덕 박은영박철 서이제 송경동 신종원 우다영 육호수 이기리이현호 정여울 정훈교 차도하 차유오 한여진 황종권 참여시민강대호 강선영 강지영 강해인 고 은 김다정 김미리김수현 김은환 마예인 박민아 박현주 안성은 유선호유연지 윤영옥 윤영원 이빈나 이수정 이아름 이연희이주연 이해린 장유림 전욱희 정다혜 조바심의여왕 채풀잎 팽팽 HS J S * 이 원고의 판권은 출판사와 저자에게 있습니다.* 원고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용하려면 출판사와 저자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본 프로젝트는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