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안부安否 21명의 문학 작가에게 보내는 시민의 답장 - 김태형 시인께 답장을 보내드립니다 - 윤영옥 님의 답장 - 김태형 시인님께 편지를 읽고 어떻게 답신을 써야 할까 고민하다가 어느새 10월 31일이 되었습니다.날짜만 보아도 이용의 '잊혀진 계절'이 귀에서 자동재생되는 듯한 날인데요. 올해의 오늘은 이전의 10월 31일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 듭니다. 오늘 저는 운전 면허를 딴 지 20여 년 만에, 운전을 한 지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장거리 운전을 성공했고요.떨리는 마음으로 다녀온 곳은 강릉이었어요.시인님께서 편지에 쓰셨던 '강릉'이요. 그리고 경포호 옆에서 묵고 속초의 청초호를 들러 돌아오면서시인님께서 자주 가게 될 것 같다셨던 '일월저수지'를 떠올렸어요.(저수지와 호수는 다르지만 바다로 흐르는 물이 아니라 고인 물이라는 점에서)편지를 받고 일부러 계획한 여정이 아니었음에도 우연한 공통점이 많지 않았나 우겨봅니다. 그리고 오늘 10월 31일은,오랜 '거리두기' 끝에 드디어 '위드 코로나'를 앞둔 날이지요. 모든 것이 다 그놈의 '거리두기'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시인님께서 속엣말이라도 아님 무엇이라도 물결에 풀어놓고 싶으셨던 것도,제가 먼 곳으로 운전해 가겠다는 용기를 낸 것도,별것도 아닌 작은 공통점이라도 찾고 싶었던 것도,누군지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안부를 묻고 싶어하는 것도요. 길고 긴 역병의 시대를 지나며 힘들었던 건 질병에 대한 공포와 전염의 우려보다는온기(溫氣)의 상실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사람이 가진 여러 따뜻한 것들이 식어가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어요.배려, 믿음, 희망, 연대........ 분명 어딘가에 있을 테지만 점점 찾기 어려워보여 어떻게든 온기의 끈을 꼭 잡고 있으려고 노력하며 지내온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위드코로나를 앞둔 지금,이렇게 말해도 될까요? 저는 잘 지냈다고,모두들 잘 지내셨냐고,따뜻함을 간직해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감사하다고요. 2021년 10월 31일윤영옥 드림 윤영옥경기도 양평에 살고 있는 40대 주부입니다. 여행, 공연, 전시, 책을 좋아하지만시국이 시국인지라 요즘은책 하나만으로 버티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안부2021년 코로나19 예술지원 <ART MUST GO ON> 선정작 주관 다시서점후원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기획 김경현성우 강민경디자인 디오브젝트녹음 109사운드 참여작가김민식 김민지 김소연 김연숙 김태형 나희덕 박은영박철 서이제 송경동 신종원 우다영 육호수 이기리이현호 정여울 정훈교 차도하 차유오 한여진 황종권 참여시민강대호 강지영 강해인 김미리 김수현 안성은 윤영옥이빈나 이연희 이주연 장유림 전욱희 정다혜 S * 이 원고의 판권은 출판사와 저자에게 있습니다.* 원고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용하려면 출판사와 저자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본 프로젝트는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