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다영 소설가께 답장을 보내드립니다

프로젝트 안부安否 21명의 문학 작가에게 보내는 시민의 답장 - 우다영 소설가께 답장을 보내드립니다 - 강해인 님의 답장 - 우다영소설가님께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소설가님께서 써주신 편지를 읽으며 행복했습니다. 소설가님이 느끼셨던 그 감정과 나눠주고 싶으셨던 생각 기쁨 슬픔이 고스란히 전달이 되어 저도 부산국제영화제에 간 것 같았고 바다를 함께 걷고 있었습니다. 저에게도 카레는 슬픔과 기쁨을 연결합니다. 비록 카레를 만들진 않지만 저도 우울하고 슬픔에 빠질 때는 좋아하는 언니와 카레를 먹으러 갑니다.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카레를 먹을 때마다 저는 슬펐습니다. 카레를 먹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곤 했죠. 저는 집에서 만들기 힘든 스파이시 카레를 좋아 합니다. 주로 서촌 쪽에 그런 집이 있는데 먹고 나면 무슨 이유로 슬펐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맛있습니다. 혹은 카레를 먹으며 주고받은 대화 덕분일지도 모르죠. 최근에 엄청 우울한 시기가 찾아왔었습니다. 되는 것도 없고 친한 친구와도 미묘하고 하는 일이 한꺼번에 온 거죠. 항상 그럴 때마다 만나주는 언니가 있어 약속을 잡았습니다. 그 언니는 저와 취향이 비슷하고 좋아하는 것들이 비슷합니다. (신기하게도 성격은 매우 다르긴 하지 만요. )이번에도 역시 카레를 먹으러 갔어요. 그냥 카레를 먹으면서 언니랑 나누는 얘기가 좋았습니다. ‘카레가 정말 맛있다.’ ‘이건 무엇으로 만든 걸까’ ‘저번 이랑 조리법이 달라진 것 같아’ 와 같이 그냥.. 그런 편안한 코드가 맞는 대화가 좋았어요. 일부러 맞출 필요가 없는 그런 대화 코드요. 사람을 만나면서 가장 힘든것 중 하나가 대화의 관심사를 맞추는 거라고 생각해요. 처음에 한번 두 번을 맞출 수 있지만, 그 이상 넘어가면 피곤해지고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만나기 전 마다 마음에 짐을 얹은 것 같고. 그러지 않아 정말 좋았습니다. 맛있는 케이크를 먹다 문득 언니한테 제가 ‘언니 저는 요즘 제가 무언가를 끝까지 할 수 있을까가 무서워서 시작을 못하겠어요.’ 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언니가 ‘나도 그래’ 라고 했어요. 근데 그 말이 참 좋았어요. 그냥 동질감이 아니라 위로 처럼 느껴졌습니다. 제 귀엔 ‘괜찮아’ 라고 들렸어요. 그냥 언니는 제가 아무것도 아니어도 옆에 있어줄것 같았거든요. 또 최근에는 내리막길을 걸을 때 미끄러질까 불안한 기분을 종종 느꼈는데 언니도 그렇대요. 근데 그 이야기를 털어놓고 나니 더이상 내리막길이 무섭지않았어요. 어쩌면 걸어 다니는 내리막길이 아니라 제 마음속에 내리막 길이었나 봅니다. 어쩌면 ‘맛있는 것 + 좋아하는 사람 = 아무에게도 이야기 하지 못한 말을 할 용기’ 인 것 같습니다. 가을을 제대로 타고 있지만, 슬픔을 기쁨으로 전환 시켜주는 것들 덕분에 살만 합니다. 가을의 밤공기도 좋아합니다. 다른 계절의 공기와 다르게 여운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가을 하늘은 달도 잘보입니다. 구름이 없어서. 모든 게 풍족한 계절이지만 구름은 없습니다. 저는 그런 가을의 밤이 좋습니다. 천천히 들이마시며 제 슬픔의 여운을 뱉어 냅니다. 여운이 빈 자리에 기쁨이 들어가길… 저는 이렇게 슬프고 또 이렇게 기쁩니다. 어지러운 세상이지만 작가님의 기쁨은 단순하고도 쉬웠으면 좋겠습니다. 작가님도 건강하시고 괜찮은 나날을 보내시길 먼 곳에서 마음 전해 봅니다. 마지막으로 좋은 편지 감사합니다. 덕분에 저의 기쁨을 저의 슬픔을 챙길 수 있었습니다. 강해인초록색을 사랑하고단순한 걸 좋아합니다 프로젝트 안부2021년 코로나19 예술지원 <ART MUST GO ON> 선정작 주관 다시서점후원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기획 김경현성우 강민경디자인 디오브젝트녹음 109사운드 참여작가김민식 김민지 김소연 김연숙 김태형 나희덕 박은영박철 서이제 송경동 신종원 우다영 육호수 이기리이현호 정여울 정훈교 차도하 차유오 한여진 황종권 참여시민강대호 강지영 강해인 김미리 김수현 안성은 이빈나 이연희 이주연 장유림 정다혜 S * 이 원고의 판권은 출판사와 저자에게 있습니다.* 원고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용하려면 출판사와 저자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본 프로젝트는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

DASIBOOKSHOP

logo
LOG IN 로그인
  • SHOP
    • BOOK
    • USED
    • COLLECTED
    • PROGRAM
    • menmeiz
  • PROJECT
    • PUBLISH
      • WORKS
        • Teach & Lecture
        • WRITE
      • WEBZINE
        • ABOUT

          DASIBOOKSHOP

          logo
          • SHOP
            • BOOK
            • USED
            • COLLECTED
            • PROGRAM
            • menmeiz
          • PROJECT
            • PUBLISH
              • WORKS
                • Teach & Lecture
                • WRITE
              • WEBZINE
                • ABOUT
                  Search 검색
                  Log In 로그인
                  Cart 장바구니

                  DASIBOOKSHOP

                  logo

                  DASIBOOKSHOP

                  logo
                  • SHOP
                    • BOOK
                    • USED
                    • COLLECTED
                    • PROGRAM
                    • menmeiz
                  • PROJECT
                    • PUBLISH
                      • WORKS
                        • Teach & Lecture
                        • WRITE
                      • WEBZINE
                        • ABOUT
                          Search 검색
                          Log In 로그인
                          Cart 장바구니

                          DASIBOOKSHOP

                          logo
                          페이스북
                          카카오톡
                          네이버 블로그
                          밴드
                          Terms of Use
                          Privacy Policy
                          Confirm Entrepreneur Information

                          Company Name: 다시서점 | Owner: 김경현 | Personal Info Manager: 김경현 | Phone Number: 070-4383-4869 | Email: dasibookshop@nate.com

                          Address: 서울특별시 강서구 공항대로8길 77-24, 지하1층 | Business Registration Number: 101-91-40768 | Business License: 2017-서울강서-1218 | Hosting by sixshop

                          floating-button-im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