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사랑에 의한, 사랑을 위한'
노트 위에 무심히 흘린 문장과 낙서들이 전부 너에게서 비롯되었음을 깨달은 어느 낯설고도 평범한 날, 온전히 '사랑'에 관한 글을 써야겠다고 나는 다짐했다.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없는, 지극히 개인적이지만 실은 우리 모두의 것인 그런 글을.
그 후, 오랜 시간이 지났다. 시간의 지층이 두텁게 쌓여가는 동안 서사를 잃은 기억들은 단편적인 이미지로 남았다. 또 어떤 기억들은 햇살 아래 증발한 잉크처럼 흐리멍덩한 색으로 변질된 채 한때 거기 사랑이 있었음을 증명하기도 한다.
흔적기관으로 남은 사랑의 증거, 어쩌면 사랑을 위증할 뿐인 거짓 기억, 실체 없는 감각 사이를 서성이면서 주워 담은 문장들이 이 책을 구성한다. 그리고 그 끝은 항상 너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