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서명: 아티스트 지구대백과 (The Whole Earth Artist Catalog)
저자 및 역자: 씨위드 편집부
출판사명: 씨위드
정가: 28,000원
총페이지: 431
가로*세로*높이(두께) *무게: 220mm × 270mm x 25mm x 1.5kg
ISSN 2508-8807
부가기호 9772508880002-03
주제별 분류: 잡지
- 개요:
지구백과 컨셉의 씨위드 3호.
“Stay Hungry, Stay Foolish(계속 갈망하라, 우직하게 살면서)”
스티브 잡스가 2005년 스탠포드대 졸업식에서 한 연설의 마지막 문장은 유명합니다. 사실 이 문장은 스튜어트 브랜드라는 히피 작가이자 발명가가 엮여낸 ‘지구백과(The Whole Earth Catalog)’의 뒷표지에 새겨져 있습니다. 1971년에 발간된 이 책은 47년전 구글의 전형이였죠. 지구백과는 1968~1972년 사이, 그 이후 1998년까지 스튜어트 브랜드에서 출간된 미국 피문화 카탈로그입니다. 잡스는 이 책을 끼고 살았다고 하고요. 실리콘밸리 일대 히피의 공동체에 필요한 잡학 지식을 공급했고, 해커들은 지구백과를 탐독하며 미래기술에 대해 토론했다고 합니다. 지금의 구글이, 지금의 실리콘밸리가 탄생하기에 지구백과가 혁혁한 공을 세웠음을 잡스가 입증해줬군요.
현대미술, 즉 동시대 미술이란 이 시대를 함께 살고 있는 아티스트들이 만들어낸 미술을 말합니다. 그런데~! 동시대를 살고 있는 작가들이 전세계의 도시 이곳저곳, 특히나 작업실 임대료가 싼 외딴 곳에 틀어박혀 있는데, 이들이 어떤 보석같은 작품들을 만들어내고 있는지 우리는 어떻게 알 수 있죠? 갤러리와 미술관에선 이미 지치도록 봐온 놀라울 것 없는 유명작가의 전시만 열리고요. 이 지구를 함께 나눠 살고 있는, 미래의 거장들의 작품들을 대체 어디서 보는 거냐구요. 전세계에 흩어진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싹싹 긁어모아 보기로 했습니다. 책상 서랍 속에 숨겨진 먼지 쌓인 평론글을 끄집어 냈고, 작가들의 노트북에 들어있던 작업노트를 세상에 꺼내놓으라 요구했습니다. 세상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아세요? 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자료가 모였습니다. 그림작가, 글작가, 디자이너, 번역가, 웹프로그래머, 기획자, 평론가, 에디터 등 컨텐츠 창작자들이 얼마나 많이 참여했는지, 바를정자를 쓰며 일일이 세어봤더니 300명이 훌쩍 넘었습니다. 어느 도시의 어떤 아티스트들이 참여했는가 세어봤더니 30개 도시가 넘었습니다. 이런, 동시대 미술의 지구백과가 탄생해버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동시대 미술인들의 인명사전? 전세계 아티스트들의 지구백과, 씨위드 3호가 나옵니다. 럭키 쓰리가 반복되니, 이건 행운이 함께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은 느낌이죠.
제주를 경유해서 국내외 여기저기를 떠도는 이들의 잡지
동시대 아트씬에서 활동을 하려면 어디서든 데뷔를 해야 세상에 알려질 수 있을텐데, 젊은 작가에겐 지면도 없고 전시공간도 없고요. 그래서 일단 지면부터 시작해보았습니다. 이메일로, SNS의 메세지로 전세계 작가들의 작품들을 모아, 지면에 풀어놓아보았습니다.
현대미술가들의 떠받들어 모셔야할, 예술가들의 예술가 마르셀 뒤샹은 이런 말을 합니다. “예술은 시간과 공간이 지배하지 않는 지역들로 향하도록 안내하는 길이다.” 씨위드가 꿈꾸는 예술은 시공간을 뛰어넘는 새로운 공간의 창조입니다. 동시대 젊은 작가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한 권의 책으로 묶어보려는 불가능한 것 같았던 시도. 이 불가능이 가능으로 바뀌도록 힘이 돼 주실 분을 찾습니다. 이 백과사전에 들어있는 작가가 5년 뒤, 10년 뒤엔 잡스처럼 세계를 뒤집어놓는 유명예술가가 돼 있을지도 모릅니다. 혹은 씨위드라는 잡지 자체가 지구백과처럼 전설의 책이 돼 있을지도 모르죠. 전설과 동시대를 호흡하고,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 간다는, 짜릿하고 멋진 기회를 만들어갑니다.
- 저자 및 역자 소개
매체명 씨위드는 영어로 해조류를 뜻합니다. 동아시아 지역의 사람들이 즐겨 먹는 식재료죠. 한국식으로는 유사한 발음인 'see with 혹은 'sea with'로 이해해도 무방합니다. '함께 본다' 혹은 '함께 하는 바다'라는 의미입니다. 씨위드는 제주를 경유해 다른 지역을 떠도는 예술가들을 위한 지면 고향을 지향했습니다. 아시아 사람들에게 익숙한 해조류 식재료가 최근 일식과 아시아 음식에 대한 관심으로 유럽과 미국에도 친근해 지고 있는 것처럼, 아시아의 예술과 문화도 해외에 친근해지도록 하면 좋겠다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씨위드를 소개하는 방식은 다양합니다.
지역도 영역도 없는 문화창작가들의 지면 놀이터, 문화컨텐츠 생산자들의 글로벌 네트워크 플랫폼, 큐레이터가 만든 전시의 대안으로서의 미술잡지. 최종으로 향하는 과정에 다양한 실험과 변신이 가능하겠지만 씨위드가 지향하는 최종 목적은 예술가의, 예술가에 의한, 예술가를 위한 새로운 공간입니다. 씨위드는 어쩌면 사회 속에서 환대받지 못하는 예술가를 환대하는 새로운 공간입니다. 헨리 노웬은 1975년에 이런 말을 했죠.
“환대는 기본적으로 자유로운 공간의 창조다. 이방인도 들어올 수 있고, 적 대신 친구가 될 수 있는. 환대는 사람을 변화시키는 게 아니지만, 변화가 생길수도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여전히 예술만이 세상이 아직도 답을 내려주지 않은 신비로운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언제까지나 정확히 환금화되지도 시스템화되지도 않을 미지의 섹터입니다. 그래서 가능성으로 충만한 멋진 곳이죠. 모든 것이 숫자로 치환되는 세상에, 값으로 매길 수 없는 가치를 만들어내는 연금술의 땅입니다. 세상이 뭐라든 예술로 돌아갑시다.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냅시다. 현재도 앞으로 다가올 미래도 우리가 만들어낸 것도, 꿈꾸던 방식도 아니지 않나요?
지구를 뜻하는 영어 EARTH에서 가운데 ART를 빼보세요. EH밖에 남지 않습니다. 지구가 존재할 수 없는 것이죠. 처음부터 시작해 봅시다. 예술로 돌아가 봅시다. 예술로 미래를 꿈꿔봅시다. 누가 뭐래도 포기하지 맙시다. 예술의 품 안에서 가능한 모든 상상력을 구현해 봅시다. 그렇게 탄생한 슬로건입니다.
“BACK TO THE ARTS, BACK TO THE FUTURE.”
간단하게 “BACK TO THE ARTS”라 불러보려구요.
-프롤로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