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 짖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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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 지음
사륙판(128*188), 122쪽
19세 미만 구독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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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 미만 구독불가

“한쪽이 60mm 이상 다른 한쪽이 15mm 이상인 적색 직사각형을 표시하고, 그 안에 ‘19세 미만 구독불가’라고 기재한다.” 청소년보호법시행령 제14조에 따라 이 책 표지에는 청소년유해매체임을 표시했다.

청소년이 이 책을 읽을 수 없는 것은 군데군데 드러난 성애 묘사 때문만은 아니다. 정작 ‘개가 짓는 소리’는 성교가 끝난 자리에서 시작된다. 시간은 그런 일이 있었는지 기억마저 희미해질 만큼 지난 후다. 침대 시트가 누래져 있어 옆에 누가 누워있다 간 것을 알겠다. 남아있는 여자의 유방 안에 문장들이 멍울져있다. 청소년은 이해할 수 없는 문장들이다.

 

 

진달

진달은 1995년 계간 생활문학에 시 ‘어머니에게로 가는 길’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다음 해에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 현상공모에서 ‘나의 나이 예순넷, 나의 연인 스물넷’으로 우수상을 수상했다. 이후 시나리오 작가의 길로 들어서 독립영화 ‘환상(2014)’을 비롯한 다수의 시나리오를 썼다. 진달은 시나리오를 쓰기 전에 같은 이야기를 소설로 먼저 쓴다. 웹 소설 플랫폼 북팔에서는 은재라는 필명으로 연재했다. 진달의 소설과 영화는 금기 앞에 아슬하게 멈춰선 인물들의 속마음을 통해 그들이 어울려 살고 있는 세계의 단면을 그린다.

 

 

 

어떤 투고

 

4학년이었다. 어느새 돌아갈 수도 없을 만큼 와있었다. 같은 조로 묶인 친구들 때문에 멈출 수도 없었다. 그렇게 매일을 밤낮으로 실기실에 틀어박혀 산으로 가는 졸업작품을 붙잡고 있었다. 그즈음 진달이 메일로 시를 한편씩 보내주기 시작했다. 그녀는 이미 등단을 했기 때문에 시를 써서 어디에다 낼 것도 아니었고, 시나리오 작가였기 때문에 돈벌이로 쓴 것도 아니었다. 오직 졸업을 위해 교수 눈에 맞춰 작품을 만들고 있던 나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었다.

언젠가 메일로 시 한편을 보내놓고 “나 이거 쓰고 울었어.”라고 말하는 진달에게, “읽는 사람이 울어야지.”라고 쏘아붙였던 기억이 난다. 그때의 나에게는 그런 시를 써냈을 그녀의 마음을 다독거려주거나 함께 읽어줄 겨를이 없었다.

 

 

 

시간이 지나서 나도 그때 시를 써서 보내주던 진달의 나이가 되었다. 메일함을 정리하다 진달이 보낸 메일들을 발견했다. 바탕화면에 따로 폴더를 만들어놓고 메일마다 달려있는 시들을 내려 받았다. 그때의 진달처럼 나도 누가 시키지도 않은 일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출판 계약도 하지 않은 채로 편집을 시작했다.

시집을 편집할 때는 같은 시를 여러 번 소리 내서 읽는다. 베 보자기로 탕약을 쥐어짜듯 소리 내어 읽는 문장에서는 뚝뚝 즙이 떨어진다. 처음에는 달았던 문장도 네댓 번씩 읽으면 시큼하다. 미지근했던 문장이 시큰할 때도 있다.

편집이 막바지에 이른 날,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바람에 막차를 놓쳤다. 새벽에 텅 빈 건물에서 혼자 입 밖으로 소리 내어 시를 읽는데 갑자기 가슴 한 켠에서 더운 숨이 올라왔다. 잠시 입을 닫고 목구멍 언저리에서 붙잡았다. 전에 읽었을 때는 덤덤했던 글이었다. 언젠가 진달에게 쏘아붙였던 말을 그렇게 눈물로 돌려받았다.

엊그제 진달이 출판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돌아갔다. 어느새 돌아갈 수도 없을 만큼 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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