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 서평
단단해진 날도 부서지는 날도
모두 나의 날이니까.
동물 사육사였던 ‘서보성’ 씨는 두물머리에 이별카페를 열었다. 동물 사육사 시절, 어미 코끼리가 출산 중 생명을 잃는 일이 발생했고 아기 코끼리 ‘점보’는 사육사의 손에 길러지게 되었다. 세상에 홀로 남은 아기 코끼리 점보를 부족함 없이 키우기 위해 사육사는 마음을 다해 노력했다. 그러나 점보가 스트레스가 극심해 3년 만에 어미 코끼리의 곁으로 가게 되자 그는 잠시 길을 잃었다. 그에게 갑자기 찾아온 점보와의 이별은 생각보다 더 견디기 어려운 것이었다. 줄곧 동물을 위해 일했지만 그 마음과는 달리 동물에게 상처를 주고 있었던 건 아닐까 하는 질문이 그를 아프게 찔렀다. 더 이상 이 직업을 끌고 가기 어려웠다.
그리고 어느 날 문득 이별을 돕는 일을 하고 싶다고 결심한다. 이별을 위한 일을 해보기로. “이별은 늘 익숙해지지 않는 것이니까. 우리는 늘 그 이별에 서툴러서 당해 오기만 했으니까.”
둘이서 마지막 여행이라도 가자는 제안에
나는 화가 나기도 하고 쓸쓸하기도 해서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
이별이 다가올수록 나는 점점 화가 났다. 이별은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_본문 중에서
이별이 없는 사람은 없다.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것이기에 이별은 흔하디흔한 것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지독한 슬픔은 오히려 유난으로 치부된다. 이별 앞에서 가장 보듬어 주어야 할 이별 당사자의 마음이 충분히 존중받기란 어렵다. 그런데 이러한 차가운 시선은 스스로에게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좋은 것은 쉽게 나누지만 나쁜 것은 감춰야 할 것 같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감정을 눌러 왔다. 이제는 그 마음의 짐을 벗을 수 없을까. 슬픔은 슬픔 그대로 슬퍼하고, 슬픔이 흘러가면 흘러가는 대로 두자. 기쁨처럼 그렇게 충분히. 그렇게 건강한 이별을 할 수 있다.
빛이 아니어도 된다. 지금과 다르기만 하면 된다. 쳇바퀴 밖으로 한 발 내디딜 수만 있 으면 된다. _본문 중에서
《우리는 이별에 서툴러서》 속에서 이별카페를 찾는 사람들은 소중한 것을 잃기 전에 ‘스스로’ 놓아 주려는 사람들이다. 혹은 아직 놓지 못한 인연을 이제라도 ‘직접’ 보내 주려는 사람들이다. 아버지와의 이별 혹은 엄마와의 이별이나 연인, 장애를 가진 친오빠, 봉사활동을 통해 만났지만 이제는 정이 들어 버린 혼자 사시는 할머니, 반려동물, 직장 등 ‘지속할 수 없는 관계’에 대한 건강한 끝맺음을 고민하는 사람들인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당신의 고민과도 맞닿아 있다.
흔한 이별일지언정 이별은 쉽지 않다. 누구나 다 하는 일이어도, 몹시 사소하고 하찮은 일이어도 다정한 응원이 필요한 법이다. 혼자서는 해내기 어려운 순간, 사람들은 이별카페를 찾았다. 이곳에서 누군가는 힘과 용기를 얻고 누군가는 길을 찾았다. 끝내고 싶거나 끝낼 수밖에 없는 걸 알면서도 녹록치 않은 이별의 순간에, 사람들은 이별카페에서 다정한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
《우리는 이별에 서툴러서》 속 여러 빛깔의 이별 이야기를 통해 어느새 우리 또한 마음의 위로를 얻고 인생의 결을 배운다.
서툴러도 괜찮아.
그게 이별이어도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