뫼비우스 띠로서 몸 / 엘리자베스 그로츠 (US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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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엘리자베스 그로츠

뉴욕 주립대(버팔로 소재) 비교문학과 교수로 있으며 저서로는 『성적인 전복: 세 명의 프랑스 페미니스트』, 『자크 라캉: 페미니스트 입문』, 『시간과 공간과 도착』, 『섹시한 몸: 페미니즘의 이상한 육체성』(편) 등이 있다.

 

 

 

 

<출판사 서평>

 

육체 페미니즘이라는 어휘를 등장시킴으로써 페미니즘의 이론과 실천에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페미니스트가 엘리자베스 그로츠다. 그녀가 육체 페미니즘의 이론적인 지평과 패러다임을 마련한 저서가 『뫼비우스 띠로서 몸Volatile Bodies: Toward a Corporeal Feminism』이다.

 

사실 정신과 육체는 서로 관련되어 있다고들 쉽게 말하지만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가'를 말해주는 책은 드물다. 그로츠는 육체 페미니즘이라는 패러다임을 마련한 페미니스트답게 정신과 육체가 '어떻게' 매개되어 있는지에 대한 내용을 채워준다. 그로츠는 뫼비우스 띠라는 은유를 동원함으로써 육체가 정신의 감옥이 아니라 정신이 육체의 감옥임을 보여준다.

 

서구 철학은 플라톤 이후로 오랜 세월 동안 육체공포증을 경험해왔다. 투명한 지식의 토대와 인식의 근거를 마련하려는 철학적인 기획을 방해하는 것이 몸으로 간주되었다. 철학의 투명성과 안정성을 방해하는 변덕스런 장애물이 육체, 혹은 육체적인 것의 환유적인 확장으로서 여성이었다. 그로츠는 서구 철학이라는 형이상학적인 건물의 매트릭스가 과연 무엇인지를 치밀하게 검토하면서 몸의 위상을 재조명하고 있다.

 

<사랑을 그대 품에>라고 할 때 '그대'는 남자며 사랑은 여자다. 여자가 어머니가 되고 남자가 어린아이가 되지 않는 한 가부장적 문화에 순치된 몸을 가진 여자가 남자를 자기 품에 안고 싶어하는 경우는 드물다. 남자의 품에 안긴 여자, 신부를 가뿐히 안고 침실로 들어가는 신랑은 상투적인 남녀의 공간적인 풍경이다. 이 점은 성별 역할이 뒤집힌 장면을 상상해보면 확연해진다. 바디빌딩으로 단련된 근육질의 신부가 신랑을 번쩍 들어올려 침실로 데려가는 장면은 '전도된' 남녀 이미지의 패로디로 비춰질 것이다.

 

비좁은 지하철에서 남자는 최대한 다리를 벌려서 앉고 여자는 자기 몸을 최소한 축소시킨다. 여자는 자기 공간을 축소시키다 못해 지하철 벽 속으로, 이성복의 시처럼 돌무덤 속으로 들어가버린다. 이처럼 몸은 성별을 구획하는 공간의 문화사회학이다. 그로츠는 몸을 문화사회, 역사적 관점에서 접근하기보다는 철학적인 관점에서 접근한다. 그녀는 몸의 존재론이 철학의 인식론과 어떻게 긴장하고 갈등하면서 여성적인 인식론의 모태가 될 수 있는가를 집요하게 천착한다.

 

육체 페미니즘이라는 어휘가 등장하도록 만든 엘리자베스 그로츠의 불안정한 몸Volatile Bodies 역시 몸이미지에 토대하여 공간적이고 회화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로츠는 서구의 이분법적인 전통의 초석이 되고 있는 마음과 몸이라는 대립을 해체할 수 있는 은유로써 뫼비우스 띠를 활용한다. 8자 모양의 뫼비우스의 띠는 안과 바깥이 꼬여있음으로 안팎의 경계를 허문다. 그로츠는 자신의 책 역시 뫼비우스의 띠와 유사한 형태로 배치한다.

 

몸이미지는 정신적인 내부와 육체적인 외부가 인터페이스하는 공간이다. 뫼비우스 띠의 구조와 비슷하게 안에서 바깥으로 뒤틀리는 부분, 즉 정신적인 내부가 육체적인 외부로 뒤틀려나가는 지점이 이 책에서는 이론적인 중심을 이루는 전반부다. 후반부는 뒤틀려나간 정신적인 내부가 육체적인 외부와 맞물리면서 사회적, 문화적으로 문신된 몸으로 배치된다. 이렇게 하여 이 책의 전체 구도가 하나의 뫼비우스 띠가 된다.

 

서구 철학적인 사유의 근본에 놓여있는 마음과 몸의 이분법은 그 밖의 무수한 대립쌍들과 마찬가지로 궁극적으로는 여성과 남성의 대립으로 귀결된다. 남성/마음, 여성/몸으로 대변되는 이분법의 해체를 집요하게 파고 들어간 그로츠는 언제나 우월한 위치에 있던 마음이 기실은 몸에서 기인된 것이며 그 역도 마찬가지라는 점을 보여줌으로써 마음과 몸이 이분법으로 설명되는 것이 아님을 밝힌다. 환상사지와 거식증의 사례가 보여주다시피 몸은 몸이미지라는 지도를 가지고 있다.

 

몸이미지는 주체의 정신적인 내부와 육체적인 외부가 교차하는 도표화된 지형도다. 그런 의미에서 몸은 언제나 이미 탈자연화되어 있으며 생물학적으로 사회화되어 있다. 많은 이론가들이 마음과 몸이라는 섬과 섬을 연결시키기 위해 이 양자가 '상호관련되어' 있다고 주장하지만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가라는 내용을 채워준 사람들은 많지 않다. 이 양자가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지, 그 내용을 채워준 이론가가 다름아닌 그로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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