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라는 길, 브랜드의 일 - 스몰 패션 브랜드 제작자의 일과 생각 / 고예빈, 조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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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의류 디자이너 조예원과 천가방 제작자 고예빈.

두 사람이 함께 쓴 책으로, 기획, 디자인, 생산, 촬영, 홍보, 판매까지 혼자서 모든 과정의 일을 하는

1인 브랜드 운영자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각자 옷 만드는 사람, 천가방 만드는 사람으로서 자신만의 작은 패션 브랜드를 혼자 운영하며 겪은

여러 가지 에피소드와 시행착오, 그 과정에서 오는 즐거움과 이면의 현실적인 문제들을

소소하지만 자세하게 다루었습니다.

1인 브랜드를 운영하시는 분들이라면 공감할 이야기들,

준비하거나 꿈꾸고 계신 분들이라면 참고할 수 있는 팁들까지.

실용과 에세이 그 사이 어디쯤에서 일에 관한 경험과 생각을 솔직하고 다정하게 나누었습니다.

 

책은 세 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첫 번째 챕터 처음만 어렵지 곧 괜찮아져요에서는, 어설프고 어리숙한 시기를 지나 일의 갈피를 잡아가며 익숙해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브랜드를 준비하던 지난날, 거래를 시작하기 위해 원단시장과 봉제공장의 문을 두드리던 순간, 웬만한 일을 혼자 다 할 수 있게 된 후에 일과 자신 사이의 균형을 찾기 위해 노력한 순간들을 돌아봅니다.

 

두 번째 챕터 1, 브랜드의 일에서는, 멀티플레이어가 되어 해내는 여러 가지 일을 이야기합니다. 1인 브랜드 운영자라면 온전히 혼자 해야 하는 일도 있고 아닌 일도 있으며, 당연하고 사소한 일도 있고 아닌 일도 있을 텐데요. 여기에서는 보다 실무적인 이야기로 제작자가 겪는 생생한 경험을 나눕니다.

 

세 번째 챕터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에서는, 일을 하면서 마주한 현실, 브랜드와 자신 사이에서의 고민, 작지만 큰 깨달음, 스스로 결론지을 수 있었던 지점 등. 두 저자가 그동안 각자의 브랜드를 운영하고 일상을 지내오면서 느꼈던 여러 감정과 생각이 교차하던 날들을 이야기합니다.

 

 

 

 

 

<작가 소개>

 

고예빈

1989년 서울 출생. 건국대학교에서 의상디자인을 전공했다. projet(프로제)라는 이름으로 천가방 브랜드를 운영하며, 질감이 돋보이는 패브릭을 재료로 개인작업과 클라이언트잡을 병행한다. FABRIC: fabric 천가방 제작을 위한 실무 안내서(프랙티컬프레스, 2019)를 썼다.

@ybnnpp @projet.kr

 

조예원

1991년 부산 출생. 건국대학교에서 의상디자인을 전공했다. 여성복 브랜드 courbui(코르뷔)를 운영한다. 패턴을 다루고 봉제와 생산 원리를 이해하는 디자이너는 한층 완성도 높은 옷을 짓는다고 믿는다. 옷의 구조를 이해한 단단한 디자인을 선보이고자 한다.

@courbui_atheneum @courbui

 

 

 

 

 

<차례>

 

들어가며

 

처음만 어렵지 곧 괜찮아져요

취향을 모르는 사람

나를 찾는 여정

아무도 시키지 않은 과제

호의와 악의에 응답하라

또 다른 일터, 원단시장

공장과 미싱과 만드는 일

대표와 멀티플레이어

브랜드 바깥의 스위치

 

1, 브랜드의 일

오늘의 영감 디자이너의 일 1

디자인에 다가가는 방법 디자이너의 일 2

옷의 본() 패턴사의 일

뭐 빠트린 거 없겠지 생산 준비

좋은 공장 있으면 소개시켜줘 생산자의 일

생존 촬영 룩북 촬영

카메라 앞으로 모여주세요 제품 촬영

우리 집에 놀러오세요 홈페이지 제작

인스타그램 광고 홍보 마케팅

티끌 모아 브랜딩 패키지와 브랜딩

도망간 MD 능력과 유튜브 세무사 MD의 일과 세무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당부의 말

나로부터 시작된다

물건을 대하는 태도

아무것도 낭비되지 않는다

그만둘 용기

 

작가의 말

 

 

 

 

<들어가며>

 

우리는 대학에서 선후배로 만났습니다.

돌이켜보면 대학에서의 우리는 어색하게 인사만 주고받을 뿐 친근한 사이는 아니었어요.

우리가 친해진 건 대학을 졸업한 이후에 어쩌다 함께하게 된 인터뷰에서였습니다.

인터뷰이와 인터뷰어로 만나 각자의 브랜드에 대한 형식적인 이야기를 나눈 게 전부였지만,

인터뷰를 하는 짧은 시간, 우리는 서로에게 동질감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둘 다 각자의 브랜드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때이기도 했고 어쩐지 서로 닮은 구석이 있다고 느낀 모양이에요.

가 먼저 연락을 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다시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못다 한 이야기를 오래 나누었습니다.

랜드가 나아갈 방향을 함께 고민하기도 했고, 디자인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기도 했고,

아하는 것을 실컷 늘어놓기도 했습니다.

그로부터 벌써 몇 년째 우리의 이야기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직접적으로 일을 도와주는 게 아니더라도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나누는 것만으로 큰 힘이 됩니다.

분명 혼자 일하는데 함께 일하는 느낌이 들어요.

보이지 않는 동료가 늘 곁에 있는 기분입니다.

이 책은 우리가 오래 나눠온 대화에서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나눈 것만으로 계속 나아갈 힘을 얻은 것처럼

이 책이 누군가에게 그런 힘이 되었으면 합니다.

위로와 공감이 필요한 것은 언제나여서, 말로 꺼내는 건 진부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그렇지만 너도 그래? 괜찮아. 나도 그랬어.”라고 했던 우리처럼

정말로 누군가에게는 작은 위로와 공감을 주었으면 합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이 책에 든 이야기는 대박 난 사업가의 성공 비결이 아닙니다.

그저 오롯이 혼자 일하는 사람의 긴 여정입니다.

우리가 서로에게 그랬던 것처럼, 이미 혼자라는 길, 브랜드라는 길을 걷고 있거나 걷기 꿈꾸는 사람들에게

이 책이 친구가 되어주면 좋겠습니다.

2022년 가을 고예빈, 조예원

 

 

 

 

<책 속의 문장>

 

10년이 지난 지금, 그래서 취향이 무엇이냐 물으신다면 여전히 이런 것도 좋고, 저런 것도 좋아하는데요,

가끔 그런 것도 괜찮게 보이더라고요.”라며 애매하고도 모호한 말을 늘어놓을지 모릅니다.

취향이라는 건 내가 놓인 환경이나 경험에 따라 꾸준히 변하는 것이므로 이제는 애써 설명하지 않습니다.

다만 마음속에 꾸준히 자리 잡아 저를 움직이게 하는 것들이 분명하게 있습니다.

그렇게 손과 발을 움직여 좋아하는 것을 찾고 만든 이야기들을 해보겠습니다.

14p 취향을 모르는 사람

 

보다 확실하게 알기 위해 지금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버릴 것. 더욱 큰 가치를 붙들기 위해 이미 접근해 있는 모든 가치로부터 떠날 것. 미래의 더 큰 사랑을 위해 현재 자질구레한 애착에서 용감히 벗어날 것.” 이거다! 저도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했습니다. 제가 누구인지 알기 위해서요.

19p 나를 찾는 여정

 

정말이지 무섭도록 현실적인 문제와 고민이 줄서 있었지만, 어차피 이런 것들은 앞으로 브랜드를 하면서 더 많이 생겨날 테고 숙명처럼 계속 함께할 것이기에 정답을 알 리가 없는 저는 일단 집어치우고 물건부터 만들기로 했습니다.

33p 아무도 시키지 않은 과제

 

브랜드를 운영하게 되면 여러 분야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낯선 사람에게 호의를 베풀 때에는 용기와 아량이 필요하다는 것을 저는 지나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그리고 그런 호의를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제대로 응답하는 데 용기가 필요하다는 사실도요.

44p 호의와 악의에 응답하라

 

재미있는 건 시장은 늘 같은 풍경으로 바쁘고 치열하게 돌아가는데, 이따금 그 틈에 끼어 있다가 금세 빠져나오는 저만 달라진다는 사실입니다. 질문은 언제나 같고 대답하는 저만 나이를 먹습니다.

48p 또 다른 일터, 원단시장

 

일상에서 영감을 받는다는 말은 돌고 돌아 이렇듯 다시 저에게로 왔습니다. 그때는 와닿지 않던 말이 지금은 무엇보다 중요하게 느껴집니다.

102p 오늘의 영감 (디자이너의 일 1)

 

정말 멋지지 않나요? 하얀 전지에 긴 자를 대고 샤프로 죽죽 그어나갑니다. 모든 선은 다 손수 그은 선이에요. 선과 선이 만나 면이 되고, 몸판이 되고 소매가 되고 또 다른 무엇이 됩니다.

121p 옷의 본 (패턴사의 일)

 

여러 생각이 교차했습니다. ‘과연 이 가격이 맞을까, 듣도 보도 못한 브랜드의 제품을 과연 사람들이 살까, 이 가격을 납득할 만한 근거가 있는 제품인가.’ 자기검열의 순간이었습니다.

137p 뭐 빠트린 거 없겠지 (생산 준비)

 

저는 감명받았습니다. 말 한마디에 구원받은 기분이었어요. 그날 기숙사에서 한 명은 침대에, 한 명은 의자에 기대어 대화를 나누던 순간이 지금도 또렷합니다. 감각은 내 안에 있는데 왜 애먼 데서 감각을 찾고 있었을까요?

227p 나로부터 시작된다

 

자신의 외양을 정확하게 알고 내면의 취향도 알며, 그것을 모두 인정하고 만족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러니까 저는 자신을 대하는 모습과 물건을 대하는 태도에서 작은 존경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233p 물건을 대하는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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