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한국어와 영어로 함께 만나는 K-포엣 25권. 박철 시인의 시집.
삶의 가장자리까지 들여다보던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도 조용히 홀로 아픈 존재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시인의 시론을 엿볼 수 있는 시인 노트와 에세이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목차>
바람을 따라서/
혹스베리강/
김포 도립도서관에서/
새를 따라서/
인절미/
4월에 눈이라니 라니/
이기이원론/
송이눈/
사랑하면서도/
눈/
중늙은이의 비/
우름/
개화검문소/
황새걸음/
다른 빛에 대하여/
클라리넷과 실버들/
나와 詩/
솜씨/
절 마당 서너 바퀴 돌아도 한세상 다 산 듯 쓰리고/
참회/
혁신의 어느 날/
빛을 따라서/
호시절/
주어를 찾아서/
10분/
태양의 설화/
새우/
해변의 묘지/
패리스/
흰눈을 애정함/
메아리/
사실은/
문턱에서/
때로는/
목련은 가고/
쌍과부/
우선 그놈의 길부터 없애야 한다/
한가지로 벽에 걸렸으나/
만삭의 포도/
서점 버티고를 나서며
시인 노트
시인 에세이
해설
박철에 대하여
<책 속에서>
눈에서는 눈물도 나온다 총량이 무의미한
눈물은 사실 소나 말의 것만은 아니다
눈물 흘리는 모든 이의 눈을
가만히 들여다보면눈물이 그 이만의 눈물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강의 뿌리가 멀리 있음을 내 눈에 새기며마음을 따라 흐르는 그 에린 강을 거슬러 오르다보면
그 순간에굶주린 신의 입가가 보이고신이 되어신의 목소리를 듣는다
- 「눈」 중에서
대한 지난 지가 달포고
큰 눈 내린 날이 나흘에 푹한데
아직도 희고 탐스럽기가 어쩌면 저럴 수 있나
수줍게 하늘문이 열리고
죄 없는 이들이 던지는 돌처럼
당신에게 보낸 쪽지가 하염없이 되돌아오듯
지상으로 가자 지상으로 가자
멈추지 않는 손길에 씩씩거리며
그날 밤 내게도 안기었을 텐데
차마 돌아서지 못하고 있었구나
- 「흰눈을 애정함」 중에서
어이없게도
나는, 비 갠 세상에 축복을 노래하며 떠나겠지
만났던 모든 이들의 안녕을 전하며 떠나겠지
그런 불길한 생각이 든다
사랑하면서도 입 한번 떼지 못하고 입이 뭔가
눈길 한번 주지 못하고 누명을 쓰듯 억울하게 살아가다가
나는 또 다음 생도 들뜨겠지
- 「사랑하면서도」 중에서
시는 솔직히 쓰는 게 아니다.
그러나 나는 솔직히 쓰려 애쓴다.
지금 세태에 내 시는 고전적이다.
희미하지만 어느 한때 그것은 새로움이기도 했다.
나는 어느 한때의 구태를 버리지 않으려고 매일 새로운 시간을 새롭게 보낸다.
모든 것은 새롭고 낡는다.
중요한 것은 그 둘을 어떻게 ‘새롭게’ 가슴에 남기느냐일 것이다.
내 가슴이 아니고 저 창공의.
시인 노트 중에서
<추천글>
생명에 입각하여 세계를 파악하는 까닭에 박철이 자연과 하나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다른 존재가 가지지 못한 인간의 특별함을 내세우는 데 이성이 강조되는 반면,
뭇 존재와의 공존 가능성을 끌어안는 지점에서 생명의 의미가 부각되기 때문이다.
- 홍기돈 (문학평론가, 가톨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저자 및 역자소개>
박철 (지은이)
서울 출생. 『창비1987』에 「김포」 등 15편의 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 시작.
시집으로 『김포행 막차』 『밤거리의 갑과을』 『새의 전부』 『너무 멀리 걸어왔다』 『영진설비 돈 갖다 주기』 『험준한 사랑』 『사랑을 쓰다』 『불을 지펴야겠다』 『작은 산』 『없는 영원에도 끝은 있으니』 등이 있음.
13회 천상병시상, 12회 백석문학상, 18회 노작문학상, 16회 이육사시문학상 수상.
수상 : 2019년 육사시문학상, 2018년 노작문학상, 2011년 천상병시문학상, 2010년 백석문학상
최근작 : <새를 따라서>,<[큰글자도서] 옹고집전 >,<너의 눈동자엔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이 있었다> … 총 35종
<출판사 제공책소개>
아픈 존재들과 함께 노래하는 시인박철 시인의 신작 시집 『새를 따라서』
한국어와 영어로 함께 만나는 K-포엣 스물다섯 번째 시집으로 박철 시인의 『새를 따라서』가 출간되었다.
시인의 시론을 엿볼 수 있는 시인 노트와 에세이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몽고말은 눈물로 조용히 씻어내고 있었다나는 스스로 아픈 자를 돕는다_「눈」 중에서
해설을 쓴 홍기돈 평론가는 “박철이 멀리 있는 것들을 지금 여기의 현장으로 불러들이고 있는 양상은 ‘구경적究竟的 삶의 형식’ 추구라 이를 만하다.”고 쓰고 있다.
송어들이 아귀다툼을 벌이는 장면을 마주하면서도 결국 시인이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그 순간의 현장이 아니라 그 끝에 자리하고 있는 어떤 깨달음의 순간이다.
지극한 깨달음에 이르기까지 시인의 시선이 닿는 곳 도처에서는 생명의 에너지가 포착되고 독자들은 그 시선을 따라가며 조용히 감탄하고 탄식하게 될 것이다.
<바이링궐 에디션 한국 대표 소설>과 시리즈를 잇는 해외진출 세계문학 시리즈,
영문 시집은 해외 온라인 서점 등에서도 판매되며 한국시에 관심을 갖는 해외 독자들의 마음도 사로잡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