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15만 독자의 마음을 울린 화제의 감성 에세이 『너의 안부를 묻는 밤』의 지민석 작가가 2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당신의 사랑은 어떠한지, 이별의 아픔에 잠 못 이루진 않는지 다정히 안부를 전하며 독자를 위로했던 작가의 손길이 이번 책에서 한결 더 따뜻해졌다. 작가가 세상을 포착하는 시선이 넓어지고 누군가를 들여다보는 마음이 깊어진 까닭이다. 그래서 『나는 당신이 아픈 게 싫습니다』에는 몸의 어느 곳도, 마음 구석구석도 아프지 않고 다치지 않으며 너무 힘들지 않게 하루를 살아내길 바라는 작가의 간절한 염원이 아흔아홉 편의 글마다 고이 담겼다. 지치기 쉬운 요즘, 일상을 나누고 안부를 전하는 일의 소중함과 함께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귀한 이에게 선물하기 좋은 책이다.
<작가정보>
지민석
오늘은 좋은 날이라고
생각하는 하루하루가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프지 마세요, 몸도 마음도.
『너의 안부를 묻는 밤』
『어른아이로 산다는 것』
『네 새벽은 언제쯤 괜찮아지려나』
<책 속으로>
고개를 돌려 옆을 보면 당신이 있고,
손을 잡고 싶을 땐 옆에 있는 당신 손을 잡고,
걷다가 손에 땀이 차면 잡은 손을 살포시 놓고,
그러다 손을 또 잡고 싶으면 옆에 있는 손을 다시 잡고,
어깨에 기대고 싶을 땐 당신 어깨에 머리를 기댈 수 있게,
그렇게 언제나 나란히 걸으며 사랑하고 싶습니다.
-「나란히 걷고 싶다」 중에서
기준을 정하지 마세요. 두려워하지 마세요. 지난 시절의 사랑과 비교하지 마세요. 당장 내 앞에 놓인 사랑을 놓치지 마세요. 사랑, 늘 어렵죠. 비물질적인 형태라, 진정한 사랑인지 그간 겪어온 것과 다를 바 없는 상처인지 모를 수 있어요. 모를 수밖에 없어요. 그러니 마음을 내키는 대로 이끌리게 두세요. 호감이 가면 호감이 가는 대로, 보고 싶으면 보고 싶은 대로 말이죠. 벚꽃이 뭐가 중요한가요. 벚꽃이 진 자리에 잎사귀가 돋아 푸르러진 나무를 함께 봐도 괜찮잖아요. 그런 마음으로 오늘은 다시 한 번 사랑을 믿어볼까 하는 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하세요. 사랑하세요.
-「사랑하세요」 중에서
네가 꿈에 나와서 내 마음을 어지럽힌 날이면, 문득 그립긴 해. 이제는 네 목소리, 말투, 생김새 모든 것이 흐릿하지만 말이야. 가끔 나도 네 꿈에 찾아가 네 마음을 어지럽혔으면 좋겠어.
-「애상」 중에서
혹시 알고 계십니까. 당신이 없던 사이, 저는 밤마다 무서워 벌벌 떨었습니다. 밤이 지나 새벽을 맞이하고 아침이 되는 그 순간까지 온힘을 다해 살아갔습니다. 그러다 보니 마침내 그 과정도 괜찮아졌습니다. 이젠 괜찮습니다. 어두운 하늘 아래에서 당신에게 의지했던 지난날과 달리 혼자 있어 보니 새로운 것들이 보였습니다. 조용히 울고 있는 풀벌레 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었고, 고개를 치켜들어 쏟아질 듯한 별을 보게 되었고, 밤바람을 벗 삼아 천천히 산책하는 것이 좋아졌습니다. 그러니 이제 당신의 손은 괜찮습니다.
-「견디는 밤」 중에서
누군가를 잊어가는 건 마음처럼 되지 않는 일입니다. 우리가 누굴 사랑해야겠다 다짐하고 사랑하는 것이 아닌 것처럼 말이죠. 자연스레 사랑하게 되듯 자연스레 잊어가야 하나 봐요. 그런데 어쩌죠. 당신 없는 세상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자연스러운데 당신을 놓지 못한 내 세상은 왜 이토록 부자연스러운 걸까요. 울면 안 되는 나이에 왜 청승맞게 눈물부터 나는 걸까요. 왜 아직도 꿈에 나와 나를 흔들고 괴롭히나요. 이렇게 몇 번을 더 긴 새 벽 내내 뒤척이고 아파해야 덤덤해질까요. 누군가를 지워간다는 것은 거센 물줄기를 거슬러 올라가는 것만큼이나 힘든 일인 것 같아요.
-「누군가를 지워간다는 것은」 중에서
어제는 추웠는데 오늘은 날이 따뜻해. 하늘과 구름이 예쁘기까지 했어. 어떤 날엔 쏟아질 것 같이 많은 별이 떴고 또 어떤 날엔 옷을 꽤 두껍게 입은 달이 얼굴을 내밀었어. 너의 요즘 하늘은 어떨까 궁금해.
-「안부」 중에서
언젠가부터 소중한 사람이 힘들어하고 있다면, 혹은 그 힘듦에 대해 이야기를 꺼낼 때면 말없이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그에게 필요한 건 내 입에서 전해지는 말이 아닌, 그의 입에 새어나오는 말이다. 위로는 그 사람의 힘듦을 공감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진짜 위로」 중에서
어릴 땐 빨리 인정받고 싶고 어른인 척하고 싶어서 나이가 얼른 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다른 의미로 나이를 먹어간다는 게 좋다고. 웃을 때 생기는 눈가의 주름마저도 괜찮더라고. 아무렴 괜찮더라고. 삶의 지혜가 천천히 쌓여가는 것을 문득 느낄 때면 이렇게 다짐한다고. 믿어야지, 흘러가는 이 시간들을.
-「조금은 천천히」 중에서
나는 당신이 아픈 게 싫습니다 / 지민석 (U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