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수 없는 강간 이야기 - T. 크리스천 밀러, 켄 암스트롱 (US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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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수 없는 강간 이야기

T. 크리스천 밀러, 켄 암스트롱 저/노지양 역 | 반비

2019년 08월 23일 | 원서 : A False Report: A True Story of Rape in America

 

쪽수, 무게, 크기 392쪽 | 506g | 146*205*20mm

ISBN13    9791189198947

ISBN10    1189198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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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여성 혐오적 성폭력 수사 관행을 고발하다

 

2008년 8월,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임대 아파트에 홀로 사는 18세 여성 마리는 침입자에게 강간을 당했다고 신고했다. 경찰은 즉시 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일주일 후 마리는 강간 신고가 허위였다고 진술을 철회했다. 결국 마리는 허위 신고죄로 기소되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약 3년 후, 타 지역에서 진범이 잡히고 나서야 마리의 강간 신고가 사실이었음이 밝혀졌다. 마리는 잘못된 성폭력 수사 관행의 피해자였다. 경찰은 사건 당시 성폭력 범죄의 특수성을 알지 못한 채 피해자에게 여러 번의 진술을 강요한다. 반복된 진술에서 나온 사소한 모순을 의심했다. 또한 증거가 뒷받침되지 않는 진술에 의존해 피해자를 취조하듯 신문했다. 결국 어린 소녀는 협박에 가까운 경찰들의 말에 겁에 질려 진술을 번복했던 것이다.

 

이런 일은 전혀 드물지 않다. 성폭력 범죄는 피해자가 거짓말한 것일 수도 있다는 의심을 받는 유일한 범죄다. 성폭력을 당했다고 말하는 순간, 수사기관부터 주변 지인에 이르기까지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한 번쯤 피해자의 말을 의심한다. 성폭력은 강력범죄 중 신고율이 가장 낮은 범죄다. 그래서 성폭력은 오랫동안 ‘피해자 없는 범죄’로 불려 왔다. 설령 피해자가 신고를 했다 해도 형사 입건까지 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재판까지 가더라도 피해자는 기소의 모든 과정에서 회의와 의심이 따라다니는 것을 견뎌야 한다. 낯선 사람들이 가득한 법정에서 자신이 당한 성폭력의 세부 사항을 공개해야 하며 자신과 멀지 않은 곳에 앉아 있는 범인을 보며 증언해야 한다.

 

『믿을 수 없는 강간 이야기』는 ‘여성들은 강간당했다는 거짓말을 수시로 한다.’는 여성 혐오적 생각이 만연한 사회에서, 수사재판기관이 얼마나 성폭력 피해자에게 회의적이며 적대적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그 역사가 얼마나 유구한지도 알려준다. 저널리스트인 T. 크리스천 밀러와 켄 암스트롱은 방대한 서면 자료와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사건을 재구성하여 독자들에게 사건의 전말을 전한다.

 

미국에서 일어난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책이지만 한국 사회에 시사하는 바도 적지 않다. 저자들은 이 책을 통해 “강간 피해자가 자주 마주치는 의심의 역사를 따라가보고 싶었고”, “형사들을 잘못된 수사로 빠지게 하는 편견과 가정에 대해서도 탐구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2016년 이후 한국에 선 ‘○○계 내 성폭력’ 해시태그 운동, 안희정 지사 사건 등 성폭력 경험을 고발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하지만 곧바로 피해자에 대한 의심과 회의적인 시선, 2차 가해가 줄을 이었다. 수사기관이나 법정 에서도 이런 의심의 시스템이 정교하게 작동하고 있다. 2014년, 회식 자리에서 정직원 남성에게 성추행당한 KBS 파견직 여사원이 고소를 했다. 그러나 검찰은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피해자는 상대방으로부터 곧바로 무고 혐의로 역고소를 당했다. 2016년에 시작한 싸움은 2019년 7월이 돼서야 대법원으로부터 ‘직장 내 성희롱이 인정된다’며 무죄 판결을 받으며 끝났다. 이처럼 피해자들은 엄격한 ‘증명’에 대한 부담감과 ‘피해자다움’의 잣대에서 고통받고 무고죄로 기소당할 위험까지 감수해야 한다.

 

다행히 최근 한국 사회의 전반적인 성인지 감수성이 높아지면서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를 옥죄어온 ‘피해자다움’과 ‘2차 가해’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수사기관, 사법기관 그리고 언론 등이 성폭력 사건을 다룰 때에도 이전보다 개선된 태도를 강력하게 요구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책은 한국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연쇄강간범을 쫓는 두 여성 형사의 공조 수사

 

『믿을 수 없는 강간 이야기』에는 성폭력 사건 해결의 전범이라 할 사례가 등장하는데, 바로 마리의 무죄를 밝혀낸 두 여성 형사의 수사가 그것이다. 마리를 강간한 범인은 연쇄강간범으로 그는 워싱턴주 외에 콜로라도주에서도 범행을 저질렀다. 그는 교묘하게 경찰들의 수사망을 빠져나가며 연쇄 범행을 저질렀다. 콜로라도주 경찰들은 원칙에 입각하여 적극적인 공조 수사를 펼친 끝에 범인을 검거하고, 과거 저지른 범행까지 밝혀냈다.

 

그 중심에는 갤브레이스와 헨더샷이라는 두 여성 형사가 있었다. 그들은 성범죄 사건에 대한 전문 지식이 있었다. 성범죄 피해자들에게 나타날 수 있는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으며, 보통 경찰들이 걸리기 쉬운 ‘피해자다움’의 함정에 빠지지 않았다. 또한 그들에겐 자신만의 수사 원칙이 있었다. 갤브레이스는 피해자의 말을 무조건 믿지도, 의심하지도 않고 우선 경청한다는 원칙을 지켰다. 헨더샷은 성폭력 수사에서 혐의를 허위라고 결정내리기 전에 반드시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그들은 원칙에 입각해 피해자의 말을 경청하고 사건의 핵심이 달라지지 않았다면 섣불리 허위라고 단정 짓지 않았다.

 

두 여성 형사는 공조 수사에도 적극적이었다. 경찰들은 보통 자신의 관할구역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타 경찰서와 공유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들은 사건의 실체를 명확히 밝히고 범인을 반드시 검거하겠다는 명확한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리고 공유한 정보들을 철저하게 조사했다. 미연방수사국(FBI)에 도움을 청하고, 법 집행기관 분석가들의 네트워크도 적극 활용했다. 그 결과 아주 작은 단서 하나로 몇 년에 걸쳐 강간을 저질러오던 범인을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흡인력 있는 이야기, 탄탄하게 잘 만들어진 르포르타주

 

『믿을 수 없는 강간 이야기』는 탁월한 탐사보도 르포르타주이기도 하다. 건조하고 간결한 문체로 사실만을 전달하며 감정에 치우지지 않는 객관적 어조를 유지한다. 이런 객관적이고 냉철한, 그러나 사건의 진상을 끝까지 파고든 서술의 힘은 강력하다. 추리소설처럼 흡인력 있게 독자들을 끌어당긴다. 또한 꼼꼼한 취재와 방대한 자료 조사를 통한 성폭력 범죄 수사 시스템에 대한 고발은 가차 없으며 정의를 호소하는 목소리는 강력하다. 그야말로 “탐사보도의 승리”라고 할 만한, 탁월한 르포르타주이자 논픽션 글쓰기의 전범이다. 2015년 12월 《프로퍼블리카》에 게재된, 이 책의 밑바탕이 된「An Unbelievable Story of Rape」는 2016년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저자들은 강간이라는 민감한 범죄를 다루면서 저널리스트로서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였다. 성폭력을 묘사할 때는 가급적 불필요한 세부 사항을 밝히는 것을 줄이고 강간범이 피해자들에게 준 공포를 전달하는 데만 집중했다. 피해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용어 사용에도 고심했다. 피해자를 비롯한 많은 여성들과 성폭력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하며 사건 묘사의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대단히 신중하면서도 냉철한, 균형 잡힌 시각을 잃지 않는 르포르타주가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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