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 /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US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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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나보코프의 몽환적 언어로 펼쳐지는 도플갱어 미스터리!

 

20세기 문학의 거장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초기 대표작 『절망』. 작가의 문학적 뿌리가 보다 생생히 담긴 러시아어판을 완역한 것으로 국내 초역으로 소개된다. '도플갱어'를 소재로 한 추리소설의 틀 안에서 천재와 악, 진정한 재능과 거짓 재능, 죄와 벌 등의 주제들을 독창적으로 풀어냈다. 1920년대 중엽 베를린, 평화롭게 살아가던 독일계 망명 러시아인 게르만은 어느 날 자신을 닮은 부랑자 펠릭스와 마주친다. 분신 같은 펠릭스를 보고 완전 범죄를 계획한 게르만은 그것을 완벽한 예술로 간주한다. 계획을 실행에 옮긴 게르만은 세상에 자신의 천재성을 알리기 위해 사건을 기록하지만, 그 계획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발견하고 충격과 공포에 사로잡히는데….

 

1931년 독일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살인 사건에서 단초를 얻은 이 작품은 참회를 거부하는 살인자의 고백록이다. 자신의 치밀한 살인 계획을 예술 작품으로 여기며 살인의 과정을 기록하는 게르만의 이야기가 작가의 몽환적인 언어로 그려진다. 자칫 진부할 수 있는 범죄 이야기에 풍부한 문학적 장치와 정교한 서사를 결합해 긴장감 넘치는 작품으로 재탄생시켰다. 나보코프식 유희와 서사의 마법이 충만하게 펼쳐진다.

 

 

 

 

<작가정보>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저자 블라디미르 나보코프(Владимир Набоков)는 1899년 4월 22일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오래된 귀족 명문가에서 태어났다. 유복한 가정에서 다방면에 걸쳐 최상의 교육을 받으며 자란 그는 17세에 자비로 『시집』을 발간하며 문학에 입문했다. 1917년 볼셰비키 혁명으로 조국을 등진 후 영국, 독일, 프랑스, 미국, 스위스를 전전하며 평생을 집 없는 떠돌이로 살았다. 첫 망명지 영국에서 케임브리지 대학을 다니며 러시아문학과 프랑스문학을 공부했다. 1922년 베를린으로 이주한 후 ‘블라디미르 시린’이란 필명으로 러시아어 작품들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마셴카』 『킹, 퀸, 잭』 『루진의 방어』 등으로 가장 뛰어난 젊은 망명 작가의 반열에 오른 그는 1936년 『절망』을 출간하며 확고한 작가적 명성을 얻는다.

1937년 나치의 박해를 피해 프랑스로 이주했다가 1940년 첫 영어 소설 『세바스찬 나이트의 참 인생』을 들고 미국으로 재차 망명길에 오른다. 코넬 대학과 하버드 대학 등에서 문학을 강의하는 한편 ‘시린’이 아닌 ‘나보코프’라는 이름으로 미국 작가로서의 삶을 개척한다. 1955년 ‘롤리타 신드롬’을 일으킨 소설 『롤리타』로 일약 세계적인 작가가 되어 강의를 접고 문학에 전념한다. 부와 명성을 거머쥐었지만 여전히 집 없는 떠돌이였던 그는 1977년 7월 2일 스위스의 작은 휴양도시 몽트뢰에서 생을 마감했다. 러시아문학과 미국문학에서 동시에 고전이 된 작가 나보코프는 러시아어로 쓴 『절망』을 훗날 손수 영어로 옮기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 책은 작가의 문학적 뿌리가 보다 생생히 담긴 러시아어판 『절망』을 완역한 것이다. 나보코프가 쓴 러시아어 소설 중 가장 뛰어난 작품의 하나로 손꼽히는 『절망』은 그의 서사와 유희의 마법이 충만하게 펼쳐진 초기 대표작이다. 1931년 독일에서 실제로 일어난 살인 사건을 단초로 쓴 소설로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에 의해 영화화되기도 했다.

 

 

 

 

<책 속으로>

 

그가 돌아섰다. 그리고 나는 그의 등에 총을 쏘았다.

나는 여러 가지 것들을 기억한다. 허공에 걸려 있다가 투명한 주름을 펼치며 흩어지던 한 줄기 연기. 펠릭스가 쓰러지던 모습. 그는 곧장 쓰러지지 않았다. 그는 먼저 삶과 관계되어 있는 움직임을 끝냈다. 그건 바로 한 바퀴 가까이 빙글 도는 것이었다. 거울 앞에서처럼 내 앞에서 재미 삼아 몸을 빙글 돌려보고 싶었던 모양이다. 이제 관성에 따라 이 보잘것없는 장난을 끝내며, 그는 이미 구멍이 뚫린 몸으로 내 얼굴을 바라보며 서서히 팔을 벌렸다. 묻는 듯했다. “이게 뭐죠?”그리고 답을 얻지 못한 채, 천천히 뒤로 쓰러졌다. 그래, 이 모든 것을 나는 기억한다. _p.190

 

그래요, 난 전부 의심하게 되었소. 핵심을 의심하게 된 거요. 그리고 길지 않은 여생을 온전히 단 하나, 이 의심과의 헛된 싸움에만 쏟게 되리라는 사실을 알아버렸소. 나는 사형수의 미소를 지었소. 그리고 고통스러워 비명을 질러대는 뭉툭한 연필로 첫 페이지에 재빨리 그리고 단호하게‘절망’이라는 단어를 썼소. 이보다 나은 제목은 찾을 수 없소. _p.226

 

『절망』의 주인공 게르만과 『롤리타』의 주인공 험버트는 닮았다. 하지만 둘의 닮음은 한 화가가 삶의 다른 시기에 그린 용 두 마리가 닮은 경우와 같다. 둘 다 제정신이 아닌 악당이다. 그렇지만 험버트에게는 일 년에 한 번 땅거미가 질 무렵 거닐도록 허락된 낙원으로 가는 푸른 오솔길이 있다. 반면 게르만은 보석금을 얼마를 내든 결코 잠시라도 지옥에서 풀려날 수 없을 것이다. _p. 240 (영문판 작가 서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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